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7-18 13:38:32 ]
찬양팀으로 정식 명칭도 없고, 앞에 나서지도 않지만
구원받은 자로서 그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 벅차올라
<사진설명> 왼쪽부터 송복희, 한상례, 김묘정, 김현숙, 전희정 집사.
새벽 4시. 많은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이지만, 새벽예배 찬양 충성자들은 벌떡 몸을 일으켜 하루를 연다. 새벽 5시. 벌써 교회에 도착해 10분부터 새벽예배 찬양을 한다. “예수 보배로운 피, 모든 것을 이기니” 보혈 찬송을 마음 쏟아 하다 보면 15분이 금세 지난다. 찬양 충성을 한 후 5시 30분부터 듣는 새벽예배 설교 말씀은 또 어찌나 은혜로운지. 구원받은 은혜에 감사해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하루의 첫 시간을 찬양하며 주께 드리는 새벽예배 찬양팀을 만나 보았다.
찬양하게 하신 성령의 감동
새벽예배에 빠짐없이 다니는 성도들도 “이런 분들이 있었느냐?”며 놀랄지 모른다. 이들에게는 공식 팀명이 없다. 새벽예배 장소인 안디옥성전 맨 앞자리 앉아서 찬양하기에 성도석에서는 얼굴조차 볼 수 없다. 그러나 성도 중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어도 조금도 서운하지 않다. 그저 써 주신 주님께 감사할 뿐.
현재 연세중앙교회 새벽예배 찬양은 남자 세 명이 강단에서 찬양을 인도하고 여자 다섯 명이 강단 바로 밑 맨 앞 자리에 앉아 호흡을 맞춘다. 이전에도 하나님께 찬양을 올리고자 몇몇 찬양단원이 팀을 꾸렸지만, 이른 시각이라는 여건 탓에 꾸준하게 충성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찬양받기 위해 지으신 창조의 목적에 합당하도록 충성된 찬양자들을 성령의 감동을 주어 모으셨다.
송복희 집사는 수년 전 가정의 어려운 문제를 놓고 밤새 기도하다 새벽예배를 드리고 귀가해 출근을 서둘렀다. 그 당시 새벽예배 때 남자 몇몇 분만 찬양하는 모습을 보자 안타까웠다.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기까지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신 주님께 더 풍성한 찬양을 올려드려야 할 텐데…. 여자 목소리로 화음을 넣으면 더욱 풍성해지겠다. 부족하지만 나라도 함께 찬양했으면….’
그 생각도 잠시뿐, ‘내가 어떻게 그렇게 귀한 찬양의 자리에 설 수 있지? 아니야, 난 너무 부족해’라며 머뭇거렸다.
새벽예배를 드릴 때마다 성령의 감동은 계속되었다. 용기를 내서 찬양팀을 인도하는 김경철 안수집사에게 찾아가 의사를 전했다. 그렇게 해서 2014년 7월 27일부터 새벽예배 찬양을 도왔다. 2년째 성실히 찬양 충성하는 송 집사는 좀 더 일찍 성령의 감동에 순종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헛되이 흘려보낸 세월만큼 더 알뜰히 충성하리라 마음먹는다.
송 집사의 가슴을 두드리던 성령 감동의 바통은 김현숙 집사가 이어받았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화음을 넣어 찬양을 즐겨 불렀던 김 집사는 어느 날부턴가 새벽예배 때마다 강단 아래서 찬양하는 송복희 집사에게 눈길이 갔다. ‘나도 화음을 넣어 저 집사님과 함께 찬양하면 좋겠네.’ 성령의 감동에 따라 김 집사 역시 새벽예배 찬양의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
송 집사와 김 집사, 소프라노와 알토로 두 사람이 찬양을 수종든 지 1년 6개월쯤 됐을 무렵, 이 두 사람과 함께 글로리아찬양대의 일원인 김묘정, 한상례, 전희정 집사도 새벽예배 찬양팀에 합류했다. 모두 처음 송 집사에게 권유받았을 때는 쉽사리 “네”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새벽예배를 사모하지만 매일 빠짐없이 나와 찬양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도할수록 하나님 뜻이라 여겨져 순종했다.
찬양하니 가정의 어려움도 극복해
새벽예배 드릴 때 가장 큰 고충은 말 그대로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다. 새벽예배 찬양팀도 여느 성도처럼 이른 시각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주님께 찬양하기로 결심하니 주께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힘을 주신다.
송복희 집사는 대개 새벽 4시 30분쯤 성전에 도착해 찬양할 마이크를 준비한다. 그 후 걸레를 빨아 강단을 깨끗이 닦는다. 예배 준비를 마치면 찬양하기 전까지 기도한다. 그 어느 때 드리는 기도보다 뜨겁기에 그만큼 귀한 응답을 경험했다.
송 집사의 작은아들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주님과 부모 사랑을 떠나 깊은 방황으로 치달았다. 중등부 예배와 학교에 자주 결석했고, 이 때문에 모자간에 심한 갈등을 겪었다. 송 집사는 새벽예배에 나와서 작은아들의 신앙생활 회복과 가정의 화목을 놓고 애절하게 부르짖어 기도했다.
새벽에 눈물 뿌려 드린 어머니의 기도는 빠른 응답을 이끌어냈다. 작은아들이 지난해 중.고등부 동계성회를 다녀와서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어머니 앞에 무릎 꿇고 자신의 잘못을 조목조목 빌고, 아버지와 형에게도 용서를 구했다. 가정에서는 사랑스러운 아들로 바뀌었고, 고등부에서는 틴그로리아로 충성하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 송 집사는 요즘도 새벽 기도를 간절히 한다. 몇 주 후에 열릴 중.고등부 하계성회에서 작은아들이 큰 은혜받아 신앙생활에 더욱 마음 쏟기를 기대하면서….
한상례 집사는 평소 몸이 좋지 않아 새벽예배에 찬양 충성할 엄두를 못 냈다. 하지만 주님께서 강권하심에 순종하자 요즘은 언제 주저했느냐는 듯 왕성하게 활동한다. 주님이 기뻐하시도록, 또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치도록 온 맘 다해 감사함으로 찬양한다.
전희정 집사는 찬양할 때 무엇보다 찬양 가사에 집중한다. 새벽에 맑은 정신으로 가사에 집중하다 보면 주님 뜻대로 살지 못한 수많은 죄를 발견해 절로 회개하게 된다.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 앞에 회개한 후 거룩하게 하루를 시작하면, 온종일 은혜받는 자로서 기쁨을 누린다.
김묘정 집사는 목 상태가 좋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주님께 찬양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 고요한 새벽에 하나님과 독대하는 만남을 사모해온 터라 찬양하기 전에 드리는 기도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김현숙 집사는 찬양 전에 먼저 회개부터 한다. 찬양하는 입술로 지난 하루 화내고 불평 불만한 죄를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찬양받으실 때 불편해하신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잘못 산 하루하루를 돌아보면 하나님 앞에 죄송해 ‘내가 찬양할 자격이 있나?’ 자책할 때도 있지만, 예수 십자가 피의 공로를 붙들고 회개하여 진실한 찬양을 올려드리도록 마음을 쏟는다.
매일 새벽 찬양과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은 주님과 친밀해져서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도 영적으로 승리할 힘을 넉넉히 공급받는다고.
앞으로도 계속 쓰임받기를
새벽예배 찬양팀은 수줍게 고백한다. “우리는 찬양팀으로서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요.” 그 고백에는 ‘겸손’이 배어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찬양팀은 “지금까지 찬양으로 쓰임받게 하시고, 앞으로도 쓰실 주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새벽을 깨우는 이들의 찬양이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이어지기를 기도한다.
/김지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8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