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율동… 몸으로 감사하는 ‘찬양의 절정’

등록날짜 [ 2011-03-17 14:23:53 ]

20여 년 동안 이어온 하나님을 향한 변치않는 마음


<사진촬영> 금요철야 율동팀. 왼쪽 추정희, 오른쪽 임희정, 가운데 맨 뒤부터 홍영균, 유정현, 이현정, 김의순, 박유라

시간을 들여서 외우지 않아도 입에 익은 찬양이 있다. ‘할-렐-루-야 주를 찬양!’ 노랫말을 입안에서 굴리다보면 옆사람과 손을 “짝!” 하고 마주쳐야 할 것 같고, ‘무화과 나-뭇-잎이 마~르고’를 흥얼거리다 보면 손가락으로 뿔을 만들어 지긋이 머리에 올려보고 싶은 찬양.
연세중앙교회 금요철야예배 끝자락에 항상 하는 찬양과 율동 곡이 바로 이 두 곡이다. 철야기도를 앞둔 성도들에게  기운을 다시금 북돋아 주고 친교 기회도 마련해주는 ‘금요철야 율동팀’. 오랜 세월 명맥을 이어오면서도 딱히 부를 팀명조차 없을 만큼, 진정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율동으로 하나님께 찬양하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편집자>

연희동 시절부터 함께한 율동팀
율동팀 근원을 찾아 올라가면 연세중앙교회 연희동 시절 ‘아셀 율동팀’을 만난다. 당시 금요철야예배 때마다 율동을 한 팀 이름이 바로 ‘아셀 율동팀’이다. 이 율동팀에는 뮤지컬 ‘그날’ 총감독인 김영철 집사도 함께 했다. 교회 성장과 함께 어느새 이십여 년이 넘게 이어진 율동팀의 역사에 놀라울 따름이다.

“두 곡만 할 줄 아느냐고요? 시켜주시기만 하면 50곡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어요.”
매주 두 곡만을 반복해 율동하는 것에 기자는 장난스럽게 질문을 던졌고, 율동팀 리더 추정희 집사는 율동팀의 오랜 역사를 꺼내며 여유롭게 말을 잇는다.

“예전에는 예배 중에도 율동을 했어요. 담임목사님께서 설교 중간에 찬양하시면 저희가 밑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강단으로 올라가 율동을 하는 거예요. 지금도 따로 외우고 있지는 않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할 수 있답니다.”

손끝은 ‘더 높이’ 마음은 ‘더 낮게’
현재 금요철야 율동팀은 강단에서 몸으로 찬양하는 것 외에도 여러 기관에서 주의 일을 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에네글라임, 성가대, 교사, 행사실 등 팀원들이 다양하게 쓰임받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추정희 집사는 전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충성의 형태는 달랐지만 그로리아예수찬양선교단이나 교사를 하면서도 ‘율동’은 항상 신앙생활의 동반자였어요. 다른 팀원들도 율동팀에서 받는 은혜를 가지고 타 기관에서 쓰임받는 모습을 봅니다. 강단에서 율동 할 때 나오는 충만한 모습들이 삶이나 다른 충성의 자리에 담겨 있는 것을 보면 감사해요.”

인터뷰를 하면서도 율동팀은 강단에서 찬양하듯 말 하나 행동 하나가 다소곳하면서 생기가 넘친다. 모든 율동을 마치고 단정하게 마무리 인사를 하는 것처럼 충성의 자취가 생활에도 이어진다. ‘율동은 둘째치고, 저렇게 인사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인사하는 모습에 반해 율동팀에 들어온 임희정 성도도 율동을 통한 신앙의 성장을 말한다.

“율동팀에 들어온 지 두 달 정도 되었습니다. 10년 정도 에어로빅 강사를 했는데, 처음 들어왔을 때는 ‘조금만 연습하고 강단에 서도 되겠지’하고 안이했어요. 그런데 쉽다고 여긴 율동 동작을 틀리기도 하고 강단에 간격을 맞추지 않고 올라가서 실수를 하는 등 하나님께서는 제 교만함을 깨닫게 하셨어요. 그래서 처음보다 시간이 지난 요즘에 더 긴장돼요. 목사님께서 가끔 잊어버리셔서 율동을 안 시키셨을 때는 ‘살았다’ 하며 안도할 정도니, 점점 겸손한 자로 만들어 가시는 주님께 감사합니다.”

팀원들만 알고 있던 이야기들
율동팀은 멤버가 바뀌기도 하고 팀 자체가 없어질 뻔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 귀한 충성의 자리를 사모하며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 마음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응답하심으로 지금도 은혜롭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율동팀에 처음 들어왔을 때, ‘손을 높이들고 주를 찬양’ 이 곡만 열심히 연습했어요. 강단에 처음 서는 날 밑에서 율동을 되뇌며 준비하고 있는데, 목사님께서 갑자기 ‘무화과 나뭇잎이 마르고’를 시키시는 거예요. 앞에서 율동하는 언니들을 보면서 ‘오늘은 못 서나?’ 하고 있는데, 목사님께서 밑에 있는 저를 보시고 안쓰러웠는지 한 번 더 하라고 하셔서 처음 율동을 한 기억이 나네요.” (박유라)

“목사님께서 가끔 저희 율동 순서를 깜빡 잊으셔도 섭섭하지 않아요. 그때마다 ‘오늘 강단에 오르기에는 영적으로 육적으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는 깨달음을 하나님께서 주세요. 그래서 금요일에는 온종일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하고, 더 깨어 기도하며 사모함으로 준비하려 합니다.” (김의순)

“원체 저는 율동하기 어려운 몸이어서요. 그런데 기도 응답으로 뻣뻣하지 않은 부드러운 몸이 돼 지금처럼 몸으로 찬양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얼떨결에 팀에 들어온 듯했지만 처음 율동으로 부르신 분도 주님이시고, 어느새 20여 년을 충성하게 이끄시고 감당할 지혜를 열어주신 분도 주님이세요. 주님께 감사해요.” (유정현)

“결혼 후 임신 5개월까지 율동팀으로 강단에 섰어요. 출산 후에도 늘 마음속으로는 ‘하나님을 위해 춤을 추는 자리가 있다면 언제든 하고 싶으니 저 좀 써주세요’ 이런 사모함을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제가 이 자리에 있습니다. 율동과 찬양을 받으시고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는(스3:17) 아버지 모습이 상상되어 항상 기쁨으로 율동합니다.” (이현정)

“율동은 찬양의 ‘절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을 연주하고 회중석에서는 목소리로 찬양하지만, 온몸으로 찬양할 때 하나님이 가장 기쁘게 받으시는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직접 만드신 악기인 우리 몸으로 찬양하니 당연한 일이지요. 대신 저희 남자들은 뻣뻣함의 ‘절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더 기도하고 있습니다.”(홍영균 형제)

이날 오랜 시간을 인터뷰하면서 율동으로 충성한 과거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지 훈훈한 미소가 율동팀에 퍼진다. 모두가 전문가인 것은 아니지만 보는 이의 마음 문이 열리고, 은혜를 끼칠 수 있도록 항상 기도하는 그들. 앞에서 찬양할 때처럼 항상 웃으며 사랑스러운 그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율동팀이 되길 기도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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