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10-26 13:04:57 ]
사랑에 갈급한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을 실천해
하나같이 퍼 주고 또 퍼 주는 사랑에 믿음의 터 견고히 서
<사진설명> 제41여전도회원들. 앞줄 왼쪽에서 넷째가 김경숙 회장.
주로 50대 초반 직장인들로 구성된 제41여전도회. 가정은 따스하게, 직장은 성실하게, 신앙생활은 충실하게 감당하고 싶은 회원들에게 41여전도회는 주의 사랑이 깃든, 평온한 둥지 같은 곳이다. 그들은 41여전도회에서 ‘주님처럼 섬기겠습니다’는 말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았다고 한다. 주님의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41여전도회의 모습을 들여다보자.
지방에서 매주 사모함으로 예배 참석해
41여전도회에는 멀리서 오는 회원이 많다. 경기도 일산, 안성부터 충남 천안, 경북 대구, 그리고 저 밑 전남 나주까지 거의 전국구 수준이다.
하숙자 회원은 남편 직장을 따라 전남 나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됐다. 인터넷으로 윤석전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을 들으며 은혜를 받자 서울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했다.
“매주 금요일 회사 차로 올라와서 주일 예배까지 드리고 내려가요.”
하 회원은 연세중앙교회에 와서야 하나님을 만난 기쁨을 맛보았다고 고백한다.
초신자인 조인숙 회원은 대구에서 온다. 조 회원은 “사회생활 속에서 ‘섬김’은 그냥 내가 불편하지 않으려고 하는 정도인데, 이곳에선 나를 마치 아기처럼 챙겨 준다. 친어머니에게도 이렇게까지 돌봄을 받아 보지 못했다”며 “41여전도회에 배속한 후, 넉넉한 인심으로 밥을 많이 먹여서 살이 많이 쪘다”고 웃음을 터뜨린다.
경기도 안성이 집인 명기순 회원은 3년 전에 등록한 후 여동생이 속한 기관에 있었다. 하지만 올해 홀로 떨어져 낯가림도 있는지라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41여전도회에서 세심한 섬김을 받자 “말이 앞서지 않고 행함으로 섬겨주는 모습에 서먹함, 걱정도 사라지고 오늘까지 받기만 한다”며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런가 하면 김주명 회원은 지난해 하계성회 중에 와서 은혜받고 막내딸의 희귀성 난치병(베체트병) 치료와 예배를 위해 두 달이 넘도록 천안에서 서울 교회까지 매일 왔다. 그때 기도로 딸이 완치됐다.
멀리서 오는 이들은 기도에 목마르다. 매 주일 오후 2시 연합여전도회가 1시간 동안 인도하는 기도 모임은 회개와 한 주를 살아갈 힘을 얻는 귀한 시간이다.
사랑에 목마른 시대에
갈수록 사랑이 말라가는 세상, 신앙생활을 오래 했지만 커져 가는 공허함에 사랑을 찾아온 이들도 있다. 우리 교회 성도의 인도로 온 유경희 회원은 “그저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말 사랑받고 싶었어요”라며 눈물을 보인 유 회원은 41여전도회에는 사랑이 넘친다고 말한다.
“주님의 크신 사랑 앞에 미약하지만 조금이라도 섬기고 싶어요.”(김경숙 회장)
반찬을 담당하지 않은 이들도 매주 한두 가지씩 반찬을 해 오는 이유다. 함께 밥을 먹는 일은 어쩌면 타인과 가장 쉽게 친해지는 방법일 것이다. 주일 낮예배를 마친 후 점심시간, 비록 바닥에 주욱 펼쳐놓은 음식일망정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같이 먹는 밥은 정말 꿀맛이다. 대개가 주부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들이어선지 반찬마다 그 맛이 음식 장인들도 울고 갈 정도다. 몸을 생각한 웰빙 음식에 보기조차 아까운 예술 작품까지 정성과 사랑이 듬뿍 담겼다. 밥 한 숟가락, 반찬 한 젓가락 오갈 때마다 마음의 빗장도 스르르 풀리고 어느새 “하하호호” 칭찬과 더불어 고급 레시피까지 전파된다.
이어지는 커피 타임. 서로의 근황과 기도 제목을 나누고 새신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꽃이 한창 피어난다. 그제야 헐레벌떡 김경숙 회장이 들어와 늦은 점심을 먹는다. 개인 사정으로 기관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배웅하고 오는 길이다. 손 한 번 잡아 주고 초콜릿, 과자를 비롯한 소소한 간식을 건네는 손길에 가는 이들의 마음은 훈훈하다.
한 3년 정도 한솥밥을 먹으면 눈빛만 봐도 속내를 알 수 있을까. 밥그릇의 힘인지 그들은 서로를 잘 안다. 새로 기관에 온 식구를 회장만 아는 것이 아니라 전 회원이 하나같이 관심을 쏟고 앞다투어 섬긴다. 어떤 이는 맛난 음식으로, 어떤 이는 묵묵히 설거지를 하며, 어떤 이는 쉼 없는 중보기도로. 그뿐이 아니다. 누구는 사진을 편집하는 재주가 뛰어나 이벤트 담당이고, 누구는 내면의 따뜻함과 말 한마디로 능히 회원들을 섬겨 세련된 외모가 주는 거리감을 날려 버리고, 누구는 차량을 제공하고, 누구는 어려운 중에도 짬을 내 전도하고, 누구는 은밀히 어려운 식구를 챙긴다. 이렇게 잘 조직된 기관이라면 누가 와도 정착하지 않을 수 없겠다.
김경숙 회장이 말한다.
“새신자가 새신자를 섬겨요. 섬김받은 이가 또 뒤에 오는 새신자를 섬기고요.”
강단의 메시지를 정확히 알고 그대로 행하려고 노력하는 회원들. 그들을 보며 예수 믿은 지 얼마 안 된 새신자들도 ‘섬김’의 의미를 새롭게 새기며 따라 하게 된단다.
몸소 보여 주는 섬김에 마음 움직여
최은희 회원은 41여전도회 식구들과 5년을 함께해 왔다. 한동안 교회에 발길을 끊었지만. 한결같이 사랑으로 섬겨 주는 사랑에 녹아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어느 추운 겨울밤, 이사한 지 얼마 안 돼 우편물을 찾으러 전에 살던 집에 들렀는데 경비아저씨가 누가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란다. 회장과 총무가 심방을 왔던 것.
“교회에 잘 나가지 않던 때였는데 잊지 않고, 그것도 추운 겨울밤에 찾아와 준 것이 정말 고맙더라고요.”
지금은 그 사랑이 무척 고맙고 언니처럼 가족처럼 챙겨 주는 세심함에 든든한 지체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의료사고로 뇌종양 수술 후 사지가 마비돼 재활치료 중인 남편을 수발하며 함께 신앙생활 하는 원애란 회원은 “남편이 인지능력이 떨어져 혼자 둘 수가 없어 기관모임을 남전도회로 가지만 마음은 항상 이곳에 있다”며 가끔 와도 넉넉히 품어 줘 어색함이 없다고 한다.
41여전도회는 섬김의 초점을 새신자에게, 그리고 가장 연약한 지체에 맞추고 있다. 그 덕분에 올해 전도한 10명 중 3명이 41여전도회에, 나머지는 새가족실에 배속받아 정착했다. 난소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 왔다가 전도 받고 온 부부, 1년 동안 복음을 전해 듣다가 올해 총동원주일에 등록한 이, 그들은 하나같이 퍼 주고 또 퍼 주는 사랑에 조심스럽게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섬긴 이들은 자신이 뭘 해서가 아니라 각자가 살려고 왔기 때문에 낙오자가 없었다고 겸손히 말한다.
‘주님처럼 섬기겠습니다.’
이름표에 새긴 글을 말없이 서로에게 온몸으로 보이는 41여전도회원들. 우리를 그토록 사랑하시어 십자가에 매달려 죽기까지 하셨던 예수의 절절한 사랑이 그들의 말 대신 몸소 보여 주는 섬김에서 전율처럼 전해져 온다.
/정성남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5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