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의 덫에서 해방된 아들

등록날짜 [ 2009-01-13 17:48:50 ]

2007년 8월 초 아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들에게서 메일이 왔는데 유서라는 것이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일본에 가서 자기 꿈과 이상을 펼쳐보겠다던 아들이 여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큰 충격을 받고, 그로 인해 자살도 여러 번 시도했다는 것이다. 친구 앞으로 유서를 쓰고 죽으려고 여행을 떠났는데 소매치기를 당해 지갑과 여권을 모두 잃어버렸다는 소식에 일말의 희망이 생겼다. 일본에선 여권 없이 움직이기 어려우니 분명히 대사관에 올 것이라 생각하고 딸과 함께 일본으로 향했다. 비행기 속에서도, 대사관에 도착해서도 노심초사 아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동안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바라던 대로 아들은 나타났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아들과 함께 서울로 돌아왔다.
한국에 도착하자 아들은 안정을 되찾아 직장생활을 했지만 3개월도 못하고 그만두었다. 겉보기엔 아무 일 없어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몇개월 후, 아들이 털어놓은 고백은 나의 가슴을 찢어놓았다. 한 집안에서 어미인 나는 평안히 먹고 자고 직장에 다니는 동안, 아들은 우울증으로 하루 24시간 중 23시간을 깨어 있어야 했고, 식사는 이틀에 한 번 겨우 했는데 그것도 먹은 그대로 다 토해냈다는 것이다. 또 매일 머리가 터져나갈 듯한 두통에 시달렸고, 특히 밤이면 늘 불안했고 무엇인가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다는 아들의 고백을 듣자 눈물이 쏟아졌다. 그 길로 바로 아들을 대학병원에 입원시켜 검사를 받았지만 뚜렷한 병명을 찾지 못한 채 퇴원과 입원을 반복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절에 가서 천도제를 지내고 퇴마의식을 치르기도 했지만 애써 모은 돈만 날렸을 뿐, 아무런 효과도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아들로 인해 온 가족이 지쳐있던 중 딸아이의 생일을 맞아 기분 전환 겸 가족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아들이 심각한 증상을 보였다. 마치 전기충격이라도 받는 것처럼 몸이 의자 위로 튀어 올랐다 내렸다 하기를 반복했다. 게다가 누군가 뒤에서 아들의 숨통을 조르기라도 하듯 목을 뒤로 젖힌 채 숨을 못쉬고 발버둥치는 처절한 모습에 나는 울부짖었고 남편은 고속도로에서 차를 돌려 병원으로 향했다. 무호흡증이라고 했다. 10일 동안 MRI, 혈액검사, CT촬영, 골수검사, 동맥검사, 24시간 수면뇌파검사 등 온갖 검사를 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두 달 사이에 몸무게가 16kg이나 빠져 뼈만 앙상한데 아무 이상이 없다니... 미칠 노릇이었다.
그러던 즈음, 연세중앙교회에 다니는 고모부가 문병을 와서는 예수를 소개하며 교회에 다니자고 했다. 아들은 일말의 희망이라도 잡은 듯 그러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이 병원에서 성경을 읽다가 잠이 들었는데 밝은 빛이 비추더니 ‘내가 너의 무거운 짐을 벗겨 주겠다’고 하는 음성을 듣는 꿈을 꾸었다. 그 후, 놀랍게도 아들에게서 원인 불명의 두통과 경련, 불안증세가 깨끗이 사라졌고 병원측의 허락으로 퇴원을 했다.
그 때부터 아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고 음식도 잘 먹었다. 아들은 연세중앙교회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를 인터넷을 통해 계속해서 듣더니 나더러 같이 교회에 다니자고 졸랐다. 원인 불명의 고통으로 죽어가던 아들을 기적적으로 살려주신 분이 하나님인 것 같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다니던 절에 염주와 불경을 모두 가져다 주면서 개종하겠다는 말을 하고 연세중앙교회에 다녔다.
남편은, 아들이 나았으니 교회 가는 것을 말리지 않겠지만 대신 자기 혼자서라도 제사를 지내겠다고 했다. 하루는 종손집안이라 열흘 간격으로 있는 제사를 남편 혼자서 지냈는데, 그날밤 갑자기 아들이 머리와 심장이 찢어질 듯 아프다고 호소하며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했다. 남편과 나는 아들의 증상이 병원에 가도 소용없고 오직 교회에 데리고 가야 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교회에 가자고 했더니 아들은 태도를 돌변해 교회에 가기를 거부했다. 남편과 나는 뜬 눈으로 새벽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힘겹게 아들을 교회에 데리고 가서 예배를 드렸다. 예배 후 목사님께서 아들에게 역사하는 악한 영들을 예수 이름으로 쫓아주시자 아들은 즉시 평안을 얻었다. 남편은 목사님께서 아들에게 기도해주는 동안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약속했다고 한다. 아들만 고쳐주시면 모든 제사를 버리고 예수님을 믿겠다고....
요즘 나는 살맛이 난다. 아들은 건강한 몸으로 직장에 다니고 못다한 공부에도 열심이다. 남편은 새벽예배까지 열심히 다니며 하나님을 섬긴다. 우상숭배를 끊자 악한 영으로 인한 아들의 고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온 가족이 예수 안에서 행복한 이 기쁨! 오직 하나님이 주신 기쁨이다. 할렐루야!

위 글은 교회신문 <15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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