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의 고통, 주님 은혜로 새삶을 살게돼...

등록날짜 [ 2004-06-25 18:31:11 ]


생후 8개월 무렵, 우윳빛으로 탐스럽기만 하던 신애의 피부에 붉은 발진과 함께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아토피 피부염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엔 소아과 병원에서 처방해준 대로 연고를 바르고 약을 먹였더니 이삼일 만에 깨끗해졌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발을 거듭했고, 증상은 더욱 악화됐다. 생후 15개월 무렵부턴 아예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피부전문 병원이 더 잘 치료한다는 말을 듣고 동네 피부과를 찾았다. 이삼일 치료를 받자 피비린내를 풍기며 흐르던 진물이 멈추고 상처 부위에 딱지가 앉았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아토피와의 전쟁도 종지부를 찍는구나’ 싶어 쾌재를 불렀다. 그것이 스테로이드제 부작용이라는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인 줄도 모르고….

스테로이드제 부작용, 그 처절한 전쟁

그러다 병원이 휴진이어서 매일 바르던 연고며 먹이던 약을 중단하게 됐다. 그러자 하루만에 신애의 몸이 새빨갛게 붉어지더니 미친 듯이 긁어댔다. 방바닥, 벽, 장롱에 등을 대고 피가 나도록 비벼댔다. 머릿속까지 고름과 노란 각질로 뒤덮였다.
급히 다른 병원을 찾았다. 이전 병원에서 처방해준 연고와 똑같은 것으로 처방해달라고 연고를 내밀었더니 의사는 깜짝 놀라며, 그 연고는 어른의 무좀이나 습진에 처방할 만큼 독한 성분인데, 어린 아이에게 장기간 처방한 행위는 무책임한 것이라며 같은 의사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했다. 신애가 그토록 고통을 당하는데도 의사는 특별한 처방이 없다며 두 손을 놓고 한숨만 쉬고 있었다. 잠자는 동안만이라도 가려움증에서 해방되라고 처방해준 수면제 처방전을 들고 병원을 나설 때 하늘이 노랗고 온 몸에 힘이 빠졌다.
신애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온 몸을 묶어 놓아도 어느 틈에 또 긁어댔다. 잠시도 신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기에 나도 덩달아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진물로 범벅이 된 딸아이를 안고 넋 나간 듯 며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틈에 잠이 들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잠결에 신애를 더듬었을 때 찐득하게 손에 묻어나는 피! 스타킹을 신기고 그 위에 긴바지를 입히고 윗옷은 소매 끝단을 꾀매놓았는데도 옷을 다 벗고 얼마나 긁었는지 방바닥이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가슴이 미어지고 통곡이 터져 나왔다. ‘이러다가 내 딸 신애가 죽는거구나! 그런데 어미라는 사람은 잠만 자고 있었구나!’

모두가 원망스러워요

왜 우리 신애가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친하게 지내던 교우들도 멀리했다. 전도사님께서 기도하라고 하신 말씀이 위로가 되기는커녕 남의 이야기니 쉽게 말하지 싶었다.
그러나 민간요법, 한방요법, 식이요법, 온갖 치료법을 다 동원해도 어디에도 방법이 없자 하나님 앞에 두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는 병원에서조차 받아주지 않는다고, 하나님께서 책임져 달라고 금식하며 두 손 들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금식이 끝나도 신애에겐 호전의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하나님을 원망하고, 나의 피곤함과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는 남편에게도 원망의 말을 퍼부었다.
부부가 서로 협력하여 기도해야할 형편에 불화해서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을 수 없다며 금식하는 것이 어떠냐는 전도사님의 권면에 우리 부부는 순종했다.
평안할 때, 건강할 때, 누리고 있을 때 감사하지 못했던 지난날들을 회개했다. 그리고 이 시간 가장 힘들고, 가장 많이 인내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내 딸 신애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신애는 어른도 참을 수 없는 극심한 육체와의 전쟁에서 일분일초도 쉬지 못하고 고통 받고 있는데, 하나님을 원망하고 남편을 원망하고 무릎 꿇지 못하는 나의 못난 모습이 가슴 치도록 밉기만 했다.



사모님의 기도로 깨끗하게 치유돼

금식 후, 담임목사님 사모님께 기도를 받으러 갔다. 사모님께서 신애를 보시고 목이 매여 기도해 주셨다.
“오 주님! 이 어린 아이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담당해주시려고 친히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채찍에 맞아 주셨으니 오늘 사랑하는 신애에게 당신의 피 흘리신 손을 얹으사 깨끗이 나음을 입게 하옵소서!”
우리 부부도 눈물로 “아멘!” 하며 눈을 떴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사모님이 신애의 몸에서 손을 떼는 그 순간, 신애의 몸은 달덩이처럼 환하게 빛나고 깨끗해져 있었다. 그러나 그 기쁨과 감격은 잠시뿐,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신애의 피부가 다시 벌겋게 되고 진물이 흘렀다. 분명 사모님의 믿음의 기도를 통해, 우리 부부의 금식을 통해 하나님께서 신애에게 역사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았지만 눈에 보이는 신애의 참혹한 고통의 현실 앞에 낙심하기를 여러 번.
그러던 어느 날, 설교시간에 담임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내 심령에 울렸다.
“다니엘이 기도한 후 응답을 기다리지 아니하였더라면 그 응답은 그의 것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응답을 역사하려 하시는데 미리 포기하고 낙심하고 돌아가는 미련한 성도가 하나도 없기를 바랍니다.”
나는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감사했다. 그 후로는 조바심, 조급증을 버리고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했다.

이미 신애 안에서 역사하신 하나님

다시 5일간 금식을 했다. 금식하는 동안 마음이 평안해졌다.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힘주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눈에 보이는 것만 믿지 마라.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라. 하나님은 벌써부터 신애 안에서 일하고 계신다’는 믿음이 왔다. 그때부터는 신애에게 진물과 피고름이 나도 조금도 걱정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벌써 주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믿었기에…. 모든 짐을 주님께 맡길 때 주님께서 내 편이 되어주셨던 것이다.
요즘 신애는 깨끗해진 피부를 자랑이라도 하듯 웃옷을 걷어 올리며 사람들에게 제 속살을 보이기 좋아한다. 보는 이마다 매끄러워진 피부를 쓸어주며 “하나님의 은혜로 깨끗하게 나았네!”라고 말할 때 신애는 환하게 웃는다.
친 혈육보다 더 뜨겁게 사랑해주고 기도해 주신 목사님, 사모님과 모든 교우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지면을 통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 시간도 우리 가정을 간섭하시고 함께 하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6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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