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9-27 13:55:09 ]
온몸이 허는 희귀병 ‘베체트’와 우울증 치유
폐경될 거라는 진단 불구 자연 임신으로 출산
정유선 (교회복지실 연합회)
1999년 가을 우리 교회에서 처음으로 신앙생활을 했다. 하나님 말씀은 들으면 들을수록 내 연약한 모습을 발견하게 하시고 오직 예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했다. 사실 그해에 나는 베체트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입안과 식도, 위장 등 소화기관은 물론 눈, 코 등이 다 헐어서 충혈이 되고 고름이 났다.
<사진설명> 남편 배선호 집사(교회복지실 소망부장), 출산한 지 5개월 된 아기와 함께
희귀병이라 별다른 약도, 치료 방법도 없어 낙심할 때가 잦았다. 그래도 설교 말씀을 들으면 힘이 나고 용기가 생겼다. 많은 설교 말씀 중에서도 ‘믿음의 배우자’에 관한 말씀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예수 믿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당시 교제한 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에게 5개월간 교회에 다녀보라고 했다.
“당신이 예수님을 믿게 되면 그때부터 교제하기로 해요. 예수님이 믿어지지 않으면 그냥 헤어져요” 하고 약속했다. 그리고 3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남자친구는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게 됐고 내 질병을 위해 기도해 주며 오히려 나를 이끌어주는 믿음까지 갖게 됐다.
2002년도에 우리 둘은 결혼해 가정을 꾸렸지만, 내가 질병으로 고통당하다 보니 아기 가질 생각은 꿈도 못 꿨다. 오히려 질병과 씨름하다 보니 늘 우울하고 사소한 문제만 생겨도 죽어버리는 환영에 시달려야했다.
주변에서는 몸이 그렇게 바싹 마르고 힘든데 무슨 충성을 그리 많이 하느냐고, 미련하다고 했지만 이것이 다 나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나를 불쌍히 여기사 평생 치유가 불가능하다던 베체트병이 사라지는 은혜를 허락하셨다. 하지만 항상 교회에 와서 앉아 있고 신앙생활하노라 했지만 마음에 기쁨이 없고, 조금만 힘든 일이 생겨도 죽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녔다.
그러던 중, 지난해에 시작한 ‘전 교인 50일 작정 기도회’에 절박한 심정으로 참석했다. 태어나서 그렇게 부르짖으며 기도한 적이 없었다. “우울하게 하는 악한 영이 떠나가게 해주시고, 내가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 하는지 인도해 주세요!” 작정 기도하는 동안 주님께서는 배가 아플 정도로 부르짖어 기도할 힘을 주셨다.
또 친정과 시댁에 믿는 가족이 없다 보니 집안 행사가 으레 주일에 열리는데 주일성수하느라 전혀 참석하지 못하는 우리 부부에게 “교회에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가족 모두 혀를 내둘렀다. 이런 일을 몇 년 동안 반복하니 가족에게 눌리고, 이런 연약한 모습으로 가족들을 전도해야 한다는 것도 큰 짐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작정 기도로 악한 영과 질병에 눌린 내 모습을 벗어버리려고 온힘을 쏟아 끝장을 보리라 결심한 상태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50일 작정 기도회가 끝나자 항상 죽고 싶던 우울한 마음이 싹 가셨다. 정말 내게도 평안이 찾아왔다.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평안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할 정도로 정말 너무나도 오랜만에 평안이란 걸 맛봤다.
그 후 2010년 장년부 하계성회에 참석해서 풍성히 은혜를 받고, 뮤지컬 ‘그날’을 보면서 찬양 가사가 다 내 이야기인 듯 눈물로 은혜 받았다. “나의 생각, 나의 마음 주님만 닮아가길...” ‘아! 내가 그동안 주님의 생각과 마음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죄 가운데 있었구나. 이제는 진실로 주님 생각과 마음으로 살고 싶다’고 결심하고 또 결심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성회에서 듬뿍 은혜 받고 온 후, 하나님께서 뜻밖의 선물을 주셨다. 임신이었다.
2년 전에 인공수정을 시도해 봤지만 실패로 끝났다. 의사는 시험관 아기가 더 적당할 것이라고 권하며 자연 임신은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리고 3년 안에 폐경이 올 거라고 진단했었다. 하지만 의사의 진단이 틀렸다. 하계성회 후 나는 자연 임신을 한 것이다. 무엇으로 이 기쁨을 말할 수 있을까! 무엇으로 이 감사를 표현할 수 있을까!
하나님은 오랜 우울증과 죽고 싶은 충동에서 벗어나게 하셔서 내게 참 자유와 평안을 주시고, 더불어 아기까지 주신 것이다. 악한 영에 눌려 우울증과 죽고 싶은 충동 속에 살던 나를 꺼내주시고 조건 없이 베풀어 주신 주님의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아이가 세상에 나온 지 5개월째다. 이제는 당당히 하나님께 받은 치유로, 이 자녀를 증거로 믿지 않는 가족들에게 당당히 하나님은 살아 계신다고 전하리라 다짐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