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위암 말기 선고에 눈앞이 아득해지면서
몇년 전부터 아내가 자주 구역질을 하고 가끔씩 토하기도 하기에 위궤양인가 생각하다가 1998년 2월에야 뒤늦게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위암 말기인데 췌장까지 퍼진 상태라서 수술하지 않으면 2-3개월 살기도 힘들고, 수술을 하더라도 일년을 버티기 힘들다고 했다.
의사는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몸이 약한 아내가 위장의 3분의2 가량을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을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고 퇴원한 후에도 한 달에 한 번씩 독한 항암제를 투여해서 머리카락이 다 빠져 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오히려 삶에 대한 모든 의욕을 잃고 자포자기해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수술에 동의할 수 없었다. 충격을 받을까봐 아내에게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아내의 목숨이 걸린 문제를 나 혼자만 결정할 수도 없어서 큰처남에게 전화를 했다. 큰처남도 어차피 수술을 해도 일년을 못 넘길 바에야 몸도 약한 사람을 고생시키느니 차라리 수술을 받지 않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향을 비췄다. 어느 것이 진정으로 아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가를 고심하던 끝에 최종적으로 수술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
아내에게 잘 못해 준 것만 생각나 견딜 수 없어
아내에게는 암으로 진행되기 쉬운 악성 위궤양이라고만 하고 집으로 가자고 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내와 마주 앉아서 밥을 먹는데 위가 쓰리고 아픈지 몇 수저 안 되는 밥을 앞에 놓고 허리를 웅크리며 애를 쓰는 모습이 애처로워 목이 매여 밥이 넘어가지 않았고 눈물만 자꾸 흘러나왔다. 아무리 뒤돌아 보아도 아내에게 잘 해 준 것은 하나도 생각 나지 않고 아내의 몸이 이 지경이 되도록 일에만 매달려 살았던 지난날이 후회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최근 몇년 동안은 나의 젊음과 정열을 다 바쳐 중소기업규모로 키워 온 제약회사가 공장 확장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끝내 부도를 내는 바람에 나 자신이 극도의 심리적인 고통을 겪었고, 그 후로도 지금 하고 있는 육류 가공업 준비로 호주에 일년 간 머물면서 수개월에 한 번씩 집에 들를 정도로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게 지냈다. 그러다 보니 한번씩 집에 들를 때마다 아내가 구역질을 하고 토하는 모습을 보기는 했지만 병원에 데리고 갈 만큼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것이 아내의 병을 이렇게 악화시킨 것이라는 자책감으로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식이요법으로 아내의 위암 치료하기로 마음을 먹고
결혼한 지 20년. 나 같이 못난 사람 만나 고생만 하다가 젊은 나이에 위암말기의 시한부 인생으로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해야 하는 아내를 생각하니 인생의 허무함이 가슴을 에이고, 아내를 볼 때마다 애써 참았던 슬픔이 가슴에서부터 복받쳐 올라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만이라도 아내에게 못다 했던 사랑을 아낌없이 다 해야겠다고 생각으로 제약회사를 운영하던 의학적인 지식과 친하게 지내던 의사들의 조언을 얻어서 식이요법으로 아내를 치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위암에 좋다는 건강식품들은 알아내서 아내의 체질에 맞는지 철저히 검증을 한 다음에 아내에게 복용하게 했다. 해풍(海風)을 맞고 자란 보리싹의 녹즙이 위암에 좋다하여 엄동설한에 언 땅을 파헤쳐 싱싱하게 살아있는 보리 잎새들을 구해서 먹였고, 게르마늄, 상어연골 등 몸에 좋다는 것은 다 구해서 아내에게 먹였다. 병원에서 준 항암제는 암예방약이라며 먹게 했는데 혹시 아내가 눈치라도 챌까봐 나도 그 약을 같이 복용했다.
아내를 치료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교회에 나갈 결심해
아무리 좋은 식이요법을 하고 좋은 약을 먹어도 본인이 나아야겠다는 정신력이 중요할 것 같아 종교를 하나 선택해서 정신요법도 병행하려는 생각으로 사업차 중국에 계시는 형님께 전화를 했다. 형님께서는 “나도 예수 믿기 전에는 당뇨병에다 피부 합병증까지 겹쳐서 심하게 고생하다가 네 형수의 전도로 연세중앙교회에 가서 하나님 말씀을 듣고 담임 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셔서 완치된 것을 너도 알지 않느냐. 하나님은 살아 계시니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자에게 능치 못함이 없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이번 주일부터 제수씨를 데리고 네 형수가 나가는 연세중앙교회에 가서 믿음을 가져 보아라.”고 하셨다. 사실 전에 형님께서 형님이 나가시는 교회에는 불치병자였다가 치유받고 건강하게 신앙생활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씀을 하실 때면, “병 나으러 교회에 가면 의사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자기 유익이나 얻기 위해서 교회에 나가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슨 종교(宗敎)입니까?”라며 비판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막상 아내의 죽음을 앞에 두자 형님이 전해주시는 말씀들은 나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었고, 예수를 믿으면 아내를 치료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연세중앙교회를 찾게 되었다.
설교를 마치신 담임 목사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안수를
1998년 2월 15일, 연세중앙교회에서 난생 처음으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찬양 인도자가 땀과 눈물을 흘리며 찬양하는 진실한 모습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그가 부르는 찬양 소리를 듣자 아내로 인해 답답했던 나의 마음이 오랫만에 평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담임 목사님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천년 전에 이 땅에 오셔서 매맞고 저주받고 십자가에 못박히셔서 우리의 죄와 저주와 질병을 해결해 놓으셨으니 이 사실을 믿는 자마다 건강과 축복과 죄사함의 은총을 자신의 몫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라며 열정적으로 설교을 하셨다. 하나님 말씀이 얼마나 확실하게 믿어졌으면 저렇게 혼신의 힘을 다 바치며 열정적으로 설교를 하실 수 있으실까 하는 생각에, 아내를 살릴 수만 있다면 나도 목사님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적으로 믿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교가 끝나자 형수님이 아내에 대해서 미리 말씀을 드려놓았던지 담임 목사님께서 우리 부부의 머리에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를 해주셨다.
그 다음 주일부터 우리 부부는 예배마다 빠지지 않고 앞자리에 앉아 설교를 들었다. 평일에 내가 사업체가 있는 영덕에 내려가 있을 때에도 아내는 형수님과 함께 담임 목사님께서 인도하시는 부흥성회에 참석해서 말씀을 들었고 강단 앞자리에 가서 가장 먼저 기도를 받았다. 아내에게 전화로 안부를 물으면 그렇게 지방 부흥회에 쫓아다녔는데도 몸에 무리가 없고 오히려 힘이 난다고 했다.
머리끝부터 가슴에까지 불 같이 뜨거운 기운이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한 지 3주째 되는 주일낮 예배 때였다. 그 날도 목사님께서 “예수 그리스도가 지신 십자가는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한 고난으로 얼룩진 사랑의 현장”이라는 말씀을 전해주셨는데 초신자인 나도 그 사랑의 말씀에 가슴이 뭉클해졌고 그 모든 말씀이 나와 아내에게 하시는 말씀처럼 느껴졌다. 그 날도 담임 목사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기도를 해주셨는데 내가 눈을 떠 보니 아내는 아직도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채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예배를 마치자 아내가 하는 말이 “담임 목사님께서 머리에 손을 얹자마자 머리끝에서부터 가슴에까지 불 같이 뜨거운 기운이 스며들더니 회개와 감사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고 하면서 몸이 날아갈 것 같고 위가 너무나 시원하다며, “위가 다 나은 것 같아요!”하며 기뻐했다.
“한 달만에 위암 말기에서 초기 증세로 !”
“위가 다 나은 것 같다”는 아내의 말에 병원에 가서 다시 한번 검사를 받아보자고 했다. 그런데 검사 결과, 불과 한달만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위장에서 췌장까지 전이되었던 암세포가 거의 다 사라져 버리고 작은 점 하나 크기로만 남아 있다고 했다. 그리고 다 녹아내리다시피한 위장의 표면도 거의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다고 했다. 의사들은 모두 깜짝 놀라며, “위암 말기 환자가 불과 한 달만에 초기증세로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라고 했다. 아내는 자기가 위암 말기였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는데 놀라지도 않고 오히려 자기를 위해서 기도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담당 의사는 이런 초기 증상은 수술이 간단하다며 수술을 하자고 했다. 그러나 아내는 “위암으로 고통받다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을 하나님께서 이렇게 건강하게 치료해주셨으니 나머지 부분도 하나님께서 다 맡기겠어요.”라고 하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암 예방약인 줄 알고 먹었던 항암제도, 값비싸게 구입한 건강식품도 더 이상 먹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얼굴엔 혈색이 돌고 몸은 점점 더 좋아졌다.
내 영혼으로부터 하나님께 감사하는 뜨거운 눈물이
그 해 7월, 난생 처음 본교회 부설 수원흰돌산기도원에서 열리는 하기성회에 참석해서 장시간에 걸쳐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 사업에 성공하는 것을 인생의 최고의 목표로 삼고 형님과 형수님이 아무리 예수 믿자고 해도 하나님이 어디에 계시냐며 자신만을 믿고 자신의 고집대로 살아왔었다. 그러나 아내를 통해서 하나님이 분명히 살아계신 분이신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그 하나님을 향하여 간절히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는 자신이 다 나았다고는 하지만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에 얼마나 울면서 하나님께 기도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한참을 기도하다보니 갑자기 혀가 말려 들면서 내 입에서는 알아 듣지 못하는 이상한 소리가 나왔다. ‘아, 이것이 방언이라는 것이구나!’라고 깨닫는 순간, 내 영혼으로부터 하나님께 감사하는 뜨거운 오열의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할렐루야!
하나님이 베푸신 크신 은혜 망각지 않고 주님 위해 살고파
올해로 우리 가족이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한 지 2년이 되었다. 지금 아내는 하나님의 은혜로 완전히 건강을 되찾았다. 나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신 분이라고 전도하고 간증도 한다. 그리고 우리 가족 중에 누구보다 믿음이 가장 많이 자란 사람은 딸아이 민진이다. 가수 HOT 공연이 있으면 빠지지 않고 가던 아이가 중고등부동계성회에 다녀오더니 자기 방에 걸어놓았던 HOT 사진들을 모두 상자에 담아 담임 목사님께 가져다 드리고는 TV는 아예 보지도 않고 공부만 하더니 평균 성적이 10점이나 올랐다. 주일이면 일찍 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예배 드리고 집에서는 부모 말씀에 순종하는 민진이의 모습에 우리 부부도 하나님이 보시기에 민진이처럼 그렇게 변화되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요즈음 아내는 “죽을 자를 살리신 하나님께 목숨 다하는 그날까지 믿음을 굳게 지켜 충성하는 자가 되게 해주시옵소서!”라고 기도 드린다. 나도 또한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크신 은혜를 주님 나라 가는 그날까지 기억하면서, 자신의 생애를 아낌없이 다 바쳐 목회하시는 담임 목사님과 사모님처럼, 기도하시고 말없이 복음을 수종드는 형님과 형수님처럼 주님 위해 사는 자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 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1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