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몸은 멀어도 마음은 언제나 주님과 함께

등록날짜 [ 2011-11-22 15:56:28 ]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주님만 온전히 바라보는 믿음
원거리 신앙생활이지만 말씀과 기도에 사모함 넘쳐

온수역에서 야탑역까지 먼 여정의 지하철 노선도를 눈으로 훑는다. “목사님 설교 말씀이 은혜로워서 멀리 의정부, 분당에서도 예배드리러 오는 성도들이 많아요” 하며 많은 성도에게 언급되지만, 정작 누군지는 모르던 분당구역 성도들을 만나러 가는 중이다. 교회 오는데 평균 두 시간가량이 걸리지만, 누구보다 일찍 와서 앞에 앉아 예배드리길 사모하고 말씀을 먹고 산다는 이 구역 식구들. 이들은 분당구역에 속해 있으며, 고령의 성도들이 많음에도 교회 오는 발걸음은 청년보다 힘이 넘친다.

효(孝)와 섬김으로 말미암은 열매
원거리 신앙생활의 갈급함 때문인지,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 때 분당구역 식구들은 모든 생각을 주님께만 고정한다. 그리고 연로한 구역 식구가 네 사람이나 있지만, 그들도 말씀에 더 은혜 받고자 구역예배나 기도하는 자리에 육신을 이기고 나온다.
 
<사진설명> 뒷줄 왼쪽부터 주경희 지역장, 김재연, 최옥진, 한종희, 조복란. 앞줄 왼쪽부터 윤선영, 김을순 구역장, 김성숙, 유민정.

본교 부흥성회나 ‘전 교인 50일 작정 기도회’ 기간에 집과 교회를 오고 가며 빠짐없이 기도를 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사모함을 보신 주님의 은혜다. 더불어 간단한 먹을거리를 싸와 구역 식구들을 챙긴 직분자들의 섬김, 부모 영혼을 위해 오랜 기간 눈물로 기도한 자녀들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일하셨으리라.

김성순 권사의 친정어머니 최옥진 권사(83)는 지난 수년간 우울증과 조급증 등 불안 초조로 신경안정제를 먹지 않으면 안 되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어머니를 홀로 둘 수 없던 자녀들은 요일별로 순번을 정해 어머니 병수발을 했다. 결국, 어머니를 위해 애타게 기도하던 형제들은 예배 속에서 영적 질병을 치료해야겠다는 뜻을 모아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하게 했다. 둘째 딸 김성숙 권사는 타교인이지만, 어머니가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하면서 어머니를 모실 겸 매주 금요일마다 분당지역 구역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지역장님, 구역장님께서 요양원으로 오셔서 매주 예배도 드려주시고, 주일 설교 말씀에도 은혜 받으시면서 4년 동안 드시던 신경안정제를 어머니 스스로 끊으셨어요. 처음에는 예배가 길다며 소리치시고 불안해하던 어머니가 말씀 듣고 은혜 받으면서 홀로 예배에 동참하실 정도로 안정을 찾으셨어요. 어머니가 많이 평안해지신 것도 감사한데, 저도 어머니를 모시고 구역예배에 와서 이곳 직분자분들이 섬기는 것을 보고 그 사랑을 닮아가려는 영적 비전을 얻습니다. 윤 목사님도 너무 사랑하고, 말씀에 은혜 받고 있어요.” (김성숙 권사)

요즘 최옥진 권사는 예배 때 졸던 것도 사라지고, 말을 잘 잇지 못하던 중증이 사라져 하나님 은혜로 살고 있다. 심지어 구역예배 때 누군가 늦는 듯 보이면, “용인 양반(윤선영 성도) 왜 안 와? 전화해 봐?” 하면서 챙기는데 이러한 작은 회복 하나하나가 구역식구들과 직분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김재연 성도(84)는 사위(이철환 안수집사)와 딸(연정숙 권사)의 간곡한 전도로 우리 교회에 와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아버지는 천국 가셨는데, 어머니도 천국 가셔야죠” 하고 애타게 말하던 딸의 말을 통해 하나님께서 붙드신 것일까. 두 차례의 수술로 눈물 구멍이 막혀서 눈도 침침하고 안 아픈 곳이 없다는 김재연 성도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화요일 기도모임과 구역예배에 빠짐이 없다.

“열정적인 구역장님께 감사해요. 귀가 어두워서 가끔 담임목사님 설교를 놓칠 때가 있는데, 구역예배에서는 구역장님이 옆에 앉아 큰 목소리로 공과를 읽어주셔서 감사하답니다. 담임목사님 설교를 그 말씀 그대로 다시 한 번 전해주셔서 은혜 받습니다.”

김을순 구역장은 연로하신 구역 식구들을 위해 구역예배 시간에도 공과 설교나 광고 등 작은 내용 하나라도 큰 소리로 또렷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찬송가나 말씀 구절을 찾을 때도 식구들 옆에 붙어 일일이 찾아주고, 자세하게 설명도 해드린다. 이처럼 친정어머니를 섬기듯 세세한 손길이 있었기 때문에 식구들이 잘 정착하고 영혼의 때를 준비하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예배를 사모하지 않고서는
교회 근처에 사는 성도들은 주중에도 제한 없이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싶을 때도 자유롭게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분당 지역 식구들은 일반 성도들이 누리는 풍요로운 영적 환경의 혜택에서 제한받고, 주일 예배에서 은혜 받은 것으로 한 주를 살기 때문에 ‘구역예배나 기도모임’의 의미가 어떤 다른 성도보다 귀하다. 은혜 못 받으면 안 된다는 사모함이 그만큼 크다.

한종희 성도(76)는 나이가 일흔을 넘었지만, 누구보다 예배를 사모한다. 이날도 감기 몸살로 몸이 안 좋은데, 은혜 받고 낫겠다는 사모함으로 구역예배를 드리러 왔다. 또 집 근처에 사는 김재연 성도도 챙겨가며 예배에 같이 다닌다.

“안 가면 안 돼요. 집이 아무리 멀고 몸이 안 좋아도 영적으로 살려면 예배에 꼭 가서 은혜 받아야 합니다. 주일에도 8시 반에 차를 타면 10시 좀 넘어서 성전에 도착하는데, 예배에 가는 시간 그리고 예배드리는 시간이 너무 감사한 거예요.”

최근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분당 지역 구역예배를 드리고 있는 유민정 성도는 미취학 아이가 셋이나 된다. 아이들을 양팔에 안고 메고…. 세 아이 엄마에게는 집 앞 슈퍼 가는 일도 부담이지만, 결혼 후 신앙생활에 갈급하던 중 담임목사의 애타는 설교 말씀을 한 번 들은 후 말씀이 사모되고 뜨겁게 신앙생활 하고 싶은 불이 지펴졌다.

“아이들 키우면서 놀이터에 나와 있으면, 누군가 전도해 주길 바랐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친구(추은희 집사) 권유로 오랜만에 교회에 발을 디뎠는데, 그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 거예요. 또 담임목사님 통해서 나오는 영적인 말씀도 제 심령에 와 닿았고요. 한 번의 말씀으로 충격 받고 ‘내가 교만했구나, 건성으로 신앙생활 하면 안 되겠구나’ 남편도 전도하고, 아이들도 말씀으로 양육하고 무언가 해야겠다는 다급한 마음이 생겨서 구역예배에도 열심을 냅니다.”

윤선영 성도도 분당에서 30여 분을 더 가야 하는 용인에서 살고 있지만, “식구들 중보기도가 큰 힘이 됩니다” 하고 감사하단다. 그 모습이 하나님께 예뻐 보였을까. 요새는 아는 집사와 카플을 하면서 예전에 비해 편하게 교회를 오고 가며 돕는 손길로 은혜 주신 주님께 감사뿐이다.

“그렇게 은혜를 사모하니 큰댁의 우상숭배도 이기고, 목요일 전도모임도 꾸준히 나가면서 영적 승리를 일구며 신앙생활 하고 있습니다.”

구역예배와 기도모임은 영적 샘터
분당 구역 식구들 공통의 기도제목은 역시 성전 가까이 이사 오는 것이다. 원거리라는 조건이 교회 중심으로 신앙생활 하는 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거리 신앙생활이어도 영적 충만함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뜨거운 구역예배와 교구기도모임이 영적 샘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을순 구역장의 양재동 자택은 교구 기도모임 장소로 4년째 사용되고 있다. 한 주도 빠짐없이 화요일이면 나라와 민족, 교회와 목사님 그리고 식구들 중보기도로 가득 채워진다는 기도모임에는 평균 15~20명 정도의 교구 식구들이 모여 부르짖어 기도한다. 전도사님, 지역장님의 열정적인 기도 인도, 스피커에서 나오는 우렁찬 기도 음악, 미리 와서 기도하는 영적 분위기 등 본교의 기도모임과 다를 바가 없다.

“방석으로 자리도 마련해 두고, 미리 기도하고 있는 등 기도할 수 있는 영적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부근 일터에서 일하다 잠깐 들러 기도하고 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또 남편이 많이 도와주니까 기도모임 준비하는 것도 신바람이 납니다.” (김을순 구역장)

분당구역 식구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목사님이나 직분자들 말에 “아멘”하며 순종으로 주의 일을 잘 감당한다고 한다. 모이는 자리를 사모하고, 신실하게 기도생활을 하고, 신앙생활 하기 어려운 환경을 이기는 등 젊은이 못지않은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로서 삶을 살고 있는 분당 식구들을 보면서, 내 신앙생활이 느슨해지지는 않았나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6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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