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남북한 하나 되어 선교통일 준비하는 곳

등록날짜 [ 2013-09-11 09:17:33 ]

탈북인을 참그리스도인으로 이끌어 주는 섬김의 장
통일되면 실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선교사 될 터


사진설명=북한선교국 전체 임원단. 앞줄 왼쪽에서 둘째가 오애숙 목사.  /사진 강문구

“북한 분들은 쉽게 기진맥진하는 저희와 달라요. 노인들도 어디서 기운이 솟는지 뛰고 달리는 구기 종목을 세 시간이나 해도 지치지 않으세요.” (조윤영 총무)

올해 북한선교국 총무를 처음 맡은 조윤영 집사는 지난 3월에 1박 2일간 흰돌산수양관에서 진행한 영성수련회에서 탈북인들과 교제하며 막연하게만 알던 북한을 온몸으로 실감 나게 만났다.

“북한 분들은 담백하고 열정적이더라고요. 그때 북한 손맛이 듬뿍 밴 음식도 맛보고, 그들과 함께 뛰고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됐어요.” (조윤영 총무)

오직 말씀에 생명이 있기에
2011년에 세워진 북한선교국의 전신은 새터민선교회다. 새터민선교회 당시 오애숙 목사가 담당 교역자를 맡고 탈북인 성도와 섬김이들 네댓 명이 모여 북한을 향한 선교를 시작했다. 만 3년이 지난 지금 목양센터 뒤편에 있는 북한선교국 건물을 방문하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교회에 출석하는 탈북인 성도만 100여 명. 예수에 갈급해 순수하게 교회를 찾는 이들이 하나님께 예배하며 교제를 나눈다.

최근 북한선교국은 탈북인을 돕던 지원금을 없앴다. 섬김이 개인이 돕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로지 하나님 말씀으로만 섬기기로 했다. 처음 교회에서 지원금을 줄 때는 탈북인 200명 정도가 출석했다. 물질로 도우니 교회에는 많이 오나, 정작 생명의 말씀을 사모하는 모습은 드물었다. 예배에 와도 집중을 못 하고, 더 좋은 조건으로 섬겨 주는 교회로 이동하는 비율도 높았다. 더는 안 되겠다 싶어, 북한선교국은 예배에 참석하는 수가 줄지라도 알곡 성도로 세우고자 지원보다는 예수 생명을 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사상과 이념 속에 살아온 탈북자들은 살아 계신 하나님 말씀으로만 변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말씀 위에 바로 서게 하려고 성경대학을 시작했습니다.”(오애숙 목사)

북한선교국은 매주 토요일 오후 성경대학을 운영한다. 두 시간씩 진행하는 성경대학에는 탈북자 20여 명이 참석하여 성경 말씀을 읽고 듣고 알아 가며 믿음이 견고해진다. 지난 5월 맥추감사절 성경암송대회에서 두 명(박혜영, 이신애)이나 수상할 정도로 하나님 말씀을 들으며 심령이 날로 새로워진다. 또 1년에 두 차례 영성수련회를 열어 성령을 체험하고 영적인 신앙생활로 거듭날 기회를 마련하니 점점 참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한다.

섬김이들의 활동 한창
북한선교국에서 탈북인들을 섬기려면 기도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살아온 환경이 달라서 문화도 생각도 천차만별인 이들을 섬기려면 먼저 자신이 예수 심정으로 가득해야 한다.

박덕일 집사는 북한선교국에서 3년간 차량실장으로 충성한 경험으로 “탈북인을 이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에게 속고 체제에 매여 살다 보니 신앙생활로 하나님께 구속받는 일도 싫어하고 자기를 보호하려고 해요. 말씀이 들어가고 믿음 안에서 세우려면 남한 사람보다 몇 배나 기도하며 마음을 쏟아 섬겨야 합니다. 고착한 사상은 수년이 지나도 쉽게 바뀌지 않아요. 그래서 항상 새신자 대하듯 따뜻한 사랑과 더 많은 관심으로 섬겨야 합니다.” (박덕일 집사)

섬김이들은 “정말 주님처럼 섬겨야 할 대상이 탈북민”이라고 여기며 말과 행동 하나도 조심한다. 식사를 담당하는 장미옥 집사(충성실) 역시 북한에 관한 지식이 없어 당황했던 일을 전한다.

“절기 때면 교회에서 불고기용 고기를 전 기관에 나눠 주어 함께 음식을 해 먹어요. 당시는 북한 분들 입맛을 몰라 불고기 요리를 했죠. 그런데 북한은 고기가 귀해서 대개 국으로 끓여 먹는데, 그 습관 탓에 불고기는 입에 안 대시더라고요. 죄송한 마음에 그때부터 북한 음식을 공부했습니다. 싱겁게 먹는 북한 분들 입맛에 맞추려고 저도 입맛을 많이 바꿨어요.”

북한선교국 섬김이들은 매일 밤 탈북인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 가며 기도한다. 예수 심정으로 섬긴 사랑이 이들 메마른 마음에도 와 닿았는지 탈북인 회원들은 “남한에서 사는 삶이 고달프고 이해가 안 갈 때도 있는데 직분자들이 중보해 주고 설명해 줘서 일어나곤 한다”고 고백해 섬길 맛이 나게 한다.

통일되면 북한에 선교사로
북한선교국은 올해 북한 출신 회원을 구역장으로 세웠다.

지영옥 구역장(가명)은 중국에서 9년간 신앙생활 할 때 “한국에 보내 주시면 주님 일 할게요”라고 기도했다. 그후 우리 교회에 와서 신앙생활 하는 3년 동안 가족 문제, 보금자리 문제 등 어려움을 기도로 해결했다.

“기도하면 응답하신다는 체험을 많이 하니 전도할 때도 기도하게 돼요. 탈북인 한 사람을 전도하겠다고 정하면 보름 동안 기도하고 심방 가요. 그러면 그 사람은 반드시 교회에 나와요.”

이신애 구역장(가명)은 하나원 동기가 전도해 연세중앙교회에 왔다. 목사님 말씀을 들어보니 자신이 꼭 지옥 갈 처지여서 “아이쿠” 하며 교회에 다니기로 했다. 이후 성령을 받고 지옥도 체험하며 겸손히 충성한다.

“저를 두고 기도해 주는 믿음의 조상이 없으니 우리 선교국 직분자들 기도가 소중해요. 이제는 제가 예수를 믿으니 두 아이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예수를 줄 수 있어서 감사해요. 최근 열한 살인 딸이 ‘엄마, 새터민이 뭐야?’ 하고 묻는데 아이들이 지닐 정체성을 두고 고민했어요. 그런데 성령께서 ‘아이들 정체성은 하나님 자녀다. 북한 땅에 학교도 세우고 복음 전할 하나님 자녀로 키우라’는 감동을 주셔서 감사했답니다.”

주은사 전도실장(가명)도 탈북인 출신이라 누구보다 탈북인 심정을 잘 알고 섬긴다. 탈북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모습을 항상 옆에서 지켜보고 기도하는 터라 북한선교국과 우리 교회가 감당할 일이 많다고 당부한다.

“힘들게 살아오고 상처도 많이 받아서 따뜻하게 대하는 인간적인 점에 끌려서 교회에 와요. 그런데 믿음이 생기려 하면 경제적인 벽에 부딪힙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고달파 하는 바를 중점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북한선교국을 끌어가는 일은 하나님이 하신다. 오랜 시간 마귀가 지배하는 주체사상에 찌들어 귀가 닫히고 마음이 닫힌 이들에게 예수를 전하려면 정말 기도밖에 답이 없다.

오애숙 목사는 “북한 문이 열렸을 때 전도는 탈북인이 감당해야 합니다. 탈북인이 한 사람이라도 더 예수를 만나 선교사로 세워지는 것이 북한선교국이 하나님 안에서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예수로 거듭난 탈북인들이 차후 북한에 들어가 전도할 수 있게 예수 안에서 성장하는 이 시간이 매우 귀하다. 북한선교국에 더 많은 관심과 기도가 필요한 이유다. 

오정현 기자 사진 강문구

위 글은 교회신문 <35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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