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4-25 09:12:24 ]
무배란 진단받았으나 50일 작정 기도회 후 임신
역아(逆兒)였으나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아이 출산
박윤영성도 (10교구 1지역, 68여전도회)
결혼한 지 3년째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결혼 후 1년간은 직장생활 하느라 아이 낳을 생각이 없었다. 언제든 원하면 바로 아이가 들어설 줄 알았다. 그런데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가지려 하니 임신이 되지 않았다. 초조했다. 결혼을 서른에 했으니까 이른 나이도 아닌데 이러다 자칫 노산으로 이어져 아이를 못 낳게 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했다.
왜 임신이 안 되는지 검사를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산부인과를 찾았다. 뜻밖에도 자궁에 피 혹이 있다는 진단이었다. 물혹보다 훨씬 위험하고, 계속 자라면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임신이 된다 해도 피혹이 있으면 위험하니 지켜보자고 했다.
“무배란으로 임신할 수 없어요”
2010년 50일간 작정 기도회에 빠짐없이 참석한 후, 다시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이상하게 피 혹이 없어졌네요” 하는 것이었다. 자궁에 있던 혹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었다. 그런데 잇따른 의사의 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은 없어졌는데, 환자분의 배란일을 찾을 수가 없네요” 하는 것이었다.
무배란의 원인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병은, 한 달에 하나만 자라야 하는 난포가 여러 개 자라는 경우로, 제대로 성숙하지 않은 난포 때문에 배란이 되지 않는 질환이며, 불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당시 내 상태로는 어떤 조치도 할 수 없으니 기다려보자는 말만 했다. 의사의 말을 뒤로하고 집에 돌아와서 하염없이 울었다. 절망감만 찾아왔다. 그 후 더는 병원을 찾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1년도 설날축복성회 때 큰 은혜를 받았다. 담임목사님께서 신부의 믿음에 대해 설교하셨다. 사실 나는 여태껏 내가 ‘주님의 신부’의 반열에 드는 믿음의 소유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목사님께서 말씀하시는 신부의 자격에 나를 비춰보니 부끄럽기만 했다. 신부 자격도 없으면서 신랑 되신 주님을 기다린 나의 영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첫사랑을 잃고 게으르고 나태한 내 모습이 떠올랐다. 성가대원이면서도 연습을 끝까지 하기 싫어서 남편과 도중에 집에 오곤 했다. 모태신앙이지만 내 맘 내키는 대로 신앙생활 했었다.
‘이렇게 신앙생활 하다간 큰일 나겠구나.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은혜 받은 후에는 세상에 치우치는 것도, 돈 버는 것도, 아이를 가지는 것도 천국 가는 일 앞에는 전혀 문젯거리가 아니었다.
그 뒤로 하나님을 더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성가대도 일찍 가서 끝날 때까지 열심히 연습했고, 성회접수실에도 자원하여 충성했으며, 새벽예배도 나와 하나님 말씀을 들으며 우리 부부가 더욱 은혜받기에 힘썼다. 그러다 보니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차차 없어졌다.
2011년도 작정기도 때는 하나님과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기도 제목이었다. ‘아이는 하나님이 때가 되면 주시겠지’ 하는 생각으로 하나님께 맡기는 신앙이 내 안에 생겨났다.
회복 이후 귀한 결실 맺어
2011년 50일 작정 기도회 기간에 꿈을 하나 꿨다. 담임목사님이 우리 집에 오신 내용이었다. 꿈에서 남편이 우리 집에서 목사님께 식사 대접을 했는데, 목사님께서 한 수저를 뜨시더니 맛있다고 하시면서 남편에게 “아이 5명을 낳아 잘 키워라” 하시니 남편이 “아멘” 하는 것이었다.
꿈에서 깬 후 ‘하나님이 아이를 주시려나’ 하는 감동이 마구 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작정 기도회 마지막 10일 기도 중에 임신이 된 것이다! 뛸 듯이 기뻤다. 우리 부부는 절대로 하나님의 사랑과 응원을 실망시켜드리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출산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출산준비차 병원에 갔더니, 뜻밖에도 태아가 역아(逆兒) 상태라고 했다. 임신 30주면 대부분 태아 머리가 아래로 내려가서 자연분만을 하는데, 우리 아이는 머리가 위를 향하고 있어 난산이 예상되니 제왕절개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와 남편이 자연분만을 고집했더니, 의사는 자기 병원에선 그 상태로 자연분만을 못 하니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말씀하셨기에 출산도 하나님의 뜻대로 자연분만 할 것을 확신한 나와 남편은 막달이지만 자연분만을 유도하는 병원을 찾았다. 그 병원에서는 “출산일이 아직 며칠 남았으니 아기가 자연분만 할 자세로 돌아서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우리 부부와 가족들은 계속 자연분만 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여전도회원들에게도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예정일에서 3일이 지나도 산기가 없어 집에 있다가 양수가 터져서 병원을 찾았다. 남편은, 출산하다가 생명의 위협이 생겨도 병원문제가 아니라는 문서에 사인을 했다. 남편과 내가 자신 있게 그런 선택을 한 것은 분만을 앞두고 계속 온 가족이 기도하고 있었고, 또 주님의 보호하심을 믿었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남편 장정훈 집사와 생후 50일 된 아들과 함께.
심한 산고를 겪은 후 자연분만으로 아기가 세상에 태어났다. 다리가 아니라 엉덩이부터였다. 3.4kg인 건강한 남자아이였다. 무배란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던 내게 아이를 주시고 40주 동안 건강하게 지켜주시며 자연분만 하도록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