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교회를 찾는 발걸음이 되도록 “쓱싹쓱싹”

등록날짜 [ 2011-04-29 16:05:18 ]

구두닦이, 페이스페인팅, 달고나 등 이색적인 전도로
일 년 넘게 꾸준히 하니 교회 홍보에도 탁월한 효과

부천역사 한 편에 대학생들이 모여든다. 형제들이 층층이 쌓인 의자와 상자를 들고 들썩이며 달려오자 이야기꽃을 피우던 자매들도 분주히 움직인다.
“서른 명 정도 인원이 나왔으니까 군대에 갔다 온 선배님들이 구두닦이를 맡아 주시고, 나머지는 뒤에서 전도하고….”
유경일 전도부장의 “시작하자”는 한마디에 의자를 가지런히 정렬하고, 구두약이 덕지덕지 묻은 면장갑과 헝겊 등을 준비하는 모양새가 제법 능숙하다.

매주 토요일 오후 부천역에서 진행하는 연세중앙교회 대학선교회 전도 풍경이다. 기독교의 중요한 정신인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고, 어르신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복음을 전하면서 공경하는 마음을 되새겨 보자는 취지로 부천, 역곡 등 교회 인근 역사에서 구두 닦기 전도를 한 지도 어느새 일 년이 넘었다. 구두닦이 외에도 역사 밖에서는 노방 전도와 페이스페인팅(Face Painting), 달고나 등 이색적인 방법으로 지역주민을 섬기며 교회 인식도 좋게 하고 있다.


<사진설명> 매주 토요일 부천역사에는 대학생들이 무료 구두닦이를 하며 지역주민을 섬기고 있다.

‘파릇파릇’ 대선회의 전도 색깔
“어떤 방해가 있어도 요동치 말고 전도에 승리합시다!” 대학선교회 담당 구희진 전도사의 힘찬 기도로 전도 사역이 시작된다. 일견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지만 내면에는 한 명이라도 더 구원하려는 영혼 구령의 사업인지라 예기치 못한 영적 싸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도를 시작하려는 때에 갑자기 구두 닦는 자리에서 주민들끼리 싸움이벌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술에 취한 이들이 와 주정을 부리는 소동도 있다.

“교회에서 나왔어? 이거 왜 하는 건데? 뭐 바라는 게 있을 거 아니야?”
간혹 이처럼 투박하게 묻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기도로 충만히 무장한 우리 대학생들은 돌발 상황에서도 성령님께 붙들려 의연하다.

“예수님께 받은 사랑이 너무나 커서 이렇게 봉사를 합니다. 저희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항상 어른들을 공경하라고 말씀하세요. 들은 말씀대로 실천하고 싶어서 토요일 두세 시간 정도 공부할 시간을 아껴서 어르신들을 위해 구두를 닦고 있습니다.”
제법 의젓한 대답에 머쓱해진 어르신들은 나중엔 단골손님으로 변해 “여봐, 구두 닦고 가셔”라며 호객행위(?)로 도움을 주는 분도 있다고.

대학선교회가 하는 구두닦이 전도는 처음 만나 생경한 분들과도 금세 친숙해지는 장점이 있다.
“꼭 복음을 전하지 않더라도, 구두를 닦으면서 이래저래 앉아 계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드리면, 다음 주에도 또 구두 닦으러 오시더라고요. 이렇게 안면이 트여 편안히 예수를 전하면 교회에 오신다 하시고요.”(김은규, 대선 8부)
아직 순수함이 묻어나는 대학생들이어서 천진하기도 하지만, 만면에 웃음을 띠며 전도하고, 예수를 전한다는 사실 자체에 그저 기뻐하는 것이 이들의 전도 분위기다.

지역주민에겐 기쁨을, 성도들에겐 도전을
“이 의자에 앉아 있으니 내가 너무 행복해져요. 이렇게 땀 흘려 닦는 걸 보고만 있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아무튼 이런 대접을 받고 있으니 너무나 행복해요.”
구두를 맡기고 기다리시던 한 할머니는 연신 감사하다며 웃음이 그칠 줄 모른다. 발그레한 볼로 구두를 닦던 김건욱 형제도 “작은 일인데 그렇게 좋아해 주셔서 오히려 구두 닦는 제가 더 행복하지요”라고 말하며 더 열심히 구두를 문지른다.
세상 문화 속에서 방종하거나 학업·취업에 쫓겨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대학생 모습이 자주 보도된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구두닦이로 변한 우리 대학생들의 섬김은 비신자뿐만 아니라, 타 교회 성도에게도 큰 도전을 준다. 진정으로 섬기는 모습을 보여줘서일까?

“교회 다니시는 분들도 구두 닦으러 많이 오세요. ‘내가 교회는 다녔지만 말로만 믿었다. 이것이 섬김이고 예수의 사랑임을 깨닫는다.’ 이렇게 말씀하시며 격려도 해주시고, 하나님 앞에 부끄러우셨는지 의자에 앉아 눈물만 펑펑 쏟고 가신 분들도 두 세분 계셨어요.”(유경일 형제, 대선회 전도부장)

순수함이 마음을 움직인다

“교회 한 번오세요. 예수님 믿으면 좋아요.”

|대학생 청년들은 화려한 말이나 신학적 지식을 늘어놓기보다, 자신이 만나고 경험한 예수를 담백하게 말한다.

“저도 대학 다니다 교회에 왔고 예수님 만났거든요. 예수님 믿고 나서 공부도 잘하게 되고….” 현역 군인으로 휴가를 나와 잠시 구두닦이 전도에 합류했다는 편정식 형제도 “교회에 오게 하는 능력은 오로지 성령님께 달려있다”고 말하며, 학교와 일상에서 경험한 예수를 어르신들께 증거 한다.

신영란 자매도 “전하고 싶은 마음은 뜨거운데, 입술에서 나오는 말에 그 심정을 다 담지 못해 아쉽지만 부족해도 내가 받은 은혜를 전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한다.

순수한 청년들 중심을 주님께서도 다 아시는지 성령님은 대학생들의 전도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불어넣으신다. 주님께서는 이미 커다란 결실을 이루고 계심을 대학선교회원 모두가 공감하며 전도하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같은 장소에서 일 년이 넘게 꾸준히 전도한 결과 많은 장년과 청년들이 교회에 정착했다. 스스로의 경험이 일천함을 알기에 오로지 성령께서 함께하신 결과라고 대학생들은 귀띔한다.
겸손함과 순수함, 그리고 꾸준함이야말로 전도의 최대 무기일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초심으로 대학선교회가 교회 전도의 큰 축이 되길 기대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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