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가정을 회복케하신 하나님 은혜

등록날짜 [ 2004-05-28 16:57:59 ]

위태로운 가정

스물한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직전에 병원을 옮겨 감사하게도 절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으나 십여 차례의 수술을 거쳐 한쪽 무릎을 전혀 굽히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스물네 살 때 중학교 동창생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시댁식구, 친정식구, 친구들까지 만류하는 소리를 뒤로 한 채 인정받지 못하는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군 제대 후 복학도 못한 상태라 뚜렷한 직장이 없었던 남편은 애써 들어간 일자리에서 두 달을 버티지 못했고 그럴 때마다 우린 이삿짐을 싸서 친정으로 가야했다. 밀린 월세 때문이었다. 남편이 무능력해서 생활이 어렵다는 생각에 짜증은 더욱 심해져갔다. 결국 우리는 5분 이상 대화하지 못했고 서로를 미워하며 치고 맞고 살림집어 던져가며 우린 이제 끝이라 생각을 하며 살았다. 그러다 나와 아이는 친정 부여에 남고 남편은 복학해서 대전에서 생활했다. 4년의 가정불화가 있었던지라 부부가 떨어져 있는 게 너무 편했고 자유하다고 생각했다. 2년 동안 남편이 어쩌다 한번씩 찾아오는 별거 아닌 별거를 하는 사이에 둘째가 태어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합쳐 살 생각도 없이 서로에게 냉정하고 무관심하기만 했다.

내 삶에 들어오신 예수님

그러던 중 남동생 약혼 때 주례를 서 주신 목사님의 전도로 동네 교회에 다니게 됐다. 남동생이 결혼을 하자 올케와 한 집에서 살기가 미안해서 친정 근처 강경에다 월세 아파트를 얻어 나와 살면서 교회도 그곳 강경제일 감리교회로 옮기게 됐다.
그곳에서 나는 성경 공부 시간에 놀랍게도 예수님을 만나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장애인인데다가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보잘것없는 나를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내게 천국 자녀 되는 권세를 주셨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예수님의 보혈로 죄 사함 받은 자의 심령을 성전삼고 와 계신다는 성령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분을 체험하고 싶어 간절히 사모하자 외면하지 않으시고 내게 찾아오셨고 그 증거로 방언의 은사를 주셨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없는 기쁨과 감사가 가슴 속 깊이 밀려들어와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도록 울었다.
그 후로는 교회 가는 시간, 기도하는 시간이 기다려졌고, 시간만 나면 성경을 읽었다.

악몽같은 현실

그러나 어떤 낯선 여자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내 인생은 또 달라졌다. 남편과 일 년째 함께 살고 있었다며 이혼을 요구해왔다. 사업에 실패한 남편은 어느새 전국적인 도박꾼으로 변해 있었으며 수십 개의 신용카드로 진 빚은 감당할 수 없는 액수였다. 너무 비참했다. 아파트 13층에서 밑을 내려다보니 ‘여기서 뛰어내리면 악몽 같은 현실이 끝날 텐데...’ 하는 생각에 죽고 싶었다.
죽이고 싶도록 미운 남편과 여자. 생각할수록 분했다. 주위 사람 누구에게도 나의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 인정받지 못한 결혼 생활이었기에 당연하다 할 것만 같아서였다. 살은 6kg이나 급속도로 빠졌다. 울부짖으며 몸부림치며 기도하는 나를 하나님은 위로하셨다. 기도할수록 남편 잘못에 가려 보이지 않던 내 잘못과 죄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정에 굶주리며 자란 남편에게 왜 더 잘해주지 못했던가, 왜 남편을 붙들어주지 못했던가, 나의 무관심이 남편을 외도하게 만들었고, 나의 욕심이 남편을 도박판에 빠지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회개와 통곡이 나왔다. 남편의 영혼을 사랑할 수 있도록 사랑의 은사를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자 주님께서는 남편과 여자의 영혼이 불쌍해 눈물 없이는 기도할 수 없는 사랑의 마음을 내게 허락해주셨다.

남편을 향한 눈물의 기도

날마다 눈물 흘려 간절히 기도하는 그 시간에도 남편은 도박과 방탕한 생활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었고 끝내 연락을 끊기까지 했다. 난 아이들과 살아야 했기에 교회 근처에서 호떡 장사를 했다. 기도하고 싶을 때 기도하고, 예배시간 30분 먼저 가서 예배를 준비하다보니 장사보다는 교회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악착같이 더 뜨겁게 신앙생활하며 감사함으로 살았다. 6개월이 지나자 남편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그 즈음, 목사님께서 설교 중에 예수 믿지 않는 남편에게 복음증거는 해보았냐는 말씀에 난 남편에게서 전화가 올 때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복음 증거를 했다. 성경구절 읽어주고, 교회 얘기 해주고, 핸드폰에 성경구절 문자 보내고... 예수를 전할 때마다 남편은 2주 3주씩 연락을 끊어버렸다. 나는 중단치 않고 새벽마다 저녁마다 남편 영혼을 위해 울며 간구했다. “예수 믿게 해 주세요. 남편 하는 일 철저히 망하게 해주시고, 주변에 붙어 있는 사람들 다 배신하고 떠나가게 해주세요.” 기도는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남편의 절친한 친구가 거액의 돈을 빌려가서 도박판에서 딴 돈이라며 갚지 않자 남편은 인간적인 실망을 느끼며 내게 하소연하였고 그 일로 우리는 조금씩 가까워졌다.


흰돌산 수양관에서 받은 은혜

2003년 8월에 흰돌산 수양관에서 직분자 세미나가 있다는 소식에 너무 가고 싶었지만 등록비가 없었다. 사모님께서 아시고 보내주셨다. 더 놀라운 건 수양관 오기 전 날에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수양관 간다는 말에 애들을 자기가 돌보아주면 안 되겠냐며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게 아닌가. 반갑게 승락하고 수양관에 왔는데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성전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난 일어서서 한번 둘러보았다. 허다한 무리가 아닌 이 세미나의 주인공이 될 것을 다짐하며 시간시간마다 말씀에 은혜 받고 회개했다.
집회 이튿날 저녁, 가슴이 너무 뜨거워 도저히 앉아서는 기도할 수가 없어 난생처음 서서 기도하고 있는데 윤석전 목사님께서 “지금 서서 기도하는 사람들 중에 남편 기도 응답하신다니 빨리 남편 기도하세요” 라는 것이었다. 흥분되었다.
‘나다, 나야, 내 얘기다’
하나님이 목사님 음성을 통해 직접 들려주시는 소리였다. 너무 기뻐서 수없이 감사의 고백을 했다.
은혜를 듬뿍 받자 이번엔 당시 신축 중인 목양관 건축 예물 감동이 왔다. 너무 작은 액수지만 내겐 거금이었다. 돈 한 푼 없는 내게 요구하시는 하나님께 감사가 절로 나왔다. 어떻게 마련하나 걱정하는 중에 전도사님을 통해 가사도우미 일이 연결됐다. 작정헌금액수가 딱 되는 순간에 이제 그만 오라는 것이었다. 헌금을 하려는데 전기요금 수도요금 고지서가 머리에 아른거렸다.
‘아니다. 하나님은 나의 믿음을 원하신다. 하나님을 기쁘게 하자’ 결정하고 은행에 입금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가 터져 나왔다. 일주일 뒤 다시 와서 일해 달라는 전화가 걸려왔을 때 정말 신기하기만 했다.

예수 안에 행복한 가정

그로부터 한 달 후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지금 서울이야... 직장 생활 하고 있어. 빨리 와서 나 좀 붙잡아줘.”
노름판을 완전히 떠났으나 노름판 사람들에게 전화가 오면 또 마음이 흔들릴까 두려우니 어서 자기 곁에 와서 붙잡아 달라는 것이었다. 너무 기뻤다. 이렇게 응답이 빨리 올 줄이야!
“난 어디 가서든 기도해야 하는데 서울 가면 연세중앙교회 옆으로 이사 가면 안 될까?” 조심스레 물었더니 쾌히 그러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 네 식구는 작년 10월 26일자로 연세중앙교회 교인이 됐다. 강경제일감리교회 권세광 목사님도 우리가 세계적으로 귀하게 쓰임받는 윤석전 목사님 교회에서 신앙생활하게 됐다고 기뻐하셨다. 지금 남편은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연세중앙교회에 온 지 두 달째 되던 성탄절 성회 때, 성령을 받아 방언을 말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자신의 심령에 뜨겁게 체험하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이다. 술 담배도 끊고, 주일성수는 물론 새벽예배까지 모든 예배를 사모한다. 인생을 헛되게 산 뼈아픈 과거가 있기에 신앙생활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정이 뜨겁다.
지난 4월에 우리부부는 나란히 침례를 받고, 9년 만에 결혼식도 올렸다. 늦게나마 하나님 앞과, 부모님, 그리고 교우들 앞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가정이 되도록 주선해주신 목사님, 그리고 살아계신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드린다.
우리 부부는 지금 예수 안에서 사랑하고 기도하며 살고 있다. 뒤돌아보니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이다. 내 힘으로 한 것이 한 가지도 없다. 간절한 눈물의 기도도 성령님께서 인도하셨고, 사모하는 마음도, 살 수 있는 환경과 믿음도 주셨다.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도 믿을 만한 사람이 없었으나 오직 하나님만은 날 붙들어주시고 지금까지 인도하셨다.
세상에서 버려진 가장 낮고 낮은 자를 기억하시고 사랑하셔서 구원해 주시고 예수 안에서 아름다운 가정으로 이끌어 주신 주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할렐루야!

위 글은 교회신문 <6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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