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12-02 12:59:41 ]
밤이나 낮이나 직장에서나 생활에서 언제나 복음 전해
주님 뜻을 품은 이들이 한마음으로 한 해 동안 달려와
36남전도회 회원들. 앞줄 가운데가 조헌 회장.
바쁜 일상 속에서 틈틈이 시간을 모아 전도의 불꽃을 쏘아 올리는 36남전도회(회장 조헌). 퇴근 후 1시간이라는 짧은 전도 시간이지만 그 전도 불꽃의 잔상은 선명히 남아 있다. 그들의 강렬한 전도 이야기, 지금 한번 들어 보자.
노방전도의 어려움
올해 처음 남전도회 기관장을 맡은 조헌 회장은 2014 회계연도를 시작하던 지난해 12월 추운 겨울을 회상했다.
“남전도회 개편 후 36남전도회 직분자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때 첫 느낌에 ‘이분들은 하나님께서 전도하라고 보내 주신 사람들이구나’ 하는 감이 왔지요. 그래서 올해 36남전도회는 다른 활동보다 전도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전도 사명을 가진 이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신 뜻을 좇아 무엇보다 노방전도에 힘을 쏟았다.
연세중앙교회 저녁기도회(저녁 7시 30분~9시 30분)가 끝나면 박준규 전도부장이 보낸 메시지가 36남전도회원들의 핸드폰을 울린다.
“오늘 하루 편안히 잘 지내셨어요? 쌀쌀한 날씨지만 오늘도 예수 보혈에 힘입어 저녁 기도 모임 후 9시 40분에 모여 전도 합시다.”
따스한 문자 메시지에 힘입어 36남전도회원들은 전도 장소로 당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36남전도회는 저녁기도회 후 9~11명이 모여 매주 화.목요일 밤 10시부터 11시까지 온수역, 오류동 공원, 개봉동 푸르지오아파트 앞에서 노방전도를 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주일에는 예배 후 점심식사를 마치고 신정동 신트리공원에서 전도를 한다.
“또 전도하러 나가?”
아내들이 장난으로 볼멘소리를 할 정도지만, 36남전도회는 올해 기관 표어인 ‘전투 전도’에 여념이 없다. 전도를 최우선순위로 두고 그대로 행하지만 노방전도가 쉬울 리 없을 터. 상냥히 말을 건네도 낯선 전도자의 말에 선뜻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은 참 드물다.
초기에는 온수역에서 전도했다. 하지만 역 앞은 퇴근하여 빨리 집에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바쁜 마음까지 더해 발길을 붙잡기가 무척 어려웠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기도한 결과, 전도 장소를 아파트 단지와 공원으로 확장했다.
노방전도 하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긴다. 살갑게 복음을 전한 것뿐인데 갑자기 되돌아 와 “그렇게 전도하지 마라”며 쏘아붙이는 사람, 교회에 오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잘못된 연락처를 가르쳐 주는 사람 등등. 한번은 이단을 만난 경우도 있다.
한 달 전, 류현 회계가 신트리공원에서 전도하고 있을 때 40대 중반 아저씨가 다가와 호기심을 보였다. 연락처를 주고받고 언제쯤 만날지 시간을 조율하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식사 한 번 하자며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보통은 전도자가 먼저 다가가기 마련인데 이 아저씨는 빨리 만나자며 약속 잡기에 급급했다. 그때부터 의심이 들었다. ‘혹시 이단이 아닐까?’ 아니나 다를까. 알고 보니 ‘신천지’였다. 우리 교회에서 진행하는 ‘신천지 교육’에서 신천지 분간법을 배운 것이 이때 큰 도움이 됐다.
사람들 반응은 여전히 냉랭한데 이단이 먼저 다가오니 전도가 만만치 않은 것을 몸소 체험한 36남전도회는 이런 상황에서 효과적인 전도를 하고자 상황 연출극을 하며 전도 훈련을 했다.
강서 서기는 유아유치부에서 8년간 교사생활을 한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도 시뮬레이션을 짰다.
문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우리가 어떻게 태어났지?”라고 질문을 던지면 아이들은 “부모님이 낳아 주셔서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질문을 또 던진다. “부모님은 어떻게 태어나셨지?” 이렇게 족보를 쭉 올라가다 보면 천지창조하신 하나님과 아담과 하와 이야기를 자연스레 꺼내면서 복음을 전하게 된다.
이단이 몰래 다가오거나 40대 아주머니가 길가에 가만히 서 있는 모습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또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며 효과적인 복음을 전달할 수 있게 전도 연습을 한다.
노방전도 나가기 힘든 여건 속 전도 열정
36남전도회원들 모두 바쁜 일상을 살아간다. 그래도 그 삶 속에서 전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박재경 부서기는 새벽 5시에 집에서 출발해 밤 10시가 돼서야 돌아온다. 바쁜 직장 일로 노방전도를 나가기 어렵다. 밤 10~11시에 하는 노방전도에 참여하고자 해도 전도 중간에 겨우 투입된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직장에서 전도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아내가 많이 도와줘요. 주일에 직원들을 초청해 함께 예배드린 후 집에서 점심식사를 대접합니다. 그렇게 직장 동료 3명이 교회에 다녀갔어요. 아직 뚜렷한 열매는 없지만 계속 노력하다 보면 정착하리라 믿습니다.”
지하철 기관사인 조성철 섬김부장은 주일에 근무하기도 해 주일예배에 초청자들을 데려오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36남전도회 자체 전도주일을 맞이하여 전도하고자 했더니 하나님께서 그 중심을 기쁘게 보셨는지 열매를 붙여 주셨다.
지난 2월, 지하철이 종점 청량리역에 도착했는데도 중학생 2명이 내리지 않았다. 학생들은 지하철을 구석구석 사진 찍고 있었다. “너희들 안 내리고 뭐하니?”라고 말을 건네자 “지하철 구경 좀 하려고요”라고 대답했다. 순간 이 학생들을 전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지하철을 좋아하는 것 같아 여기저기 구경도 시켜 주고, 철도 그림이 잔뜩 있는 달력도 선물했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 주일에 교회에 한번 오라 했더니 흔쾌히 승낙해 지금은 그 아이들이 중등부 신입반을 거쳐 정회원이 돼 교회에 잘 다니고 있다.
박종대 집사는 새벽 출근에 늦은 밤 퇴근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얼마 전부터 프리랜서로 일한다. 때마침 업무로 알게 된 사람이 다니던 교회가 이전했다며 새로 다닐 교회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무작정 우리 교회에 오라고 하기보다는 먼저 인터넷으로 설교 말씀을 들어본 다음 괜찮은지 결정하라고 했다. 그 사람은 인터넷으로 설교 말씀을 듣더니 은혜 받아 “여기는 참 좋은 교회 같다”며 올 1월 청년회에 등록해 지금껏 신앙생활 잘 하고 있다.
전도는 일상
류현 회계가 올 한 해 전도하는 36남전도회를 만난 소감을 말했다.
“전도는 하루 일과라고 생각합니다. 전도로 하루를 마쳤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기관 배정을 앞두고 ‘전도하는 남전도회’를 두고 기도했습니다. 올해 36남전도회를 만나 하루를 전도로 마감하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해요.”
박준규 전도부장도 뜻을 더했다.
“전도를 가장 열심히 하는 남전도회, 하나님께 물질을 가장 감사히 드리는 남전도회를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는데 36남전도회를 만났습니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하나님께서 이들을 한자리에 모으신 이유가 뚜렷했다. 전도하고자 하는 그 마음. 주님 뜻을 품은 회심지우(會心之友-마음이 맞아 의기가 통하는 벗)들이 주님과 언제나 함께하기를 소망한다.
/ 손미애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1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