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9-23 23:03:43 ]
1996년 노량진 학원가에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랜 수험 생활로 몸이 많이 쇠약해진 상태였다. 급성 결핵성 임파선염 수술 후 6개월간 치료받고 있을 그때 전도자를 만났다.
독서실에서 하루 종일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던 내게 전도자들은 청년회 주보를 건네며 복음을 전해 주었고, 간식도 소소히 챙겨 주었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 그러한 섬세한 섬김을 받으니 정말 고마웠다.
연세중앙교회에 왔을 때, 윤석전 목사님께서는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말씀을 애절히 전하셨다. 예전에도 교회에 다녔던 터라 천국 지옥에 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믿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영적 세계가 존재한다는 말씀이 새삼 믿어졌다.
그 후 연세중앙교회에서 예수 믿는 목적도 정확히 알게 되었고, 말씀에 은혜 받아 먹던 약도 끊고 건강을 회복했다.
그 후 시험에 합격해 취직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수험생일 때보다 신앙을 지키기가 더 어려웠다. 신입사원인 나를 축하해 주는 회식자리. 상사들이 내게 술을 권했다. 하지만 연세중앙교회에 다니면서부터 ‘술을 입에 대지도 않겠다’고 결심한 터라 상사들에게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말했지만 곧이듣지 않았다.
‘이러면 내가 지고 말겠구나. 술을 한 번만 더 권하면 이 자리를 떠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순간, 상사 중 한 명이 “아, 쟤는 술 안 먹나 보네”라고 급히 말을 바꾸더니 술잔에 청량음료를 부어 주었다. 그 후 그 직장에서 18년간 근무하는 동안 술을 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직장이 교대근무를 해서 주일을 제대로 지킬 수 없을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연차를 쓰고, 휴가를 썼다. 또 선후배에게 부탁해 근무일을 바꿔 주일을 꼭 성수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서 환경을 이겨낸 것이다. 술에 취하지 말고 주일성수하라는 말씀을 지킬 수 있게 역사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청년 때부터 가족 구원을 두고 늘 기도했다. 청년회 같은 소속이던 자매와 믿음의 가정을 꾸렸고, 그 후 처가식구들 영혼 구원 역시 기도제목이었다. 특히 장모님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2년 전, 83세인 장모님께서는 동네 분들과 울릉도 여행을 가셨다. 멀미약을 붙이고 출발했는데 배가 뜬 지 얼마 되지 않아 멀미약 부작용으로 헛소리를 하며 갑자기 쓰러지셨다. 배는 인천으로 급히 회항했다.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우리 부부는 장모님을 서울 우리 집으로 모셔왔다. 장모님이 우리 집에서 7~8개월 머무시는 동안 교구목사, 교구장, 구역장이 자주 들러 예배드리고 복음을 전해 주셨다.
장모님께서 생애 마지막 기간을 우리 집에서 보내면서 예수 믿을 기회가 생겨 섬기는 일이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임종 직전에도 직분자들이 찾아와 믿음을 심어 주어 장모님께서 구원의 확신을 갖고 편안한 모습으로 천국에 가셨다.
한편, 아내는 임신 중에 장모님 수발을 들다가 무리했는지 그만 유산하고 말았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장모님을 천국 보낸 후 다시 임신해 올해 둘째아이를 출산했다. 남전도회원들은 모일 때마다 태아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늘 기도해 주었다. 중보 기도해 주신 회원들께 감사하고, 또 그 기도에 응답해 주신 하나님께 참 감사하다.
하나님 은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과거에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그 후 왼쪽 다리에만 힘이 쏠리다 보니 무리가 가서 발바닥에 염증이 생기고 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병명은 적저근막염. 2012년 ‘성탄절 칸타타’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이고, 찬양 6곡을 일어선 채로 연속 찬양해야 하기에 걱정이 앞섰다.
포기할까 잠깐 망설였지만 기도의 힘을 믿고 칸타타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남전도회에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소염제도 복용하며 3개월간 주일 저녁마다 칸타타를 준비했다. 하지만 약이 너무 독해 위가 쓰려 더는 먹지 못했다.
칸타타 당일, 통증이 다시 찾아왔지만 하나님 은혜로 성탄절 칸타타를 무사히 마쳤다. 그 후 내가 언제 적저근막염에 걸렸었나 싶을 정도로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주를 온전히 찬양하고 충성을 다하려 했을 때 주님께서 고쳐 주신 것이다. 할렐루야!
지금 여러 가지 환경 문제로 기도 생활에 전적으로 참여하지 못해 못내 아쉽다. 환경이 열려 기도뿐 아니라 전도에도 동참해 영혼을 구원하고 싶다. 또 찬양대원으로서 직분을 잘 감당하여 주님께 영광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 지금까지 내 삶에 역사해 주신 주님께 모든 영광 올려 드린다.
신영록 집사(27남전도회)
정리 손미애 한기자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0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