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하나님을 위한 연주, 늘 사모하며 준비합니다”

등록날짜 [ 2011-07-12 12:59:44 ]

부르신 목적에 순종하는 삶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주님이 주시는 영감과 감화를 체험하는 복된 자리

어느 충성의 자리나 반석같이 요동치 않고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 교회 헬몬성가대(장년) 글로리아성가대(중년) 시온성가대(청년)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직분을 잘 감당하는 피아노와 파이프오르간 연주자들은 이런 변함없는 충성이 돋보이는 사람들이다.


<사진설명> 성가대 피아노.오르간 반주자들. 왼쪽 뒷줄부터 김란영, 한혜임, 김소현, 한정덕, 김시연, 반하은

십여 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피아노 연주로 충성하는 한혜임 자매(글로리아성가대 피아노)는 지금의 성가대와 관현악단을 보면서 늘 감회가 새롭고, 옛날 생각도 많이 난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오르간, 피아노, 플루트, 색소폰 연주자만으로 단출하게 모여 성가대 연주 연습을 한 것이 지금 관현악단의 시작이었어요. 현재 우리 교회  성가대 규모에 맞는 연주도 처음에는 네다섯 명이 고등부실에서 기도하며 연습했지요.”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하나님께서 사용하실지 사모하며 항시 대기하고, 부르시면 즉각 충성에 임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하나님께서 수십 명의 관현악단이라는 부흥도 일구셨다. 기복 없이 직분을 감당하는 피아노와 파이프오르간 연주자들은 이렇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르신 목적이 이끄는 삶
자신의 비전이 무엇인지 그리고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길은 무엇인지 누구나 고민한다. 김시연 집사(시온성가대 오르간)는 대학 전공을 정할 때, ‘교회 음악에는 피아니스트보다 상대적으로 연주자 수가 적은 오르가니스트가 더 필요하겠다’싶어 오르간을 전공하기로 결정했다.

“피아노를 십여 년간 배웠지만 ‘내가 누구를 위해서 연주하는가’ 하는 하나님을 향한 뚜렷한 연주 목적이 있었기에 전공을 정하는 게 오히려 쉬웠어요.”
그래서 고3 당시 별로 믿음이 없었는데도 시험 보러 들어가기 전 자신도 모르게 “제가 이 학교에 들어가면 하나님 영광을 위해 연주하겠습니다. 사용해주세요!”라고 서원을 해버렸다고.

김란영 자매(글로리아성가대 오르간)도 어릴 때부터 찬양 반주를 한 것이 계기가 돼 대학에서 오르간을 전공했다. ‘평생 충성하겠습니다’라고 서원하고 대학교에 갔기에 그 서원이 충성하는 데 반석이 되고, 학교생활에도 흔들리지 않는 힘이 되었다.
“음악 전공인 학생들은 담당 교수님의 연주회나 경조사에 꼭 가야하는 게 불문율인데, 저는 삼일예배나 금요철야예배가 있는 날은 연주회에 못 간다고 미리 말씀드릴 정도였죠. 찬양 연주하려고 대학교 공부하는 거니까요.”
지금도 피아노 레슨 등으로 바쁘지만 본업은 글로리아성가대 오르간 연주자라며 환하게 웃는다.

이어지는 충성의 본
우리 교회 건반 연주자들은 성가대 연주 외에도 새벽예배나 외부 집회 등 찬양이 있는 자리라면 바쁘게 충성한다. 새벽예배 연주는 요일별로 돌아가며 맡는다. 청년연주자들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했다.

새벽예배 연주를 맡은 전날은 잠을 잘 못 잔다는 반하은 자매(헬몬성가대 오르간)는 이러한 책임감이 오히려 즐거운 듯 당차게 말한다. “결석한 적이 거의 없어요. 연주자가 빠지면 찬양에 힘이 없잖아요. 찬양으로 예배를 시작해야 하는데 연주자가 빠지면 큰일 나지요.”
항상 웃음 띤 얼굴도 직분 이야기를 하면서는 사뭇 진지해진다. 반하은 자매는 “충성의 자리를 지키니까 자연스럽게 신앙이 유지되고, 묵묵히 충성한 선배들이 있기에 막내인 소현 자매나 저도 힘이 나요”라고 말한다.

김소현 자매(시온성가대 피아노)도 “우리 교회 피아노와 오르간 연주 충성은 1, 2년이 아니라 오랫동안 성실하게 하는 것이 전통 아닌 전통이 돼버렸지요”라며 “언니들이 너무 잘해놓으셔서 가끔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한 번만 충성에 빠져도 ‘혜임이, 란영이는 안 그랬는데…’ 하시는 집사님들의 핀잔도 들어요.”(웃음)

영감 넘치는 연주자석
인터뷰하면서 공감하는 것은 연주자석이 참으로 민감하고 영감 넘치는 자리라는 것이다. 연주자들은 찬양 중 성령께서 임재하시고 일하심을 계속 체험한다고 고백한다.

“건반 하나를 눌렀을 뿐인데 감동이 오고 눈물이 쏟아질 때가 있어요. 예배 시작의 첫 음을 눌렀는데 이 예배 연주도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구나!’ 순간적으로 성령님께서 알려주세요.”(김란영)
“몸이 갑자기 후끈후끈한 게 성령님이 임하셨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할 정도에요. 손은 연습한 대로 건반을 누르고 있지만 악보도 안 보이고 내 생각도 없어지고 ‘하나님께서 이미 영광을 받으셨다’는 생각만이 마음에 가득 채워지면서 설레었어요.”(반하은)

성령의 임재가 가득한 곳에 어디 이런 체험뿐이겠는가. 수저가 안 들어갈 정도로 턱 관절이 아픈 날, 눈물로 한 시간 동안 찬송가를 연주하고 나니 깨끗이 치료받은 체험이 있다는 김시연 집사도 연주자석이 매우 민감한 자리임을 고백한다.
“하나님과 관계가 안 좋을 때는 악보가 하얗든지 까맣든지 안 보일 때가 있어요. 교회 밖에서 일할 때는 아무리 긴장하며 연주해도 그런 경우는 없는데.... 그러면 순간 굉장히 당황해요. 그런 체험을 하면 ‘교만하면 안 되겠구나. 더 많이 연습하며 기도해야겠구나’ 하며 하나님의 신호로 듣습니다.”

이처럼 성가대 연주자석은 하나님께서 오래 전부터 예비하셨고, 또 부르신 후 연주자들에게 체험으로 은혜를 주시며 하나님의 악기로 만들어 가는 연단의 자리다. 우리 교회 연주자들은 매주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리며, 영원토록 사용될 복된 도구로 만들어지고 있다.

한정덕 자매(헬몬성가대 오르간)는 가족들이 하나님을 믿는 구원의 선물을 받은 후 교회 찬양 연주자로 더욱 확고한 비전을 받았다. 그리고 아직은 좀 훗날의 이야기인 듯하지만 영혼의 때를 위해서도 기도한다.
아버지, 하나님 나라에 가서 천군천사들이 찬양하는 그 자리에 천국의 악기 연주자로 저를 써 주세요”라고.

성가대 건반 연주자들은 이처럼 주님 나라에 가서 찬양할 일도 소망하며 찬양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있다. 이 땅에 사는 날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에 온맘과 온힘을 쏟아 죽기까지 충성하고, 이후에도 영원히 찬양할 그들이 아름답다.

위 글은 교회신문 <24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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