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도박중독, 그 악마의 유혹에서 해방

등록날짜 [ 2011-10-18 13:16:08 ]

강력한 중독성으로 인생을 파멸로 이끄는 도박으로 4년이라는 세월을 잃어버렸으나,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로 새 삶을 사는 김학록 형제의 간증을 들어보자.

군 복무를 마치고 조선대학교 3학년에 복학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아니 오히려 학업에 몰두해 장학금을 받을 만큼 성실한 편이었다. 그런데 겨울 방학 무렵, 우연히 친구에게서 스포츠 토토 복권을 접한 것이 악마의 유혹의 시작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도박
스포츠 토토는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해 돈을 걸어(베팅) 정해진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정부가 공식허가한 도박이기도 하다. 처음엔 5000원부터 베팅했는데 재미삼아 한 것이 두세 번 만에 대학생 신분에 거액인 140만 원을 손에 쥐니까 흥분됐다.

‘이렇게 돈을 빨리 쉽게 버는 방법이 있구나’ 싶었다. 이때부터 온갖 방법으로 돈을 끌어들여 복권을 샀다. 용돈은 물론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모두 투자해 수백만 원을 거머쥐었다가 다시 물거품처럼 날리기를 반복하는 일 년 사이에 빚이 수천만 원에 이르렀다.

이미 바닥을 친 내 신용으로는 대출할 수 없자 선배와 친구들 명의로 제2금융권 학자금 대출 그리고 사금융에서도 대출을 받았다. 결국,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빚을 갚으려고 학업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태에 이르고 말았다.

인터넷 불법 도박에 깊이 빠져
내 가방에 잔뜩 들어 있는 복권을 보고 내가 도박에 빠진 것을 눈치챈 누나들이 “한번은 그럴 수도 있지” 하며 힘을 모아 부모님 몰래 빚을 다 갚아주었다. 다시는 도박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누나들에게 맹세했지만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자나 깨나 한시도 생각 속에서 떠나지 않는 도박에 대한 욕구를 억누르지 못하고 결국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 빠지고 말았다.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열리는 수천 가지 경기 승률을 대상으로 베팅했다. 깨끗해진 신용으로 대출까지 받아 거액을 베팅하고 모니터로 경기를 관전하는 1~2시간은 빚 걱정, 부모님 걱정, 장래 걱정 등 아무런 걱정근심도 들지 않고 마치 엔도르핀이 솟아나듯 편안함이 느껴졌다. 또 그렇게 2~3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는 동안 사람의 의지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도박중독이라는 올가미에 단단히 걸려들고 말았다.

불법 게임을 했다는 것 때문에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벌금형까지 받았는데도 도박에서 손을 뗄 수 없었다. 가족의 성화에 못 이겨 정신과 병원도 찾았다. 도박중독도 마약중독이나 알코올중독과 같이 자신의 의지로 고칠 수 없는 충동조절장애라는 뇌 질병이라며 3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을 때는 끊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퇴원 후에는 또다시 도박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가족들과 관계도 악화일로를 거듭하니 집을 나왔다 들어갔다 하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건설현장을 전전했다. 대출받아 날린 도박 빚도 갚아야 하고 먹고 살아야 하니 닥치는 대로 일했지만, 그 돈마저도 도박판에서 다 써버리기 일쑤였다.

애지중지하던 외동아들이 도박중독으로 폐인이 되어 가는 꼴을 지켜보시는 부모님과 남동생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던 누나들과 매형까지 가족들 모두 억장이 무너지다 못해 이젠 아예 나와 상종하지 않으려고 전화번호를 바꿔버렸다. 결국, 집에도 못 들어가고 가족들과 연락도 끊긴 채 PC방과 여관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만 4년째 도박으로 젊음을 탕진하던 지난 2월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밤새 여러 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오가며 베팅하다가 더는 베팅할 돈도 PC방 사용료도 낼 수 없게 되자 새벽녘에 그곳을 나섰다. 호주머니에는 여관이나 찜질방에 갈 돈도 없는 무일푼이었다. 한겨울이라 새벽바람이 칼날 같은데도 몸을 피할 데가 없어 계속 길거리를 배회하고 다녔다. 2~3일간 라면만 먹어서 몹시 허기지고 속이 쓰렸지만 빵 하나 사 먹을 돈도 없었다. 정말 사람 같지 않은 내 모습이 너무나 초라해서 죽고만 싶었다.

‘내가 왜 이러나. 이제 정말 더 이상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갑자기 밀려오는 외로움에 견딜 수 없었다. ‘이게 인생의 벼랑 끝인가’ 싶었다. 살고 싶어서 휴대전화 번호를 눌렀다. 번호를 바꾸지 않은 아버지 번호였다. 

연세중앙교회에서 새 삶을 살다
부모님은 나를 버리지 못하셨다. 부모님은 인천에서 큰 누나와 함께 사시는데 내가 있는 광명사거리까지 급히 오셨다. 그리고는 둘째 고모 댁으로 나를 보내주셨다. 고모들은 어느새 예수를 믿고 있었는데 그 중 셋째 고모가 같이 교회에 가자고 했다.

“학록아, 나는 도박 때문에 손이 잘리고도 발로 도박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어. 정말 도박중독은 무서운 거야. 이대로 가면 네 인생은 끝이야. 너도 예수님을 믿어 봐. 예수님을 믿으면 너는 분명히 새사람이 될 수 있어.”

한 번도 교회에 가본 적은 없지만 싫다고 할 염치가 없어 셋째 고모 손에 끌려 연세중앙교회를 찾았다. 지루하고 딱딱할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뜻밖에 거부감 없이 교회생활에 적응했고, 고모가 오라는 대로 꼬박꼬박 교회 다닌 지 두 달여 만에 담배도 끊었다. 예전엔 그렇게 끊을 수 없었는데 쉽게 끊어지니 신기했다.

그리고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한 달쯤 듣다 보니 ‘절대 죄 지으면 안 되겠구나! 도박하면 절대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각인됐다. 예전에도 도박이 죄라고 생각은 했지만, 순간뿐 그 생각이 행동을 붙잡아주지는 못했다. 그런데 설교시간에 들은 “죄짓지 말라”는 말씀은 도박하러 갈 생각조차 들지 않게 해주었다.

그렇게 교회 다닌 지 두 달쯤 되었을 때, 매일 저녁 2시간씩 50일간 전 교인이 기도회를 한다기에 나도 참석했다. 기도시간에 지나간 4년 세월을 돌이켜 보며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하나님이 계시면 제발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기도하며 말씀을 듣다 보니 그동안 내가 도박에 빠져 살았던 것이 다 악한 영에게 속았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한 행동들이 그냥 내 의지인 줄 알았는데, 악한 영이 내 마음을 요동치게 하여 도박하게 했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몰랐던 영적 세계를 깨닫고 나니, 다시는 속고 싶지 않았다. 정신이 번쩍 들고, 두 번 다시는 악한 영에게 속아서 내 인생을 낭비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이제 내 인생을 파멸로 이끌었던 도박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믿는다. 악한 영에게 속은 것을 깨달은 이후부터 도박하고 싶은 생각 자체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도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바로 도박에 대한 욕구와 생각 때문이다. 아무리 그 생각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정신과병원에 입원해서도, 약을 먹을 때도, 심지어 상담사와 상담하는 도중에도 억눌러 참을 뿐, 생각 속에는 도박밖에 없었다. 정말 미칠 지경이지만 생각을 이길 힘이 없었다. 그런데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예배 시간에 하나님 말씀을 들으니 그 생각을 이길 힘이 생긴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도박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해 고통당하는 분이 있다면, 예수를 만나라고 말하고 싶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능력과 권세로 도박중독의 올가미에서 당장 해방해주신다. 만약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당신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 새 삶을 얻기를 바란다.  김학록 (풍성한청년회 14선교부)

위 글은 교회신문 <26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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