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한국에서 쓰는 전도행전 이야기

등록날짜 [ 2013-03-26 15:58:57 ]

고된 직장생활 속에서도 꿈과 비전 잃지 않고
가족과 나라를 살릴 믿음, 더욱 견고히 다져가


<사진설명> 동남아시아부 회원들과 가족들.

해외선교국 동남아시아부(부장 정성원)에는 필리핀, 스리랑카에서 온 현지인과 이들이 한국에 와서 이룬 다문화 가정이 멤버를 이룬다. 필리핀 사람들은 주일 모임장소 벽에 7000여 개에 달하는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 지도를 스티커로 붙여 놨다.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보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여기, 여기가 내가 전도할 곳이다”라고 힘차게 말한다. 예수 정신이 충만한 필리핀 성도와 이들을 섬기는 동남아시아부를 들여다보았다.

외국인 사역에 힘을 합치며
필리핀 성도 주지(여, 35세)와 애플(여, 28세), 그리고 한국인 직분자들은 토요일 오후마다 부천시 원미구에 자리한 전통시장으로 전도하러 간다. 한국인 직분자들도 전도에 열심이지만, 역시 외국인에게는 자기 나라 말로 인사를 건네며 전도해야 제격이다. 정성원 부장이 능숙한 영어로 복음을 전하고, 주지와 애플이 따갈로어(필리핀어)로 정답게 설명을 덧붙이면 경계하여 굳은 얼굴이 대부분 풀어진다. 억양이 독특한 따갈로어로 반갑게 웃기도 하고 타국살이 하는 애로점도 토로하며 대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날 주일예배로 초대된다.

연세중앙교회에 6년 전 정착한 주지는 해외선교국에서 직분을 맡을 정도로 예수를 뜨겁게 만났다. 사실 주지는 한국인에게 경계심이 많아 교회에서 복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2009년 1월 연세중앙교회 청년들과 함께 필리핀 빰빵가연세중앙교회로 단기선교를 갔다. 그때 선교 현장에서 반신불수이던 노부부가 기도받고 치유되어 걷는 이적을 보자 하나님을 향한 견고한 믿음이 생겼다. 올 1월에도 필리핀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고, 한국에서 번 돈으로 필리핀에 선교하려고 땅을 사 두고, 학교도 세우려고 계획하는 등 비전이 확고하다.

“필리핀에 가 보면 젊은 청년인데도 뚜렷한 꿈이나 희망 없이 술과 마약에 취해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많아 너무나 불쌍해요. 필리핀에 있을 때도 신앙생활을 했지만, 한국에서 성령 체험하고 방언은사를 받은 후에야 영혼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예수 믿지 않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생겼어요.”(주지)

필리핀은 가톨릭 신자가 90%에 가깝지만, 주지가 말한 대로 범죄와 우상숭배가 가득하다. 예수를 믿는다 하면서도 죄에 민감하지 않고, 구원의 확신도 없이 신앙생활을 한다. 주지는 매주 전도모임 때마다 자신의 모국인 필리핀 사람 전도에 열심을 낸다.

이번 겨울 끝자락에도 전도하려고 강남시장을 찾았는데 추위 탓에 거리에서 전도할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하다가 전도를 마친 후 저녁 먹으려고 들어간 떡볶이 가게에서 필리핀 사람을 세 명이나 만났다. 대화를 여는 데는 주지가 앞장서고, 동남아시아부 회원들이 집에 차를 태워 데려다 주니 처음 만난 필리핀 사람들도 마음 문을 열었다. 섬김으로 마음 문을 연 덕분에 살고 있는 집도 알게 되어 주일 아침에 찾아가 예배에 데려올 수 있게 됐다.

친교를 통해 평안 얻어
필리핀 청년들은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죄를 지적해 주는 윤석전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에 은혜 받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통역용 이어폰을 귀에 꽂고 “Repent!(회개하라!)”라고 외치는 설교 말씀을 듣다 보면, 필리핀에서 교회에 다녔던 이들도 ‘내가 이렇게 죄인이었구나’ 하고 깨달으며 회개로 죄를 씻고 평안한 마음을 얻는다.

애플은 한국인 남편과 다문화 가정을 꾸렸는데 회개하라는 말씀에 받은 은혜가 크다고 고백한다.

“필리핀에서는 죄를 그리 심각하게 다루지 않아요. 흰돌산수양관 성회에서 성령 체험한 후 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달았어요. 회개로 얻는 평안이 이렇게 기쁜지 처음 알았어요.”(애플)

애플은 따갈로어, 영어, 한국어를 능숙히 구사해서 한국말로도 일상 대화를 할 수 있다. 또 성격도 활발해 필리핀인 친구도 많고 회원 관리도 잘하는 등 친화력이 좋아서 한국에 있는 필리핀 사람을 섬길 좋은 일꾼으로 성장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필리핀에 있는 친정부모님이 당뇨에 걸렸고, 한국인 시댁이 우상숭배를 해서 마음이 그늘질 때도 있지만, 기도하며 응답을 기다린다는 애플이다.

최근에 교회에 온 필리핀인 로저(남, 25세)와 말론(남, 29세)도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고 있다. 찬양을 좋아하는 로저는 몇 개월 동안 월급을 조금씩 모아 기타를 사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주일에 동남아시아부를 방문하면 로저의 기타 소리에 맞춰 필리핀 청년들이 함께 찬양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직 더듬더듬 기타 코드를 짚지만 로저가 기타를 열심히 배워 같이 찬양하고 인도도 하길 기대한다.

작년 7월 한국에 온 말론은 주일 새벽까지 야간 근무를 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며 은혜 받아 피곤을 무릅쓰고 예배를 드리러 온다. “회개할 때와 동남아시아부에서 친교를 나누는 시간에 참 마음이 평안하다. 향수병도 심했는데, 교회 직분자들이 잘 섬겨 주어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며 하나님 은혜가 자기를 붙들고 있음을 고백한다. 말론은 필리핀 사람들끼리 모이는 교회가 있어 거기에 오라고 자주 권유받지만 “한국 사람들이 좋다. 영적으로 은혜 받는다”며 연세중앙교회로 매주 예배를 드리러 오고 있다.

선교를 꿈꾸며
동남아시아부는 현재 필리핀,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과 이들을 섬기는 이까지 16명이 한 팀을 이뤄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고 있다. 정성원 부장은 “한 해 동안 필리핀과 스리랑카 현지인을 전도하고 다문화 가정을 섬길 예정이다. 지금 나오는 필리핀 청년들을 통해 관계전도를 하고, 날씨가 풀리면 노방에서 더 활발히 전도할 계획”이라며 부흥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외국인은 주일에도 일터에 나가거나, 교회에 와도 피곤에 젖어 예배와 모임이 수월하지 않다. 업무량이 많아 심방도 약속하기가 어렵고, 정말 하나님 은혜 아니면 이들이 교회에 정착하고 신앙생활 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 고비만 넘기면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 현지인 전도자로 크게 성장하기 때문에 직분자들이 이를 놓고 뜨겁게 중보하고 있다.

최근에 관리회원인 필리핀 청년들이 예배만 오면 머리가 아프다며 직장을 지방으로 옮길지도 모른다고 기도제목을 내놓았다. 말씀이 심령에 들어가고 예수를 믿으려 하니 마귀가 공격하는 강도도 더 거세다. 이에 질세라 직분자들은 오직 기도로 영혼을 지켜서 한국에서 크게 쓰임받을 외국인 전도자로 세우려고 마음을 모은다. 하나님께서 소수의 사람을 택해서 수많은 이에게 복음을 전했듯 동남아시아부에서도 하나님이 크게 쓰시는 전도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3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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