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7-04 13:18:41 ]
청년 시절 찬양선교단원 주축으로 장년이 돼서 뭉쳐
은혜받은 자로서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찬양할 것
<사진설명> 갈릴리 찬양단원들. 앞줄 맨 왼쪽이 이미현 실장.
서울시 구로구 궁동 연세중앙교회 예루살렘성전, 금요철야예배 막바지인 밤 11시경 30대 초중반 여전도회원 아홉 명이 은혜로운 하모니로 하나님께 마음껏 찬양한다. 풍성한 성량이 성전 가득 울린다.
경기도 광명시 천왕동에 있는 한 구치소. 여성 재소자 70여 명이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모여 있다. 예의 그 여전도회원들의 은혜로운 찬양에 재소자들은 어느새 마음 문을 활짝 연다. 예배당 여기저기서 마음을 찢는 흐느낌이 들린다.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군부대 내 은혜교회. 여전도회 누나(?)들이 이번엔 훈련에 지친 육군 장병들 눈높이에 맞춰 찬양한다. “무지개를 찾아다니시나요? 헛된 모든 꿈을 다 가지고 주님 발 앞에 모두 놓아요.” 나라를 지키려고 청춘을 헌신하는 20대 초반 군인들의 마음을 한껏 위로한다.
종횡무진 주님이 사용하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찬양하는 우리 교회 ‘갈릴리 찬양단’ 얘기다.
3년 전 자발적으로 모여
“갈릴리 호수가 이스라엘 전역에 물을 공급하듯, 주님이 사용하신다면 어디든 가서 생명력 있는 찬양으로 복음을 전해 예수 몰라 지옥 갈 수많은 영혼을 살리라.”
윤석전 담임목사가 이름을 지어 준 ‘갈릴리 찬양단’은 현재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청년 시절 글로리아예수찬양선교단 사역자로 충성한 경력이 있는 여전도회원들이 “오랜만에 하나님께 헌금송으로 영광 돌려 보자”며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 계기가 됐다. 글로리아예수찬양선교단원인 이미현, 윤연정, 이효숙, 이정임, 문희란이었다. 그 후 청년회 찬양팀 ‘마라나타’ 출신 박수정과 박윤정이 모였다. 2014년에는 정식으로 여전도회 실로 조직돼 각종 예배와 찬양 사역을 수종들고 있다.
연세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 한 지 10여 년이 훌쩍 흘러 ‘갈릴리 찬양단’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이들의 감회는 새로웠다. 한 손에 큰아이, 품에는 젖먹이 작은 아이를 안고 오랜 만에 만나니 반가운 마음에 “까르르” 웃음부터 터졌다.
요즘 뮤지컬 ‘하나님의 사람 유관순’ 주연을 맡아 유관순 역으로 활발히 사역하고, 주일이나 금요철야예배 찬양 인도로 주님 앞에 눈부시게 사용되는 이미현 집사는 갈릴리 찬양단 실장으로서 회원 모두 주님이 써 주신 은혜에 감사해하는 것이 기쁘다고 전한다.
“다들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은혜받은 분량을 알기에, 또 하나님이 쓰시는 귀한 담임목사님을 만나 영적으로 체험한 것이 많기에 주님 일을 우선순위에 놓고 모였어요. 아기 엄마들이 속한 여전도회 어느 부서가 이렇게 충성할 수 있을까 싶어요. 과거에 충성하던 분량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주님이 써 주신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하죠.”(이미현 실장)
올해 3년째를 맞은 갈릴리 찬양단은 현재 단원 9명이 모여 주님 일에 안정적으로 충성하고 있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데는 주님의 전적인 도우심이 있었다. 처음에는 활동하는 데 제약도 있었다. 청년 시절부터 왕성하게 충성하던 이들이라 결혼 후에도 교회 요소요소에서 맡은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윤연정 집사는 당시 부서 직분과 교회학교 교사를 동시에 임명받아 찬양단 충성에 주저주저했다. 그때 윤석전 담임목사의 권면이 찬양을 결심하게 했다.
“연정아! 주의 일은 사모하는 사람이 차지하는 거야. 인간적인 걱정이나 어려운 환경은 예수 이름으로 능히 뛰어넘어가는 거야.”
따뜻한 영적인 권면에 윤 집사의 마음이 움직였고, 찬양단에서 충성할 것을 결심했다. 나 자신이 죽어지는 순종에는 공짜가 없었다. 윤 집사가 갈릴리 찬양단에 들어오자마자 둘째아이가 들어선 것. 사실 윤 집사는 첫아이를 낳기 전 여러 차례 유산을 경험한 터라 둘째도 어렵게 갖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순종하는 믿음을 기쁘게 보시고 둘째 ‘예찬이’를 주셔서 감당할 수 없는 위로를 안겨 주셨다. 최근엔 셋째 ‘성민이’가 태어나 더할 나위 없이 기쁨으로 찬양한다.
2015년에는 갈릴리 찬양단에 예비엄마 두 명이 충원됐다. 바로 조은총, 최유정 성도다. 이들은 갈릴리 찬양단이 처음 생기던 2014년만 해도 미혼이라 성도석에서 찬양하는 언니들을 부럽게 지켜보았다. 그런데 결혼하자마자 “이제 갈릴리에서 함께 찬양해야지?”라며 언니들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반갑게 응했다. 조은총 성도는 “미현 실장님은 결혼식에서 축가를 직접 불러 주신 다음에 바로 갈릴리 멤버로 섭외하시더라고요(웃음). 함께 찬양하는 요즘 정말 기쁘고 흰돌산수양관에서 같이 충성하던 지난날들도 떠오른다”며 감격을 전했다.
최유정 성도도 “중학교 시절엔 틴글로리아에서, 대학교 시절에는 글로리아선교단 단원으로 어릴 적부터 찬양하길 무척 사모했어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기까지 내 영혼 사랑하셨으니 나도 찬양하다 죽으리라’ 각오도 했죠. 갈릴리 찬양단에 와서 청년 시절 충만하던 마음도 다시금 떠올라 신앙생활이 한층 뜨거워졌어요”라며 감사를 전했다.
주부로, 엄마로 그리고 찬양단원으로
갈릴리 찬양단은 평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낸 평일 오전이나 주일 모임 때 연습을 진행한다. 주중 예배를 마치고 잠깐 모일 때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도 데리고 오는데, 찬양을 하다가도 아이가 배고프다면 젖 먹여야 하고, 울면 어르고 달래 줘야 한다. 젖먹이에서 고등학교 1학년에 이르기까지 아이가 14명. 연습이나 제대로 될까 염려가 되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인터뷰하러 온 단원들 눈빛에서 육아에 지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는 말씀처럼 주님 일을 우선하다 보니 아이들이 잔병치레 없이 쑥쑥 자란다. 또 아이들이 나름 엄마의 충성을 돕기도 한다. 엄마가 찬양 사역 중일 땐 맏이가 아래 동생들을 챙긴다. 여기다 주님 일을 마음껏 하게 하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있는데, 바로 자모실에서 평소 함께 예배드리는 여전도회원들이다.
“저희가 찬양으로 충성하는 동안 아이들을 자기 자식처럼 돌봐 주시는 여전도회 집사님들에게 감사를 전해요. 자기 애들 챙기기도 힘들 텐데, 찬양 단복 입고 자모실에 가기만 해도 ‘오늘 찬양하죠? 기도할게요’라며 네 남매를 맡아 주는 분들이 정말 감사해요.”(박윤정 집사)
갈릴리 찬양단은 가정을 일구고 자녀를 키우는 십여 년 동안 신앙의 연조도 쌓였고, 찬양하는 마음가짐도 청년 시절에 비해 더 간절해졌다고 간증한다. 단원들 간에도 유대가 더 끈끈해져서 배려가 넘치고 여유도 흐른다.
지난해 조은총 성도는 갈릴리 찬양단에 입단하자마자 찬양 일정이 생겨 적잖이 당황했다. 조 성도는 염려했다. ‘청년 때처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까. 연습을 많이 못 해 봤는데.’ 그때 반주자이자 찬양단 섬김부장인 이정임 집사가 마음을 풀어 줬다. “청년 시절에 하던 대로 하면 돼. 아예 낮게 불러도 되고(웃음). 이번에 꼭 함께하자.” 덕분에 첫 곡인 ‘주님의 마음’을 부를 때 주님의 심정을 애절하게 경험하고 찬양을 마음껏 하는 부서에 소속돼 충성할 기회를 맞은 것이 감사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청년 시절에 비해 여유가 많이 생긴 건 박수정 집사다. 박 집사는 “청년 시절에는 청년회 찬양실에 소속돼 자유분방하게 충성했다면, 이제는 내 옆의 동료와 화음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고 ‘절제’라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 성숙하게 다듬어 주시는 것이 감사하다”며 미소를 짓는다.
갈릴리 찬양단이 찬양하고 나면, 만나는 성도들마다 “은혜받았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또 “아이들이 좀 더 클 때까지 힘내. 마음껏 충성할 날들이 곧 올 거야”라며 아기 엄마단원들을 격려해 준다. 은혜로운 찬양에 감격하고 육아로 분주한 이들이 찬양으로 충성하는 모습만봐도 도전이 된다는 뜻이다. 반면에 단원들은 부끄럽다고 고백한다.
“찬양 가사처럼 실제로 살지 못해서 ‘영적으로 살게 해 달라’며 눈물로 찬양하는데 주님께서 그 중심을 보시고 성도들에게도 은혜를 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님 나라 갈 때까지도 찬양으로 충성할 갈릴리 찬양단의 행보가 기대된다.
/정리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