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6-08 09:36:29 ]
신앙생활에 더 유익하게 직장 바꾸니
삶 속 기쁨과 믿음 더욱 굳건히 서
정희은 (충성된청년회 4선교부)
요즘 ‘전 교인 40일 작정 기도 그리고 10일’ 기도회에 사모함을 주셔서 감사하다. 하루가 너무 고단해서 지치다가도 퇴근 시간이 되면 기도할 생각에 거짓말처럼 힘이 솟아난다. 기도회 시간에 1분 1초라도 늦고 싶지 않아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달음질해 성전에 앉으면 행여나 피곤과 잡생각으로 기도시간을 뺏길세라 집중해서 기도하니 날이 갈수록 기도가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
‘내가 다 안다. 네가 기도하는 것을 보고 내가 기뻐한단다. 내가 그 기도 다 기억하고 있다’고 주님이 위로해주시니 기도에 힘이 나고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일찍 이런 행복을 맛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간호사 생활에 지쳐가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시작한 간호사 생활은 무척이나 혹독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정신없는 3교대 업무와 엄청난 스트레스로 1년 가까이 허덕였다. 피곤함과 바쁨에 지쳐 신앙생활은 어느새 뒤로 밀려났다.
주님 앞에, 세상 앞에 큰 사람이 될 거라고 말하던 당당한 나는 간곳 없고 하루하루 몸도 마음도 지쳐 우울증에 대인기피증까지 왔다. 늘 불안하고 외롭기만 해서 하루가 멀다고 울기만 했다. 그런데 순간순간 뭔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허전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무너져버린 내 신앙생활을 발견했다.
그러다 예전에 친구가 자주 얘기하던 연세중앙교회가 문득 생각났다. 그 친구와 함께 대학에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 병원에 취업해 꼭 연세중앙교회에 다니자”고 약속했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연락해봤더니 역시나 그 친구는 연세중앙교회에 잘 다니고 있었다.
고향 땅을 떠날 때 막막하기만 했던 아브라함처럼, 나도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2008년 6월경 연세중앙교회에 처음 왔다. 당시에는 교회에 몇 번 왔다갔다만 하다가 어느 날, 설교시간에 온통 예수만 전하시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으시는 윤석전 목사님을 보며 한참을 울면서 은혜 받고 나서야 정식 연세중앙교회 성도가 됐다.
당시만 해도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참 많았다. 큰 병원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고 공부도 더해서 교수가 되는 멋진 삶을 꿈꿨다. 덤으로 하나님께 쓰임받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교회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담임목사님께서 엄청난 말씀을 하셨다.
“주일성수를 못하는 직업은 절대로 복된 직업이 아닙니다”
뭔가에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직장 때문에 주일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며 하나님도 이해하실 거로 생각하며 살았는데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씀이 내 생각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인가 주일에 출근하느라 1부 예배를 일찍 드리고 가는 길에 대예배 드리러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면 눈물이 쏟아졌다. 예배드리러 가는 그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주일에도 일하러 가는 내 모습이 초라했다.
이렇게 주일성수를 사모하는 마음이 점점 커졌고, 기도했다. ‘주님, 내 가슴에 꼭꼭 숨겨 두었던 옥합을 깨뜨릴 믿음을 주세요. 나의 나 된 것은 오로지 주님의 은혜인데, 주님 앞에 드려야 할 옥합을 깨뜨리기에 망설이지 않게 해주세요.’
결국 나는 큰 병원을 포기하고 다소 작지만 주일성수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옮겼다. 이렇게 내가 아까워하던 내 삶의 옥합을 깨뜨리니 나 같은 사람에게 직분을 주셨고, 또 새벽예배를 사모하고 기도했더니 먼 거리에 있던 집도 교회에서 5분 거리로 이사하게 해 주셨다. 아무것도 모르고 앞만 보며 달려 가던 내 인생에 주님께서 기쁨도 주시고 감사도 주시고 웃음도 주셨다. 이렇게 주님이 나를 인도하신다는 기쁨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주 안에 거하니 기쁨이 넘쳐
세상에서는 융통성 있고 여유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나는 세상 앞에서는 융통성 제로인 우리 교회가 좋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오직 주님 뜻대로 움직이며 예배면 예배, 기도면 기도, 거기다 전도까지 무엇 하나 소홀하지 않고 올바르게 신앙생활 하도록 이끌어준다.
이제 호흡이 끝나는 날 멋지게 하나님 앞에 서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내 몸이 닳도록 신 나게 영혼 사랑하고, 신 나게 전도하고, 신 나게 기도하고 싶다. 내가 신 나게 주님의 일을 할 때 ‘희은이, 너는 어쩜 그렇게 한결같니. 내가 너라면 믿음이 간다. 내가 너 보고 맡긴다!’라고 인정해주신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앞으로 변하지 않는 믿음, 한결같은 믿음으로 살아가길 다짐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4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