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10-26 08:40:35 ]
나를 누구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주께 감사
나를 연세중앙교회로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1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난 나는 26년 동안 언니들 그늘에서 살아왔다. 직업도, 생활도 어느 것 하나 언니들과 상의하지 않고 결정하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모든 것을 다 물어보고 의논하는 언니들과 힘을 합쳐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내 마음의 병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겪는 문제가 점점 커져 마음의 병으로까지 자리 잡았던 것이다. 나와 조금이라도 잘 맞는 사람들과 일하려고 직장을 옮겨 다녔지만 다 똑같았다. 자꾸 반복하는 생활에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치고, 내 안에는 미움만 커졌다.
또 한편으로 이러는 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상처받아 점점 날카롭고 악해지는 내 모습에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그때 교회에 다니는 직장 상사들도, 이모님도 교회에 가보자고 권유했었지만, “지금은 가고 싶지 않다”며 정중히 거절했었다.
그러던 2009년 2월, 동창 한 명이 서울로 올라왔다고 전화를 했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그 친구가 반가운 목소리로 만나자고 말했는데 그 장소가 바로 연세중앙교회였다. 친구를 만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친구는 무척 보고 싶었지만, 약속 장소가 교회라는 것이 선뜻 내키지가 않았다.
처음 친구를 만나러 연세중앙교회에 온 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눈물인지 콧물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울고만 왔다. 신앙생활을 그렇게 시작했다.
영문도 모르고 눈물 콧물을 쏟은 낯선 곳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한 주, 두 주,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르면서 설교 말씀이 귀에 들리기 시작하고 내 마음에 품었던 미움이 죄라는 것도 알게 됐다. 또 내가 죄인이며 이런 나를 위해 주님이 십자가를 지셨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렇게 보잘것없는 나를 주님께서 얼마나 사랑하시는 깨닫게 되자 주님을 위해서 나도 뭔가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는 잘하는 것도 없고 특별히 내세울 만한 재주도 없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예배위원으로 충성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미소 짓는 의미는 이제 180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괜찮은 척하며 남들에게 나를 위장하기 위한 미소였지만 지금 예배위원 하며 짓는 미소는 주님과 성도들을 향한 사랑의 미소다.
주님은 나와 친구가 되길 원하시고 누구보다도 나를 존귀하게 여기신다고 하셨다. 어리석고 나약해 쉽게 무너지지만, 그때마다 일으켜주시고 힘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린다. 때로는 내가 아버지 뜻을 몰라 헤매기도 하지만, 나는 항상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리는 자 되기를 원하고, 아버지께서 언제나 붙들어 주시고 인도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