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언어는 달라도 ‘예수 사랑’은 같다

등록날짜 [ 2011-08-23 11:31:13 ]

태어난 곳도, 환경도 다르나 찬양으로 하나 돼
함께 울고 웃으며 각 나라를 품는 열정 느껴져

목양센터 뒤 작은 오솔길을 따라간다. ‘우리 교회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고즈넉한 길에 “Jesus, You are my savior(예수님, 당신은 나의 구원자)”라는 많이 들어본 영어 찬양이 흘러나온다. 소리를 따라 들어간 해외선교국(이하 해선국) 건물에는 각양각색(各樣各色) 사람들이 빽빽이 서서 찬양하고 있다. 생김새는 모두 다르지만, 입술과 표정에서 흘러나오는 ‘감사’와 ‘진실함’은 이들을 하나로 묶어준다.

<사진설명> 내외국인이 하모니를 이루는 해외선교국 열방실 연합찬양팀. 왼쪽부터  브라따(네팔), 김한나, 수넷(남아공), 이기쁨, 와인(베트남), 캐시(영국), 박진웅, 마크(파키스탄),리처드(필리핀), 김민정

올해 해선국은 새로운 찬양팀을 만들었다. ‘열방실 연합찬양팀’이란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국적 지체들이 모인 연합 찬양팀이다. 태어난 곳도, 살아온 환경도, 문화도 다르지만 오로지 예수 안에서 하나 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 곡을 각자의 모국어로 찬양해요
해선국은 영어예배를 시작한 2001년부터 외국인 찬양팀이 활동했다. 그 찬양팀을 기반으로 다국적 연합 찬양팀을 만든 것은 지난해 11월. 다양한 민족이 열방실에 속해 있는데, 영어로만 찬양하기에는 다민족을 품고 섬기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영어권이 아닌 나라 지체들은 그동안 소외감을 느꼈던 가봐요. 자기 나라 말로 찬양하고 싶은 열망이 간절하던 차에, 다국적 연합찬양팀을 만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외국 지체들의 호응이 대단했죠. 나라별로 자기들이 좋아하는 찬양을 물어보고, 수합하고, 찬양 콘티를 짜고…” (박진웅, 찬양팀 리더)

박진웅 형제의 말대로 다민족을 섬기는 데 꼭 필요한 사역을 열방실 찬양팀이 떠맡은 것이다. 하지만 추천받은 곡이 제각각이다 보니, 찬양의 영적 흐름이나 음악적 코드 연결이 어려워서 콘티를 짜는 것부터 큰 고심거리였다. 또 7곡 정도를 한국어, 영어, 필리핀어, 네팔어로 찬양해야 하니, 찬양팀 모두 각국 가사를 통으로 외워야했다.

해선국에서 2년째 섬기는 싱어 김한나 자매도 ‘가사를 외우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의미를 충분히 모르는 상태에서 진실한 찬양을 할 수 있을까?’ 염려부터 앞섰다고.

“‘찬양이 아니라 그저 노래 부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닐까?’ 의구심이 생겼어요. 그런데 실제 찬양을 해보니 연합 찬양팀의 표정과 마음 모든 것에 언어를 초월해서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은혜를 경험했어요.”

실제로 염려한 만큼 언어 때문에 큰 장애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7곡 중 한 곡을 자국어로 찬양할 기회가 돌아오는 것이 반가웠던 것일까. 다른 언어로 찬양이 바뀔 때마다 해당 국가 지체들이 더 큰 소리로 노래하며 찬양을 이끌어가고, 타국 지체들은 다른 나라 노랫말을 어려워하면서도 색다른 체험에 같이 따라서 쭈뼛쭈뼛 찬양하고....

“자기 나라 말로 찬양할 때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가사를 외우려고 애쓴 피곤이 사르르 녹았답니다. 물론 그냥 자기 나라 말로 찬양하는 지체도 있었어요. 한 찬양을 여러 나라 언어로 찬양해도 그 하모니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하나님만 영광 받으시는 찬양이니까요.” (박진웅 형제)

한국어에서 받는 은혜
열방실 연합찬양팀은 한국어 찬양도 많이 한다. 예수의 피 공로를 뜨겁게 사모하는 우리 교회 특성상 보혈 찬양도 많이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예수님의 대속의 아픔과 공로를 알아가는 데 보혈 찬양만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또 ‘피’라는 한국말에서 느껴지는 어감이 강렬하게 다가와 은혜를 많이 받는다고 외국 지체들은 입을 모은다. 그래서 혹시 자국어보다 더 은혜 받는 한국말이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모두 자신들만이 간직한 은혜를 꺼내놓는다. 

“저는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또 그곳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가족이나 문화에 의지하기보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몸에 배었습니다. 나를 부르신 이도, 보내신 이도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란 말을 좋아합니다.” (수넷, 남아프리카공화국, 베이스기타)

“2006년도에 우리 교회에 와서 한국말이 이제 능숙합니다. ‘감사’는 필리핀어로 ‘살라맛’입니다. ‘감사’가 두 음절인 짧은 말이지만 제게는 모국어보다 큰 은혜를 전달해 줍니다. 예수를 만나서 우리 교회에 오고, 찬양을 하는 등 지금까지 감사한 일이 이 ‘감사’ 안에 다 담겨 있어요. 찬양하면서 ‘감사’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그렇게 은혜 받을 수 없어요.” (리차드, 필리핀, 싱어)

“‘은혜 많이 받으세요’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영어에는 이런 표현이 없어요. 처음 들었을 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나누기 좋아하고 정이 넘치는 한국 정서가 담긴 표현이 아닐까 싶어서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한국말입니다.” (캐시, 영국, 찬양리더)

“파키스탄은 97%가 모슬렘인 국가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살던 제가 예수를 체험하고, 이제야 ‘하나님’을 바로 찾았습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러 ‘하나님’이라는 말이 찬양 중에 잘 들리지 않을 때도 있지만, ‘하나님’ 이라는 말이 저에게는 가장 마음에 와 닿는 한국말입니다.” (마크,  파키스탄, 싱어)

차이를 넘어 하나로
열방실 연합찬양팀에 기쁨과 감사가 충만하다는 것에 참으로 감동스럽다. 섬세한 대화는 어려워도 서로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니 미소만으로도 소통이 된다. 키보드를 맡은 이기쁨 자매는 해선국 중에서도 각국 사람들이 모인 열방실 연합찬양팀 자랑을 풀어낸다.

“열방실 연합찬양팀에 있으면 ‘차이’를 이해하는 마음이 생겨요. 여러 인종이 모여 하나님 일을 수종 들다보니 선입견이 없어지고, 함께 울고 웃으며 문제들도 나누고, 또 같이 기도하는 넉넉함이 강점입니다.”

현재 열방실 연합찬양팀은 10명 내외 인원이 키보드, 베이스기타, 기타, 콩가(타악기) 등 악기와 노래를 맡고 있다. 이들 연합찬양팀은 각자 자리에서 충성하면서 예수께 받은 사랑을 찬양으로 표현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열방실 권태진 전도사는 “이들이 더 부흥해 각국에 복음을 전할 리더로 세워지길 기도한다”고 찬양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열방실 연합찬양팀을 보면서 언어적 차이, 문화적 차이 등 은연중 우리가 지닌 편견들이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데 얼마나 큰 방해가 되었던가 생각해보았다. 피부색과 언어가 같은 우리끼리도 서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지체들 간에 선을 긋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도 해보았다.

함께 기뻐하고 찬양하는 다민족 찬양팀을 보면서, 보이는 모든 차이가 ‘예수’ 안에서 하나가 되는 놀라움을 발견한다. 모든 다양성을 하나로 묶고, 오로지 온 땅에 통하며, 세계 끝까지 전할 이름은 ‘예수’임을 깨달으며, 앞으로 열방실 연합찬양팀을 값지게 사용하실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한다. 

/글  오정현 기자    사진  봉경명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54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