등록날짜 [ 2011-02-02 15:48:49 ]
연세중앙교회 순수 창작극(劇) 연기.노래 등 완성도 높이고
고난과 역경 부분 추가해 더욱 성경에 가깝게 묘사
밤 11시. 고요함이 채워진 대성전과는 달리 1층 소예배실A에는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다.
“이제 디데이(D-day)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1월부터 준비해온 결실이 여물어가네요. 오늘 리허설에서 여러분이 먼저 은혜 받으셔야 해요. 각자 배역에 얼마나 동화되었는지 볼 겁니다.”
3개월간 계속해온 밤샘연습으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서로의 땀냄새에 익숙해진 뮤지컬 ‘그날’팀의 리허설은 총감독 김영철 집사의 당부로 시작했다. 이날 김영철 감독이 손수 만들어 온 김치볶음밥에 즐거워하는 배우들 그리고 감독의 작은 지시에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을 보며, 맏형 같은 리더십에 분위기 메이커까지 담당하며 팀을 이끌어 온 감독의 노련한 여정이 엿보였다.
배우와 스태프의 팀워크도 남달라 보였다. 누구든 먼저 오면 기도하는 모습, 팀원 한 명이 아직 안 왔다며 기다렸다가 같이 식사하는 모습 등 팀원 간의 마음이 이미 굳게 뭉쳐진 상태라 뮤지컬 ‘그날’의 완성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한 말세 사건들
어느덧 긴장감 속에서 힘 있는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곡 ‘더 데이(The day)’로 리허설을 시작했다.
2009년 초연(初演)한 1기, 2010년 하계성회 내내 공연한 2기에 이어 오는 3월 문화행사에서 공연할 3기의 ‘그날’은 내용상으로 말세지말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게 그려진다.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끔찍하게 핍박받는 모습, 그러한 현실과 타협하는 군상들, 예수 재림 후에 들림받지 못해 고통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회개하지 않는 이들의 악함 등 성경 말씀을 사실적으로 추가했다. 모든 팀원은 연습하는 동안 이미 수없이 봤을 테지만, 매번 리허설할 때마다 은혜에 감동되는지 같이 울고 웃어가며 ‘그날’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3기 ‘그날’팀은 기획 당시, 윤석전 담임목사가 “일제강점기나 6·25 전쟁 때처럼 핍박이 있고, 순교가 있고 그 이후 주님이 오시는 말세지말(末世之末)의 모습을 더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부각해야 한다”라고 극 방향을 제시해 ‘그날’의 주제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래서 3기 ‘그날’은 인본주의에 젖은 신앙생활로는 성경 말씀대로 믿는 자가 믿는 자를 핍박하는 마지막 환난 때 견딜 수 없음을 알려주는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울고 웃는 사이 시간은 새벽으로
‘그날’팀에는 남·여전도회, 청년회, 대학선교회 등 다양한 기관에 소속한 성도들이 출연하고 스태프로 충성한다. 총괄을 맡은 김미영 총무(청년회)는 “3기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믿음을 기준으로 팀원을 뽑았다”며 “새벽 2~3시까지 연습해도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고 여기까지 와준 팀원들이 고맙고, 이번에도 하나님께서 힘 주셔서 모든 일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또 무대 뒤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하는 스태프들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늦은 시간임에도 웃어가며, 세세한 것 하나까지 꼼꼼하게 준비하는 스태프들은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분주하기만 하다.
“극중에서 태수와 에스더가 싸울 때 어떤 옷을 입혀야 할까? 고문 장면에서는 피가 튀니까 흰옷을 입히자. 핍박하는 자들에게 쫓기는 도망자니까 좀 남루한 옷으로 하고….”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의 충성도 의상과 소품 준비, 연습 후 뒷정리, 세트 설치 등 온갖 잡다한 일을 도맡아 하기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애당초 시작할 수 없는 일이다.
새로 추가된 노래 모두 명곡(名曲)
신체도, 성격도, 달란트도 제각각인 팀원이 하나로 모인 것은 주님의 은혜다. 3기 ‘그날’은 군무(群舞)장면과 활동량이 더 늘어났기 때문에, 전체적인 동선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팀원들을 단단히 묶어주며, 여주인공 에스더의 테마 ‘언제쯤 오실까’처럼 마음마저 하나로 만들 음악은 중요한 요소가 된다.
뮤지컬에 올라갈 모든 노래를 작곡한 추은희 집사는 새로 만든 곡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일곱 곡 정도가 새로 추가되었어요. 바뀐 구성이나 첨가된 내용 때문에 일곱 곡 모두가 명곡이고, 주요 장면마다 사용될 귀중한 재산입니다. 제가 쓰면서도 은혜 받으며 나온 곡들이 많아요. 에스더가 죽어가며 부르는 ‘주님 사랑해요’라는 곡은 눈물로 썼고, 녹음실에서도 듣는 사람마다 우는 거예요. 곡은 제가 썼지만 그 곡을 쓸 수 있도록 인도하신 분은 분명 하나님이심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완성도 높은 뮤지컬, “기대해도 좋습니다”
특히 이번 3기 ‘그날’은 새로운 곡들이 추가되고,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향상 돼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 총감독 김영철 집사는 이번 공연은 누가 보다라도 은혜가 넘칠 것이라 자신한다.
“이미 뮤지컬 ‘그날’을 본 성도님들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또 다릅니다. 많은 부분을 수정했고 또 보완했습니다. 색다른 재미와 감동이 있을 겁니다. 정말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초연 당시 창작 뮤지컬의 풋풋함과 지금 잘 다듬어진 모습을 비교해본다. 한 편의 뮤지컬이지만 ‘그날’ 속에는 복음이 잘 녹아있다. 그래서 작은 동작과 대사 하나하나에도 은혜 받는다. 뮤지컬을 보는 관객들도 언젠가 한 번은 들었을 법한 말씀, 각자가 주님께 고백했음 직한 대사들, 신앙생활 하며 같이 울고 웃었던 모든 추억이 ‘그날’을 통해 경험될 것이다.
‘말세지말’이라는 주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주님 오실 날까지 연세중앙교회 순수 창작 뮤지컬‘그날’의 생명력과 가능성에 힘찬 기대를 걸어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22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