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9-05 15:49:26 ]
크레인 밑에서 작업하다 1초 사이로 목숨을 건져
아내 권유로 예배 참석하니 주체 못할 통곡 나와
지금까지 사업과 가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
이승철
주은기계(주)라는 호이스트, 크레인 제작 설치 전문업체를 운영한다.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이 잘되니 세상 살아가는 데 별로 아쉬울 것이 없었다. 일을 마치고 밤마다 소주 한두 병을 마시며 살았다. 어머니는 수십 년간 신실하게 하나님을 섬겼지만, 나와 아내는 좀처럼 교회에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 제삿날이 되면 제수를 장만하지 않는 어머니를 핍박하기도 했다.
그런데 2005년 10월 무렵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전도받아 연세중앙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교회하고는 담쌓고 살았다. 그런데 아내가 예수를 믿은 지 채 한 달이 안 됐을 때, 내가 기계를 설치하다가 진짜 1초 차이로 목숨을 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했다.
그날은 30톤이나 되는 기계를 설치했는데, 나를 포함해 3명이 기계 밑에서 점검을 했다. 한참을 일하던 중에 나와 직원 한 명이 잠깐 밖으로 나왔는데 1초도 지나지 않아 무게 30톤짜리 기계가 떨어지면서 그 아래 있던 직원 한 명이 압사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크레인 줄이 끊긴 것이었다. 피비린내가 공장 안을 진동했고, 나는 넋을 잃고 말았다. 1초만 늦었어도 나도 똑같이 처참하게 죽었을 것을 생각하니 공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거의 3개월간을 넋이 나간 상태로 살았다. 공장 일은 뒷전이고 술로 살다시피 했다. 술이라도 취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 무서워 화장실에도 혼자 못 가고 아내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도박에 손을 댔다. 경마장도 수시로 다녔다. 도박하는 순간만큼은 끔찍한 기억을 잊을 수 있었다. 사망한 직원 보상금에다 사장인 내가 매일 술로 살아서 공장 재정 상황은 최악으로 떨어졌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마음고생을 하며 3개월간을 버티고 있을 무렵, 아내를 교회에 데려다 주고 여느 때처럼 경마장으로 가려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한 번만 들어가 보자”는 아내의 권유에 못 이겨 교회에 들어갔다. 연세중앙교회 대성전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규모와 예배 분위기에 놀랐고, 설교 말씀을 듣는데 하나님과 나 외에는 그곳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압도됐다. 왜 눈물이 흐르는지 이유도 모른 채 눈물을 흘리며 예배 드렸다.
그간 어머니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아무리 예수 믿으라고 해도 거부하던 돌처럼 굳은 마음이 순간에 깨졌다. 그 후 교회에 다니며 거의 2년 동안 울기만 했다. 차에 타면 복음성가나 설교 말씀을 틀어놓는데 그것을 들으면 그렇게 눈물이 났다. 회개의 눈물이었다. 2006년에 침례를 받고, 매일 소주 2병 마시고, 담배 2갑 피우던 것을 동시에 끊었다. 그 후 신앙생활이 정말 재미있었다.
2006년 7월에는 흰돌산수양관에서 열리는 하계성회에 참석했다. 그런데 직원에게서 전화가 한 통 왔다. “사장님, 어음이 부도났습니다.” 힘든 상황인데 부도까지 나다니! 전화를 끊고 3박 4일 동안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초신자의 기도는 100% 응답해 주신다면서요. 이 부도 꼭 막아야 합니다. 아니면 저 죽습니다. 하나님 살아 계심을 이번에 깨닫게 해주세요.’
그런데 목요일에 흰돌산수양관 성회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동종 업체에서 전화가 왔다. 50톤 정도 나가는 기차나 전철을 운반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해본 적이 없었지만, 내 입에서는 “한번 해 보겠다” 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막상 다시 견적을 내보니 내가 너무 비싸게 불러서 ‘누가 이 금액에 주겠는가?’ 싶어 거의 포기상태가 됐다. 어음 부도를 막을 절호의 기회를 놓쳤는가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1주 후에 그 동종업체 회장이 우리 공장에 와 직접 계약을 했다. 돈도 제때 주고 참으로 쉽게 일이 성사됐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하나님의 은혜인 줄 모르고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했다. 사실 어음 부도만 막았을 뿐 회사가 어려운 건 여전했다.
기도하는 중에 대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은행에 갔다. 은행에서 우리 회사 재정을 보더니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왜 안 되느냐며 대출계 과장과 승강이를 벌이는데 마침 그 은행 지점장이 보고 명함을 놓고 가라고 했다. 3일 후 은행 지점장이 전화를 했다. 며칠 후 우리 공장으로 직접 실사를 나오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참 감사하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고 보니까, 그날은 교구목사님과 우리 공장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한 날이었다. 다시 전화해서 “그날은 매우 중요한 약속이 있다. 대출을 안 받으면 안 받았지 그날은 안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지점장은 “대출해달라고 사정해서 해주려고 하는데, 못한다는 이유가 뭔지나 한번 들어보자”고 했다.
“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예수 믿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우리 교구목사님을 모시고 예배드리기로 약속한 것을 깜빡 잊었다. 대출을 안 했으면 안 했지 그날은 꼭 우리 공장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하고는 대출을 포기한다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1주일 후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인감도장을 가지고 오라며 실사도 안 하고 대출해 주겠다고 했다. 은행에 갔더니 지점장이 직접 보증을 서고 대출을 허락했다는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그 지점장은 은행에서도 유별나게 예수를 믿는다고 소문이 파다한 사람이었다. 대출계 과장에게서 그 말을 듣는데 소름이 쫙 돋았다. ‘아! 이 대출 건은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선물이구나!’ 하는 감동이 밀려오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그러다가 2009년도 1월 4일 대형 사고가 났다. 아내를 태우고 흰돌산수양관 동계성회에 충성하러 운전하고 가다가 눈길에 차가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아내는 중상을 입었다. 조수석이 형체가 없이 찌그러져서 폐차할 정도였으니, 다들 아내가 죽는다고 했지만, 담임목사님께서 성회 중이라 몹시 피곤하신데도 일주일에 한 번씩 오셔서 간절히 기도해 주셨다.
그런 간절한 기도 덕분에 뜻밖의 이적이 일어났다. “뼈가 붙으려면 뼈에서 액체가 나오는데 마치 청년과 같은 액체가 나와 뼈가 빨리 붙는다”며 의사가 몹시 놀라워했다. 그런 하나님의 은혜에 힘입어 아내는 3개월 만에 완쾌해 퇴원했다.
예수 믿고 나서 아내와 나는 모든 재산을 주님께 드리기로 작정했다. 남들은 이해가 안 된다고 하겠지만, 우리 부부는 그렇게 살려고 돈을 번다. 이런 마음이 하나님 앞에 갈 때까지 변하지 않게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30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