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9-16 12:56:02 ]
부모님이 목회자이신데도 나는 어릴 때부터 교회에 가기가 무척 싫었다. 성도들의 시선을 의식해 어쩔 수 없이 예배를 드릴 정도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교회와 멀어졌고, 교회에 나가지 않은 지 어느덧 15년. 그간 술·담배를 하며 세상에 흠뻑 취해 살았다.
올 1월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설교 말씀에서 큰 은혜를 받았다. 목회자의 자녀이면서도 하나님을 모른 채 살아온 지난날이 뼈저리게 후회돼 회개했다. 한 주에 5일은 술을 마셨는데, 연세중앙교회에서 은혜 받은 후로는 술 생각이 싹 사라지고 이어 담배도 끊었다. 이렇게 술·담배를 끊을 수 있을 줄 꿈에도 몰랐다. 그렇다고 연세중앙교회에 바로 등록하지는 않았다. 주일에 근무하는 날도 많으니 못 오는 날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설교 말씀을 들을 때마다 신앙 양심에 가책이 왔다. ‘이렇게 신앙생활 해서는 안 되는데… 주일 하루만이라도 온전히 예배드려야 하는데…’ 그 후 이직을 결심했고 두 달 후, 채용공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 갔다. 2교대이어서 바쁜 점을 빼면 다른 조건은 마음에 들었다. 면접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주일에는 교회에 가야 하니 주일에 일할 사람이 필요하시면 다른 사람을 뽑으십시오.”
사정을 다 봐주면서까지 나를 채용할 리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회사에서 출근하라고 연락이 왔다. 드디어 기도한 대로 주일에 온전히 예배드릴 환경이 열린 것이다.
연세중앙교회에서 은혜로운 하나님 말씀을 듣다보니 삼일예배와 금요철야예배까지 다 드리고 싶어졌다. 하지만 업무가 많아 퇴근 후 바로 교회에 와도 예배 시간에 늦기 일쑤였다. 그 문제를 놓고 주님께 사모하며 기도했더니 두 달 전부터 야간근무가 없어져서 삼일예배와 금요철야예배를 제시간에 와서 드리고 있다.
이번 장년부 하계성회에는 남전도회원들이 교회에서 함께 숙식하며 은혜받자고 대대적으로 결의해 물론 나도 휴가를 내서 참여했다.
그런데 주님을 사모하는 만큼 방해하는 역사도 만만치 않았다. 성회 셋째 날 오전 예배드리던 중, 아내에게 부재중 전화가 10통이나 와 있었다. 아이와 함께 자모실에서 예배드리고 있을 텐데 웬 전화인가 싶었다.
문자 메시지를 보니 딸아이가 예배 중에 다쳐 병원에 있다고 했다. 도대체 이게 웬일인가? 불안해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없었다. 예배 후 병원에 가서 보니 자모실에서 예배드리던 중, 일곱 살짜리 남자아이가 딸아이를 긴 막대기로 찔렀다고 했다.
사모하여 예배를 드리니 마음을 소란스럽게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화가 치밀었다. 남전도회 담당 목사님과 직분자들께 그 상황을 이길 믿음을 받도록 기도를 부탁했다. 그 자리에서 목사님께 기도받은 후 성회에 참석해서 말씀을 들었더니 은혜를 많이 받았다.
딸이 다친 문제로 상했던 마음이 봄눈 녹듯 사라졌다. 그 아이가 밉기는커녕 오히려 안아주고 싶은 사랑이 솟았다.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셔서 예배를 방해하는 세력을 이길 힘을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 요즘은 내 기도의 방향이 바뀌었다. 기복 신앙에서 영적 신앙으로. 과거에는 상상치 못한 기도 말이 쏟아져 나왔다. 주님께서 그렇게 내 심령을 이끌고 계신다.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비로소 신앙관이 정립됐다. 목회자 자녀로 자랐지만 연세중앙교회 와서 처음 신앙생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님께서 내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흘리신 보혈을 생각할 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그 주님을 믿으니까 죄짓기 싫어지고 죄짓는 일이 두려워진다. 예수님을 이렇게 뜨겁게 믿어본 적이 없다. 앞으로 천국 가는 날까지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 잊지 않고 그 사랑을 전하고 싶다.
이범진 성도(39남전도회)
정리 한기자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0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