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아기엄마들이 함께 써가는 신앙 일기

등록날짜 [ 2011-11-29 13:50:16 ]

적극적인 신앙생활이 결국 ‘나’와 ‘이웃’을 살려
진심어린 마음이 있으면 누구든지 마음문 연다

지난 9월 교회에서 5분 거리인 오류동 동선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에서 우리 교회 유아유치부 뮤지컬 전도팀이 전도축제를 열었다. 뮤지컬 전도축제를 앞두고 긴장한 교회학교 교사들 옆에 역시나 다부진 표정으로 대기하고 있는 여전도회 10교구 2지역 식구들이 보인다. 요즘 인기리에 ‘찾아가는 전도축제’를 벌이는 유아유치부 영어예배 전도팀과 연계해 이 아파트에 사는 젊은 아기엄마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교구와 지역 그리고 구역 식구까지 나선 것이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신영숙, 하보영 구역장, 홍정임과 현지영, 조정영, 박준애. 홍정임 현지영 성도는 뮤지컬 전도축제후 새로온 구역식구다. 오류 31구역은 평소 구역 예배드리는 식구가 6명 남짓이다가 요즘은 10명이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

동선 아파트에서 전도축제 하는 것이 결정되니까 누구보다 신이 난 건 이 아파트에 사는 오류 31구역 식구들이었다. 청년회 때는 부장이나 부원으로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주의 일을 했지만, 어느새 아이가 하나 둘 딸리면서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가 잦아 이래저래 사모함을 억누르던 터였다.

그런데 바로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 놀이터에서 전도 축제를 연다니까 평소 전도하리라 마음먹었던 이웃집 아기엄마들에게 바로 아파트 앞마당 놀이터에 와보라고 하면 되고, 게다가 뮤지컬 팀의 영어 실력이 워낙 뛰어나 어디다 내놔도 손색이 없으니 더욱 적극적으로 초청할 수 있었다.

유아유치부 교사들은 아기들을 찾아다니며 전도하고, 동시에 오류 31구역 식구들은 엄마들에게 전도하는 양방향 전도를 펼쳤다. 그렇게 한번 전도에 힘을 불끈 내고 나니까 평소 6명이 모여 예배드리던 요즘 구역식구가 10명으로 늘어났다. 아기들까지 데리고 시끌시끌하지만 예배는 은혜롭기만 하다.

열매 맺는 구역
마음 쏟아 전도한 덕분에, 오류 31구역 기존 식구들은 9월 하순부터 11월까지 2달여간 새로 들어온 구역 식구들을 섬기느라 분주하다. 새식구들이 많이 정착한 것도 감사한데, 기존 구역 식구들이 신앙생활에 활력을 얻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청년회 때 열정적으로 신앙생활 하던 조정영 집사도 이번에 새롭게 큰 힘을 얻었다. 전도축제 당일, 예상 외로 참석자가 적자 아파트 앞 도로까지 나와 즉석에서 아기엄마들을 전도했는데 그 아기엄마가 다음 주에 유치부 교사의 인도로 교회에 등록해 ‘연합의 위력’에 감사할 뿐이란다.

그리고 구역 식구가 된 젊은 아기엄마들을 구역예배로 계속 이끄는 데도 역시 같은 젊은 아기엄마인 조 집사가 한몫 한다. 새신자들에게 대뜸 복음을 전하기보다는 키즈 카페(kids cafe) 같은 곳에 가서 친교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아이들 문화센터 등록도 함께하면서 섬긴다. 그러다 보니 청년 시절 회원들을 섬기던 뜨거움이 다시금 심령 안에서 약동한다.

지난해 9월, 우리 교회에서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지선 성도도 31구역이 부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구역 식구들에게는 믿음이 쑥쑥 성장하는 모습으로 신선한 도전을 주고, 새로 온 구역 식구들에게는 자신이 처음 우리 교회 왔을 때 심정을 살려 낯설어할 그들을 잘 섬겨준다.

초신자인 이지선 성도가 전도나 섬김으로 열심인 모습을 보이면, “저 아기 엄마도 새신자래” 하며 다른 초신자 엄마들이 감동을 받는다. 아직 주님을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지만, 이지선 성도가 새로 온 식구들을 섬길 수 있는 것은 말씀 듣고 은혜 받으며 주님 사랑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따뜻하게 대해주는 구역 식구들 그리고 큰 교회지만 성도들 한 명 한 명 소중하게 사랑하시는 담임 목사님이 참 좋아요. 교회와는 가까운 거리지만 비 오는 날이면 아이를 데리고 교회 오는 게 무척 힘든데 그날 담임목사님께서 설교하기 전에 ‘빗속을 뚫고 오는 성도들을 내내 생각했어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아! 목사님이 저렇게 살갑게 성도들 사정을 다 살피고 계시는구나’ 싶어 어찌나 감동되던지…. 이제 설교 말씀도 잘 들리고 신앙생활의 맛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지선 성도)

살리는 말 한마디
2011년도 하반기 들어 오류 31구역이 이렇게 한껏 힘을 내게 된 배경에는 구역 식구들을 향한 구역장의 따스한 사랑이 충성할 힘으로 충전되었기 때문이다.

조정영 집사도 “아기엄마 대부분이 청년 때처럼 열심히 신앙생활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아이들 돌보느라 막상 그런 힘을 내기가 어려워 낙담하기도 하지요. 한번은 구역장님이 ‘신앙생활은 예수님의 보혈 공로를 붙들고 하는 거라고, 예전처럼 열성적으로 신앙생활 하지 못한다고 자책하고 눌려있지 말라’고 위로하고 격려해주셔서 눈물이 쏟아지고 힘이 불끈 났다”고 고백한다.

구역장의 앞집에 살다가 전도받아 지난해 교회에 등록한 조남선 성도는 최근 남편과 함께 침례를 받았다. 아이가 셋인 조남선 성도는 “말씀에 은혜 받아야 한다”면서 하 구역장이 예배 시간에 아이도 봐주고 섬기다 보니 설교 말씀에 은혜를 받았다.

“개봉동으로 이사한 후 집 근처로 교회를 옮기려 했지만, 담임목사님의 애끓는 설교 말씀이 그립고, 자상하게 챙겨주던 구역장님이 보고싶어서 요새는 세 아이를 데리고서도 어떻게든 예배에 나옵니다.”

조남선 성도의 시아버지는 최근 노환으로 시흥에 있는 우리교회 성도가 운영하는 요양원에 요양 중이다. 교구 목사가 수요일마다 예배와 기도를 해주자 예수를 영접하게 되었고, 이제는 예배도 사모하며 기쁨이 넘친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즐겁게 예배드리는 아버지를 보면서 조 성도의 남편(유창기 성도)도 믿음이 쑥쑥 자라고 있다. 교구와 지역과 구역이 기도하고 연합하여 섬기니 한 가정이 빠르게 구원받고 성장한 것이다.

톱니바퀴 굴러가듯
올해 31구역에는 구역식구들이 전도해 온 새신자가 많이 정착했는데, 이것은 구역이 하나 되어 주님 계획 안에서 잘 맞물려 갔기 때문이다.

하보영 구역장은 아파트에 누가 이사 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사한 가정과 가까이 사는 구역 식구에게 “그 집 앞집에 새로 이사 왔던데요”라고 전하고, 선물까지 챙겨주면서 인사를 나누라고 전도할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렇게 길이 열리면 구역 내 젊은 엄마들이 “은혜 엄마네서 구역예배 드리는데 점심 먹으러 와요” 하고 넌지시 물어보거나, 같이 장도 보러 다니면서 친해진 후 구역예배나 친교의 자리로 초청한다. 그렇게 젊은 엄마들은 새신자들의 세세한 사정까지 잘 기억해 구역장에게 기도제목을 알려주는 등 구역장과 호흡이 잘 맞는다.

“구역장님은 구역예배 때 구역 식구들 기도를 많이 하세요. 그리고 구역예배 때 다 중보기도 하지 못한 것도 매일 있는 전 교인 기도회 때 기도하자고 꼼꼼이 체크해 주세요. 또 구역예배 때 새로온 아기 엄마들이 공과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간증도 해주세요. 갓난아기 때 아팠던 막내를 놓고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이 아이 살리신다’는 감동을 주셔서 평안했대요. 엄마들 누구나 자기 아이가 아픈 경험이 있어서, 마음이 열리고 말씀도 들어가고 참으로 은혜 받습니다.” (박준애 성도)

여기에 구역 식구들을 말없이 잘 챙겨주고 중보기도하며, 은혜 받은 간증을 조곤조곤 전하는 등 구역의 기둥이라는 신영숙 성도까지. 올해 31구역이 부흥할 수 있는 것은 기존 구역 식구들이 기복없이 신앙생활했던 것도 한몫했다.

구역장이 신경 써야하고 챙겨야 하는 존재가 아닌, 구역장의 동역자로서 기쁨으로 협력했기에 구역이 부흥되어 전도열매가 아름답게 열렸다. 마음은 원이지만 육아 때문에 잠시 밀려나 있던 신앙생활이 뜨거운 열망으로 섬김과 충성으로 쏟아졌던 하반기. 그 뜨거운 충성이 내년에도 이어져 많은 회복과 열매가 나타나길 기도한다.
 
/오정현 기자 사진 김태웅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6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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