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뿌리는 사람들] 전도는 영적 에너지 ‘충전’의 기회

등록날짜 [ 2010-04-12 07:55:29 ]

복음 전할수록 충만해지는 ‘기쁨’과 ‘희열’
삶 속에서 주님의 ‘역사하심’ 느낄 수 있어


너덜너덜해진 김미숙 집사의 수첩에는 3년간의 전도 역사가 빼곡하게 들어 있다. 처음 연락처를 받은 사람부터 첫 번째 열매인 김순애 성도, 그리고 몇 년째 권면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그간 그녀가 복음으로 품은 수많은 사람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낡은 수첩이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녀의 전도 스토리를 들어보자.

‘선데이 크리스천’에서 전도자로
교회 다닌 지 9년이 될 때까지 김미숙 집사의 제일 큰 기도 제목은 “하나님, 저도 저녁예배 드리게 해주세요”라는 것이었다. 남편이 주일 낮예배만 허락했기 때문이다. 별수 없이 ‘선데이 크리스천’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2006년에 구로구 오류동으로 이사를 하면서 집 근처에 있는 우리 교회에 등록하게 됐다. 우리 교회 와서 말씀에 은혜를 받고 나니 저녁예배는 물론 모든 예배를 다 드리고 싶은 사모함이 불일 듯 일었다.

“특히 새벽예배에 나오고 싶은 감동을 주셨어요. 윤석전 목사님께서 ‘순교하려면 두려움과 아픈 것을 이겨야 한다’면서 목사님 어머니의 간증을 들려주셨는데 그 말씀에 큰 도전을 받았어요.”  김 집사는 신앙생활을 반대하는 남편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예배에 참석했다. 열심히 하면 할수록 가정환경은 더 어려워지고 고단해지는 듯했지만 주님께서 위로하시고 함께하셔서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러다 방언 은사를 받고 나서부터 전도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랐다.

“우리 교회에 오기 전까지 9년이라는 세월을 교회에 다녔는데 한 명도 전도하지 못한 것이 너무 부끄러워 올해가 가기 전에 남편이든 누구든 딱 한 명만이라도 전도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때가 지난해 9월이었다. 그녀의 간절한 기도와 바람대로 12월 31일, 남편이 교회에 등록했다. 비록 아직은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고 있지 않아 아쉬움이 크지만 김 집사의 첫 전도 등록자는 사랑하는 남편이 된 것이다.

전도는 나의 에너지
김 집사가 본격적으로 전도를 결심한 것은 지역기도모임에서부터였다.

“오류역으로 전도모임을 나오라고 하면 순종하는 마음으로 나가긴 했는데 열정도 없고 뜨거움도 없어서 왔다갔다만 하는 정도였어요. 그래도 순종하는 마음으로 전도의 자리를 지키며 그렇게 한해를 보냈어요.”

그 다음해 우연히 전도자들의 식사 준비를 거들어주려고 전도국에 갔다가 아예 전도국 소속이 되었고 전도자들과 함께 전도하다가 그 해에 5명을 전도하여 그 사람들을 다 정착시켰다.

“처음 전도의 열정 없이 그저 따라다닐 때 이성애 집사님이 ‘나는 전도가 너무 재밌어’ 했는데 그 말이 충격이었어요. 지금은 그 뜻을 이해하고 저도 그 말을 하고 다닐 정도로 전도가 재밌지만 당시에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말이었어요.”

김 집사는 전도는 하면 할수록 충만해지고 전도를 하고 오면 어떤 힘을 충전 받은 것처럼 가슴에 희열과 기쁨이 넘친다고 고백한다.

“오전에 기도하고 오후에 전도하여 하루를 승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란 마치 개선장군의 기쁨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아요.”

전도를 하다 보면 우울해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특별히 김 집사가 전도하면서 감사한 것은 제사 때문에, 남편 때문에 교회에 못 나간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때마다 자신의 경험을 간증하며 일단 나오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시고 지혜를 주신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개입하심이 점차 현실로
“기도하려고 눈만 감으면 먼저 전도한 사람들을 위한 기도가 나오고 그 사람들 기도가 다 끝나야 제 기도가 나와요. 또 제가 전도한 사람이 잘되면 제 일처럼 기쁘고 즐겁더라고요. 제 속에 사랑이 생기면서 점차 변화되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김 집사는 전도는 남을 살리기도 하지만 먼저는 자신이 사는 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늘 기쁘고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다.

“전도하면서 한 번은 크게 좌절한 적이 있었어요.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전도하려고 우리 교회를 소개했더니 ‘네 남편이나 전도하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어요. 너무 속상해서 하나님께 울면서 기도했더니 ‘네가 내 일하면 나도 네 일 해주겠다’는 감동과 위로를 주셨어요.”

그때부터 김 집사는 ‘그래 내가 주의 일하면 주님도 내 일 해주실 거야’라는 확신을 가지고 전도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그 믿음대로 김 집사의 가정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주일 낮 예배만 허락하던 남편은 이제 김 집사가 예배로 늦어지는 날은 으레 알아서 아이들 간식을 챙겨 먹이고 주말에 시댁에 갈 일이 생기면 아내의 온전한 주일성수를 위해 주일 새벽 일찍 올 수 있게 도와준다. 또 다른 가족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신앙생활에 대한 오해와 갈등 사이에서 김 집사가 난처하지 않도록 남편이 중간 역할까지 해주고 있으니 그저 감사할 뿐이란다. 

“저는 전도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에요. 하지만 전도하겠다고 정한 날은 무조건 나갑니다. 선포하고 나가니 하나님께서도 그때마다 도와주세요. 아이들도 알아서 자기 일을 척척하고요.”

‘내가 주님 일 할 때에 주님께서 내 일을 해주신다’는 믿음으로 전도하니 더욱 전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고 고백한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낡은 전도 수첩에 다시 한번 눈길이 간다. 3년간 전도의 흔적이 담긴 그 수첩에는 그녀의 기도와 눈물, 주님을 향한 충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낡았으나 낡지 않고 빛이 바랬으나 오히려 빛이 난다.

“전도를 하면 할수록 겸손해져요. 왜냐하면 내가 없어지니까요. 해가 갈수록 내가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걸 느껴요.”

하나님을 향한 충성의 지경을 넓혀주시는 주님께서 조만간 그녀의 가정도, 환경도 활짝 열어 주셔서 제한 없이 쓰임받기를 기대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1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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