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6-18 09:53:51 ]
세종문화회관 들썩이게 만든 국악풍 찬양 ‘은혜일세’율동팀
3년 전부터 매년 초등 1~2학년생으로 팀 꾸려… 완성도 높아
지난 5월, 연세중앙교회 요셉부(초등1~2학년) 워십반이 ‘CTS 어린이합창제’에 특별 출연했다. 우리 교회 유나이티드 글로리아 어린이 합창단을 비롯해 여의도순복음교회, CTS 소년소녀합창단 같은 유명한 합창단 10여 개가 찬양을 마친 후, 마지막 순서로 요셉부 워십반 아이들이 등장했다.
앙증맞은 족두리와 분홍 저고리를 입은 아이들이 까치발로 등장하자 관객들은 깜짝 놀랐다. 곧이어 국악풍의 ‘은혜일세’ 찬양에 맞춰 아이들이 덩실덩실 흥겨운 춤사위와 깜찍한 동작을 할 때마다 관객들은 아이들이 귀여워서 자지러졌다. 3분 남짓한 공연이 아쉬운 듯 아이들이 총총거리며 퇴장하자 긴 여운이 남는 환호와 박수갈채가 뒤따랐다.
“선생님,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셨나 봐요.”
어린 나이에도 관객들 함성을 듣자 하나님께서 하셨다며 끝까지 주님을 겨냥해 감사를 올려드렸다. 공연을 마치고 대기실로 들어오는 아이들을 맞이 하는 교사들도 지난 반 년간 연습에 잘 따라 준 제자들이 기특해 끌어안았다. 주님께서 함께하신 6개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가르칠 때만큼은 단호하게
<사진 설명> 워십반 교사들. 왼쪽부터 심예인, 윤영지, 김현진 교사
유년부 율동팀은 3년 전부터 교회 대내외 주요행사에서 워십을 선보였다. 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에서도 눈길을 끌었고, 교회 내 달란트 잔치나 절기 행사에도 항상 참가하며, 군부대 집회에서도 장병들에게 일명 ‘아빠 미소’를 머금게 할 만큼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올해는 요셉부 내에 워십반이 새로 생겨서 큰 무대 공연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게 활발히 연습했다. 지난해 말부터 윤영지 교사가 워십할 아이들을 맡아 율동 지도와 섬김을 동시에 해냈다. 이전까지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각 반 아이들을 일일이 모아 팀을 꾸렸다면 올해는 요셉부 내에 워십반이 만들어져 아이들을 더 세심히 돌볼 수 있게 되었다.
8,9세 아이 16명을 율동을 가르쳐 공연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손이 많이 간다. 윤영지 교사는 연습마다 또렷한 목소리로 “발끝, 손끝, 입 끝 올려야지!” 하며 강조한다. 까치발로 팔 동작도 크게 하면서 미소도 잊지 말라는 교사의 외침에 아이들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아이 십여 명이 떠들기 시작하면 금세 왁자지껄해지기 때문에 집중력을 유지하며 한 동작 한 동작을 몸에 배게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단호해진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여간 미안하지 않아요. 동작이 안 될 때는 몇 번이고 반복하는데, 공연 날짜가 다가올수록 연습량이 대폭 늘어나요. 그래도 연습이 끝나면 언제 지쳤느냐는 듯 ‘선생님’ 하면서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을 보며 제가 더 힘이 나지요.” (윤영지 교사)
연습 때는 엄하지만 평소 윤영지 교사는 아이들이 서로 껴안으려 할 만큼 아이들을 사랑한다. 말 한마디에도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진하게 묻어난다.
특히 올해는 워십반을 맡아 아이들 신앙생활까지 돌보게 되자,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담당 교사로서 깊숙이 이해해 중보하고 연습할 때도 사랑으로 지도한다.
덕분에 아이들이 그 사랑에 먼저 반응한다. 자신이 미워서 선생님이 큰소리를 낸다고 오해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선생님 마음을 먼저 헤아려 연습에 마음을 쏟는다. 교사와 아이들 간 사랑이 공연을 준비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된다.
아이들에게 교육적 효과가 커
<사진 설명> 요셉부 워십반 아이들.
CTS 합창제 공연을 앞두고 지난 두 달간 요셉부 워십반은 매일 오후 5시~9시까지 연습 시간을 두 배로 늘려 율동을 맞췄다. 담당 교사뿐만 아니라 옆에서 돕는 김현진, 심예인 교사도 개인 생활을 모두 반납했는데, 하나님께 내려놓은 시간과 노력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은혜가 임했다.
가장 먼저 아이들 인성이 유순해지고 올곧게 성장했다.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바로 교회에 와서 연습 일과를 시작한다. 최소 30분 이상은 기도하고 연습하다 보면 왈가닥인 아이들도 집중하는 습관이 들고 나중에는 예배드리는 모습까지 차분해졌다.
연습 중에도 옆 친구와 간격을 유지하고 동선이 엉키지 않게 호흡을 맞추며 공동체 정신이 생긴다. 아이들이 기도와 율동으로 은혜 받다 보니 연습하는 시간도 남다르게 사모해서 싫증 내는 일 없이 교사들이 주는 가르침을 쏙쏙 빨아들였다.
“아이들이 워십을 사모하는 마음이 기도에서 드러나요. 자기가 못 하는 동작을 하나님께 도와 달라고 일일이 기도하는데 기도 응답으로 일취월장 발전해요. 꽂받침 동작도 한 아이가 얼굴을 가렸다가 배시시 웃는 모습이 예뻐서 추가했어요. 이처럼 하나님이 아이들을 통해 아이디어도 주시고 이끌어 가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김현진 교사)
워십반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큰 무대에 한번 서 보니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워십반은 세종문화회관에 가기 전, 전 성도가 보는 앞에서 ‘은혜일세’ 율동을 두 차례 선보였다. 또 행사 당일에는 음악을 전공한 이들도 서 보기 어려운 세종문화회관에서 율동하며 생각도 마음도 한 뼘씩 자랐다.
윤영지 교사는 “공연을 마치고 아이들이 들어오는데 평소처럼 들뜨기보다 겸손한 모습이었어요. 평소 ‘찬양하는 자는 절대 교만하면 안 된다’라고 가르쳤는데, 큰 무대를 경험한 아이들이 어느덧 성장해 있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크게 감사했답니다”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겸손히 준비할 터
워십반 교사들은 전문적으로 무용이나 율동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하나님께서 지혜 주시고 힘 주셔서 아이들을 지도했다고 고백한다. 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마치고 “다음해에도 꼭 와 달라”는 사회자 말처럼 관객과 율동한 아이들 모두가 은혜를 받았다.
또 아이들에게는 나중에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어도 새록새록 떠올릴 귀한 추억이 마음에 채워졌다. 심예인 교사는 자신도 어렸을 때 하나님께 워십을 올려 드린 기억이 난다며 “어찌 보면 저희가 워십 대선배네요” 하고 애틋한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마음을 쏟는다.
심예인 교사는 “나이가 차니까 하나님께 율동으로 찬양할 기회가 줄어들어 아쉽다. 어릴 때 찍어놓은 워십 영상을 보며 울기도 했는데,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통해 워십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아이들에게 더 마음을 쏟게 된다고 말한다.
워십반은 ‘은혜일세’ 율동이 교회 대내외로 큰 호응을 얻어 꾸준히 연습할 계획에 있다. 앞으로는 새로운 작품들을 꾸려서 율동곡도 좀 더 여러 가지로 준비해 놓으려 한다.
윤영지 교사는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니 교사와 학생 모두 자칫 교만할까 염려돼요. 겸손히 준비해 다음 작품도 은혜스럽게 완성해서 오직 주님께만 영광 올려 드리는 워십반이 되길 기도한다”며 바람을 말한다.
하얀 도화지 같이 순수한 아이들을 영육간에 가르쳐 율동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교사들에게서 어린아이를 섬기라고 말씀하신 주님 사랑이 느껴진다. 앞으로도 앙증맞은 동작으로 하나님은 물론 성도의 눈과 마음에 은혜를 수놓을 워십반을 기대한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4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