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11-08 14:06:15 ]
참된 사랑 깨달으니 이제야 영적생활 하는 듯
조경아(충성된청년회 전도6부)
학창시절, 아이들은 내가 목회자 자녀다 보니 무작정 착할 거로 생각했는지 조금만 강하게 내 의견을 내세우거나 언성을 높이면, “목사님 딸이 왜 그러느냐?”고 말했는데 그 때마다 그 말이 내게 깊은 상처가 됐다.
내가 원해서 목사 아버지 밑에 태어난 것도 아닌데, 참고 양보해야 할 일이 많으니 몇 번이나 부모님과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다른 애들처럼 평범하게 살게 해주시지’라는 소망도 있었다.
개척교회를 하시던 부모님의 형편은 늘 어려웠다. 어쩌다가 내가 좋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과자를 먹고 있을 때, 성도 자녀가 그걸 갖고 싶어 하면 부모님께서는 얼른 뺏어서 그 아이에게 줘버렸는데 그럴 때마다 서운하고 속상해서 울 때가 잦았다. 이렇게 자라면서 내 마음속에는 ‘나는 주님을 위해서 살아왔어. 이만큼 양보하고 참았어’라는 내 자랑과 의(義)가 자리 잡았다.
대학부에 올라가 임원으로 일하거나 전도할 때도 늘 성도의 시선을 신경 쓰다 보니 충성의 기쁨보다는 ‘해야 한다’는 내 의가 충만했다. 또 목사 자녀인 만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피곤해지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대학을 휴학하고 공무원 고시 준비 차 노량진 학원가에 왔을 때, 노방전도를 받아 연세중앙교회에 오게 됐다. 사실 부모님께서 흰돌산수양관 목회자 세미나에 다녀오시면 늘 윤석전 목사님의 저서나 설교 테이프를 사다 주셨다. 책을 읽고 설교 테이프를 들으면서 윤석전 목사님이 굉장히 진실한 분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회가 닿으면 연세중앙교회에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다. 흰돌산수양관이 수원에 있어서 연세중앙교회도 수원에 있는 줄 알고 엄두를 못 내다가 서울에 있다는 전도자의 말을 듣자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예비하신 만남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한 이후, 나의 내면에는 심각한 영적 전쟁이 벌어졌다. 이때까지 인본주의 신앙에 젖어 굳어진 생각들이 오직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설교 말씀과 부딪히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내가 소속한 청년회 직분자들이 신앙생활에 대해 조심스럽게 권면하는 말들이 나의 자존심을 무척 상하게 했다.
‘내가 그동안 신앙생활 해온 게 얼만데…. 그것쯤은 나도 다 아는 건데….’ 내게 사랑으로 해준 말이라도 내 속에서는 그 말들을 비판하고 판단하기에 바빴다. 또 윤석전 목사님께서 낱낱이 죄를 지적하시는 영적인 설교 말씀에는 ‘이런 것까지 회개해야 하나?’ 싶었다. 또 ‘융통성 없고 꽉 막힌 사람들과 신앙생활 하기가 너무 버겁다!’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예배와 전도의 자리에 꾸준히 참석하다 보니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나도 서서히 영적인 사람으로 변하고 있었다.
처음에 전도할 때 ‘나는 원래 전도하던 사람이야. 어려울 것 없지!’라며 내 의와 힘으로 전도하니 한 명도 전도가 안 됐다. 다른 청년들처럼 나도 전도 열매를 맺고 싶어도 번번이 실패만 맛봤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생각과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신 말씀을 묵상하며 전도했다. 게다가 주님 오실 날을 준비하는 신앙생활을 하도록 독려하시는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자주 들으니, 구원받지 못해 지옥 갈 영혼들이 불쌍해 애절함마저 느껴졌다. 조금이나마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예수님의 심정을 알고 전도하니 서서히 전도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열린 것은 전도뿐만이 아니었다. 나의 영적인 눈과 귀와 마음도 열리기 시작했다. 융통성 없고 꽉 막힌 것처럼 생각되던 청년회 직분자들의 권면이 내 영혼을 사랑하기에 성령의 감동으로 한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 죄를 인식하지 않고 ‘이 정도는 하나님도 봐주시겠지’ 하고 내 잣대로 판단한 것들이 인본주의에 찌든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나 정도면 된다고 착각하고 살았구나! 신앙생활 잘하고 있는 줄 알았구나!’ 통곡하며 회개했다. 예배도 충성도 내 죄 때문에 십자가를 지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해야 했는데, 오히려 내 의가 충만했으니 이제까지 신앙생활 한 것들이 다 허사요, 죄임을 통렬히 깨달았다.
요즘 주일학교 아이들처럼 신앙생활의 기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충성하고 있다. 자신의 목숨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목회하시는 윤석전 목사님과 자기 삶보다 주님의 일을 우선하는 청년들을 보니 선한 욕심도 생긴다. 이들보다 더 열심히 충성하고 기도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싶다.
이제는 내가 목회자의 가정에서 태어난 것이 그 어떤 것보다도 큰 축복임을 깨닫는다. 믿음의 가정에서 자라게 하시고, 온 가족이 주의 일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축복임을 깨달았다. 이제 하루하루 주님께서 기억하시는 삶으로 기쁘게 주의 일을 하며 살고 싶다.
위 글은 교회신문 <26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