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04-01-07 14:19:35 ]
“오늘을 못 넘기겠습니다” |
작년 4월 말경, 앉았다 일어서려는데 순간적으로 엉덩이가 뜨끔 하더니 통증이 왔다. 평소에 밥보다 술을 좋아하던 사람이라 술을 조금 과하게 마시면 통증이 사라지겠거니 하고 며칠째 계속 과음을 했다. 그런데 열흘째 되던 날 갑작스럽게 ‘아야’ 소리도 못 지를 만큼 심한 허리 통증이 몰려왔다. 방 네 귀퉁이를 기어서 헤매고 다니며 신음하던 중 아래채에 세 들어 사는 분의 도움으로 119구급차에 실려 논산 B병원으로 갔다. 그런데 그 병원에서 식사 두 끼 먹은 이후 2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내 기억의 필름 속에는 아무 것도 담긴 것이 없다. 도대체 그 사이에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남동생 민영기 집사가 B병원에 도착한 것은 내가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후였다. 시커먼 살갗에 뼈만 남은 깡마른 몸, 어느 틈에 차 오른 복수로 애처롭게 불룩 튀어나온 배,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조금도 의식이 없는 것이 시체나 다름없어 보였다고 한다. “우리 병원에서는 손도 못 대겠으니 큰 병원으로 옮기십시오.” 이틀 후, 나는 대전 CH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정확한 병명도 나왔다. 간경화와 폐렴 합병증! 그러니까 그 때 나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간성혼수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간경화로 인해 간의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의 암모니아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 신경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람의 정신이 혼미해지다가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합병증 간성혼수! CH대학병원에서도 이틀이 채 지나기 전 남동생을 불러 “오늘을 못 넘기겠습니다”라는 절망적인 통보를 해왔다. 평생을 주(酒) 태백이 알코올 중독자로 살아온 사람을 그래도 피붙이라고 살아 있을 때 얼굴 한번 더 보겠다고 누님과 여동생들, 그리고 가까운 친척들이 왔다가 장례 의논까지 마치고 돌아가고, 가출했다 4년 만에 돌아온 아들녀석과 매제 두 사람만이 나의 병상을 지키고 있던 밤 11시 경. 그 늦은 시간에 동생 내외가 자신들이 다니는 대전우리교회 목사님과 전도사님를 모시고 응급실로 들어섰다. |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
사실 그 날 응급실로 목사님과 전도사님을 모시고 오기 직전까지 동생 민 집사는 여러 차례 제수를 통해서 목사님의 병원심방을 만류했었다. “이미 시체나 다름없다니까… 의식이 전혀 없어. 그러니 목사님이 오셔도 아무 소용이 없을 거야. 괜히 먼 길에 피곤하기만 하시지…” 그러나 목사님과 전도사님의 생각은 달랐다. 십수 년 전에 이혼하고 평생 술을 낙으로 삼아 외롭게 살아오다가 잠시 후면 죽게 된다는 성도의 형님이라는 사람, 이 세상에서도 불우하게 산 사람인데 예수 믿지 않고 죽어서 지옥 형벌의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셨던 것이다. 그래서 육신은 살려내지 못할지라도 영혼만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 공로를 믿고 구원받아 천국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하고픈 마음으로 그 늦은 밤 병원 심방을 거듭 자청하셨던 것이다. 응급실에 들어서자마자 내 양쪽 머리맡에 마주앉으신 목사님과 전도사님은 내 귓전에다 대고 간절한 심정으로 복음을 전하셨다. 비록 육신은 혼수상태라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지만 영혼만은 반드시 주님 심정으로 전하는 하나님 말씀을 들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민홍기 씨! 들리세요?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당신의 모든 죄와 허물을 사해주시려고 이천 년 전에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어느 누구도 천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려주신 그 피 공로에 의지하여 죄를 씻은 사람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민홍기 씨, 예수님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민홍기 씨 당신을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주셨습니다. 지금 이 시간도 그 주님께서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 이 곳에 계십니다. 그 사랑의 예수님을 당신 마음의 구원주로 모셔 들이십시오. 그러면 주님은 당신의 영원한 구세주가 되어주실 것입니다“ |
사진캡션 작년 5월12일 간경화합병증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 두 군데에서 살 가능성이 없다는 절망적인 진단을 받았으나 연세중앙교회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로 완치되어 지금은 건축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구원의 기쁨에 감격하는 기적 같은 간증의 주인공 민홍기 성도(앞줄), 동생 민영기 집사, 제수 손임순 집사, 그리고 조카 소희 양. |
“와! 기적이다! 기적!” |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에 천국에 갈 것인가, 지옥에 갈 것인가? 천국와 지옥의 상극된 두 날을 결정하는 마지막 기회이기에 목사님과 전도사님은 땀을 흘려가며 기도와 복음증거를 계속 하셨고 동생 내외도 합세해서 계속 기도와 찬송을 했다. 어느새 밤 12시를 지나 새벽 1시가 되고, 곧 새벽 2시가 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내가 눈을 번쩍 뜨더니 산소마스크를 낀 채 커다란 목소리로 할렐루야 찬양을 불렀다. “할---렐---루---야----할---렐---루---야------할---렐---루---야--- 아 ---멘! 할---렐---루---야----할---렐---루---야------할---렐---루---야--- 아- --멘----!” “앗! 이게 웬일이야! 하나님은 정말 살아 계시네요!” “그래요,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셔!” 예수 ‘예’자도 모르던 사람이, 더군다나 무서운 간성혼수에 빠져 오늘밤을 못 넘기겠다던 사람이 찬양을 부르다니! 목사님과 전도사님도 “오, 주님 감사합니다!”와 “할렐루야!”를 연발하며 주님께 영광을 돌렸다. 대기실에 나가있던 아들과 매제도 내가 찬양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뛰어 들어와서 소리쳤다. “와! 기적이다! 기적!” “그래, 이건 분명히 기적이다 기적!” 동생 민영기 집사의 요청으로 그 자리에서 곧장 찬송가를 계속 불렀다. 그러자 종갓집 4대종손으로 태어나서 47세가 되도록 교회 한번 가본 적 없는 내가 여전히 산소 호흡기를 한 상태에서 그 찬송가들의 가사와 음을 따라 했던 것이다!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라자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다. “인간의 육신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요? 하지만 사람에게는 분명 영혼이 있어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이 뜨겁게 그 영혼에 체험되는 순간, 죄로 인해 지옥갈 수밖에 없던 신세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영적인 치료와 해방의 기쁨이 이렇게 ‘할렐루야’로, 찬송으로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 영이 좋아서 그러는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
“이제 이 사람 병은 완전히 나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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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놀라운 사건에도 불구하고 다시 혼수상태에 빠진 나는 상당 기간 깨어나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CH대학병원에 병실이 없어 근처 C병원으로 옮겨야했다. C병원 중환자실에 있다가 잠시 일반병실로 옮겨놓으면 그 사이에 급격히 열이 뛰어오르고 간성혼수가 심해져서 다시 중환자 실로 오가기를 여러 차례. 그렇게 늘 고열에 시달린 탓에 산소마스크와 심전도 검사를 위해 가슴에 붙여놓은 전극을 마구 잡아 떼기 일쑤여서 밤마다 나의 양손은 침대 양쪽에 묶여진 채 밤을 보내야했다. 병원에 실려온 지 십여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의식이 오락가락했으니 언제 어떻게 간성혼수가 악화돼서 사망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가 바로 나였다.
바로 그 무렵, 윤석전 목사님께서 대전 S교회에서 성회를 인도하시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생 민 집사는 밤 근무가 없는 날 중환자라 외출이 금지된 나를 병원 측 몰래 차에 태워 성회 장소로 데리고 갔다. 강단 밑바닥에다 방석을 깐 뒤 나를 옆으로 눕혀 놓고 바로 그 곁에서 동생 내외가 무릎 끓고 앉아서 간절히 사모하며 말씀을 들었다. 윤석전 목사님께서는 당신이 사랑하시는 성도 내외가 설교 시간 내내 의식도 없이 뼈만 남아 다 죽게 된 중환자를 데리고 와서 간절히 사모하며 은혜 받는 그 모습을 보시고 통성기도시간이 되자 맨 처음 순서로 내게 다가오셔서 복수에 찬 배에다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그리고 기도를 마칠 때는 그 자리에서 환하게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이제 이 사람 병은 완전히 나았습니다!” 라고. 그날 이후 정말 신기하게도 관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서서히 복수가 빠지기 시작하더니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복수가 차지 않았다. 고열도 눈에 띄게 뚝 떨어져 해열제를 맞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던 사람이 단 한 차례 외에는 해열제를 맞은 일이 없이도 잘 견뎠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미하던 의식이 점차 또렷해져서 가족들을 알아보게 되었다. 그 무서운 간성혼수, 복수, 고열을 일으키던 폐렴 등 간경화 합병증세의 기가 완연히 꺾여버린 것이다. 나는 이 기적같은 일이 윤석전 목사님께 기도받은 후에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을 동생내외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때부터 나의 담임 목사님은 윤석전 목사님이시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
‘나 같은 것이 뭐라고…’ |
그 후로도 동생내외는 윤석전 목사님이 충청권에서 집회하신다는 소식만 들으면 천안, 계룡시, 강경 집회는 물론 흰돌산 수양관에도 꼭꼭 나를 데리고 가서 맨 앞자리에 누여놓고 은혜를 받게 했다. 그 때까지도 허리부위의 통증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앉아 있지 못하고 걸음도 걷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수많은 집회에 따라가서 은혜 받던 중에도 강경제일감리교회 집회 때는 내게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윤석전 목사님도 육신을 입은 사람인지라 성회에 그 전력을 쏟으시면 몹시 지치고 피곤하실텐데도 통성기도 시간에 제일 먼저 내게 다가오셔서 머리에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해주시는 것이었다. 우상숭배에 찌들고 알코올 중독에 찌들어 사람다운 감정이 많이 사라지고 몹시도 강퍅한 심령이었는데도 그 순간만은 진실한 목자의 심정이 가슴 저리도록 찡하게 다가왔다. ‘나 같은 것이 뭐라고 이토록 사랑을 쏟으시나…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것인가?’ 정말 47년 만에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
방탕의 끝, 그리고 천국 가는 인생 길 |
지금은 내가 쓰러졌던 날로부터 1년 반이 지났다. 알코올 성 간경화 합병증으로 죽을 뻔했던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살도 찌고 건강도 되찾았다. 올해 구정성회 때 윤석전 목사님께서 기도하실 때 ‘아, 내 몸이 완치됐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는데 그 이후로 걸음걸이도 완전해졌고, 여름 성회 때에 기도 받은 후로는 누가 봐도 완전한 정상인이 됐다. 100% 완전하게 치료되었던 것이다. 지금은 건축 현장에서 여러 가지 잡일을 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으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자기 몸을 아낌없이 성도 위해 사시는 목사님의 사랑 덕분이다.
47년 인생의 거의 절반 이상을 알코올 중독의 늪, 인간의 힘으로는 아무리 벗어나려야 벗어날 수 없는 그 무서운 방탕의 늪에 빠져 죽음의 문 앞까지 다달랐던 나를 살려주시고, 나 같은 못난 죄인을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인생 길, 바로 천국 길을 가게 하신 주님의 은혜에 진정 감사를 올려드린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시기까지 나를 사랑하신 그 은혜를 배은망덕하지 아니하고 이 무딘 입술로 주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며 “나를 살리신 하나님은 정말 살아 계신 분”이라고 간증하며 살고 싶다. |
위 글은 교회신문 <5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