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4-16 14:21:45 ]
전통 풍물 악기로 주님을 향한 찬양에 몰두하다 보니
얽히고설킨 문제가 한방에 ‘뻥’ 뚫리는 은혜 체험해
“둥둥둥” 북소리가 깊은 울림으로 파문을 일으키면 “덩궁따” 장구에 닿는 채편이 흥겨운 가락을 만들고, 천둥같이 카랑카랑한 꽹과리 소리가 힘차게 치고 나간다. 단순히 흥에 겨운 고갯짓으로 악기를 난타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께 받은 은혜가 담겨 있어 징 소리의 긴 여운을 타고 감사가 흐른다.
<사진설명> 연세중앙교회 국악찬양팀 ‘예얼’단원들.
국악팀 ‘예얼’은 예수 정신이라는 뜻으로 조직돼, 풍물 악기로 신 나게 복음을 전한다. 가사나 음률로는 복음을 풀어내지 못하지만, 북을 두드리며 흥겨운 춤사위로 하나님 사랑을 표현하는 이들을 만나 보았다.
국악팀이 만들어지기까지
우리 교인이라면 교회설립 22주년 때 ‘퓨전 사물놀이’를 대대적으로 공연하여 하나님께 영광 돌린 일을 기억할 것이다. 그 후 3년이 지난 2011년 가을께, 윤석전 담임목사의 권유로 하나님께 풍물 연주로 영광 돌릴 사람들이 모여 국악팀 ‘예얼’이 결성되었다. 2012년 설립 26주년 기념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27주년 행사까지 ‘예얼’ 팀이 국악과 난타를 선보였고, 총동원주일이나 한마음잔치 등 교회에서 진행하는 굵직한 행사에도 연이어 연주했다.
지난 두 해 동안 ‘예얼’ 리더로 연주에 참여해 온 강성미 팀장(장구, 73여전도회)은 하나님께서 받으시도록 연주할 수 있었던 것은 기도의 힘이라고 말했다.
“공연 시간을 소화하려면 정말 많은 연습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예얼 팀 15명 중 대부분이 직장인이고, 여전도회도 7명이나 돼서 직장과 가사 일을 병행해야 하니 힘들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기도로 이겼습니다. 남편이 협조하지 않아 26주년 행사 때 연주하지 못한 이가 이번 27주년 연주에 함께하기도 했고, 자녀가 중이염이나 감기로 열이 펄펄 날 때 기도해서 낫는 경험도 했어요.”
강성미 팀장이 친근하게 팀원을 이끌어 왔다면, 전문적인 풍물 연주 지도와 행사 전반 기획은 김성회 형제(경기지방관현악단)가 맡았다. 관현악과 타악을 전공한 김성회 형제는 예얼 팀과 만나 선 반, 앉은반 등 풍물 연주를 기획해 올려 드렸고, 올해 설립기념 행사에서는 난타와 사물놀이를 결합해 악기별로 특징이 잘 드러나게 기획했다.
피나는 연습으로
예얼 팀은 본무대에 올라가면 흥겹게 놀듯 연주를 풀어내는데, 그러한 모습 뒤에는 피나는 연습이 뒤따른다. 보통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쯤 모여 자정까지 연습하고, 공연을 앞두고는 더 일찍 모여 연습에 몰입한다.
그리고 풍물 연주는 다른 공연과 달리 소리가 우렁차서 자칫 교회 주변까지 소음이 날까 우려해 교회 지하주차장 옆에 있는 공간에서 연습한다. 한겨울에 제대로 난방이 안 될 때는 따라온 아이들이 콧물을 훌쩍거리지만, 팀원들끼리 사랑으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연습 공간을 훈훈한 정으로 데운다.
예얼 팀 막내 정미영 자매(장구, 풍청18부)도 연습시간마다 팀원에게 즐거움을 주는 데 한몫한다. 정미영 자매는 풍물 실력 면에서 막내티가 나지만, 하나님 앞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북소리를 남보다 세 배나 크게 낼 정도로 씩씩하다.
“팀원 누구나 그렇듯이 열심히 연습하다 보면 북채에 피가 묻기도 해요. 물집으로 군살이 잡히고 때로 살갗이 찢어지니 손에 일회용 밴드가 떨어질 때가 없어요. 이 정도 아픈 것도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데 예수님은 모진 채찍에 맞으셨으니 얼마나 아프셨을까 생각하면 항상 은혜를 받습니다.”
예얼 팀이 두 해를 넘기는 동안 여러 차례 제법 큰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기도가 뒷받침되었고, 그와 더불어 연습과 공연 때에 하나님께서 풍성한 은혜를 부어 주셨기 때문이었다.
고인자 팀원(북, 요셉부 교사)은 인천에서 왕복 3시간이 걸려 교회에 오가면서도 주님이 자신을 써 주셨다는 희열과 감사가 누구보다 크다. 그런데 연습 초반에는 마음먹은 대로 연주가 되지 않아 사실 걱정도 많이 했다.
“장구를 치는데 궁채와 채편을 양손에 들고 동시에 치려니 어찌나 서툴던지. 거기에 ‘오금질’이라 해서 리듬감 있게 몸을 흔들어야 하는데 온몸이 뻣뻣하기만 한 제가 하나님께 연주로 영광 돌릴 수 있었던 것은 주님께서 전적으로 지혜 주시고 힘 주셨기 때문입니다.”
장은주 팀원(북, 74여전도회)도 섬유근통으로 온몸에 통증이 있었지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연주를 사모하며 참석해 영광을 올려 드렸다. 둘째 아이를 낳고 산후풍과 신경 근육에 연이은 통증으로 한두 시간마다 잠을 깨고, 자고 일어나면 야구방망이로 맞은 것처럼 고통이 심했다. 물리치료도 받고 침도 맞아가며 준비한 공연 당일에도 구역 식구가 기도로 밀어주지 않았다면 공연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그렇게 아프던 증상이 사라져서 가뿐히 뛰어다니며 풍물 연주를 했다.
“예얼 팀에서 활동한 지난 1년 7개월간, 받은 은혜가 무척 많아요. 섬유근통이 우울증을 동반해서 울기도 많이 했지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는 것 하나 붙들고 여기까지 왔어요. 그리고 둘째 아이의 귀가 선천적 기형이라 청력을 잃을 뻔했는데 충성하면서 하나님께서 치유해 주셨어요. 악기로 하나님을 찬양하니 감사할 거리가 쏟아집니다.”
김정수 팀원(북, 74여전도회)도 둘째 아이가 아토피가 심해서 항상 잘 때 몸을 긁어 온몸에 피딱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그런데 예얼 팀에서 연주하고 기도하는 동안 아이가 나았고, 남편 직장도 원주에서 서울로 옮겨졌다.
김정수 팀원은 “은주 언니가 ‘주님 일하면 다 열려, 다 열려!’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그대로 이루어져 지금은 교회에서 온종일 연습하며 지낼 정도로 기도하고 연주하는 즐거움에 산다”고 받은 은혜를 고백한다.
문미화 팀원(북, 분장실) 역시 예수 피를 뜨겁게 체험한 후 ‘나도 뭔가 배워 놨으면 하나님께 쓰임받을 수 있었겠는데’ 하며 아쉬워하던 중에 예얼 팀에 들어왔다. 그리고 연습하는 도중, 부족한 자를 사용해 주신 하나님께 감동하여 남몰래 감사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통악기로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
김시온 팀원(징, 요셉부 교사)은 강릉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단오제 풍물 대회에 참석하려고 연습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무당들이 굿하는 자리였어요. 이상하게 연습하기가 싫어서 흐지부지하다 보니 대회에 빠지게 됐답니다. 당시에는 대회 못 나간 것을 원망했는데 하나님이 죄짓는 자리에 가지 않도록 지켜 주신 거지요. 그리고 예얼 팀에 들어와 풍물로 속 시원하게 찬양하면서 영적으로 쾌활해져 감사하답니다.”
강성미 팀장은 “우리가 ‘덩’을 치고 ‘따’를 칠 때 듣는 사람들에게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과 받은 은혜가 그대로 흘러가게 해 달라고 기도해요. 사물 연주는 소리가 커지고 작아지고, 빨라지고 느려지며 흥을 전달할 뿐 복음을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 없기에, 연주하는 우리 모습으로 은혜가 그대로 흘러가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합니다”라고 고백한다.
그 때문인가. 예얼 팀 연주에는 영적인 힘이 가득 넘친다. 예얼 팀은 오는 5월 한마음잔치 때 교회 앞마당에서 펼칠 흥겨운 연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교회 행사를 넘어서 경로당이나 양로원 전도, 그리고 해외 집회까지 비전을 품고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우리네 전통악기로 승화하는 예얼 팀의 무궁무진한 활동을 기대한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3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