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4-13 14:01:03 ]
교구 심방예배 장소로 쓰임받고 싶은 마음 샘솟아
기쁨으로 가슴 뛴 그 복된 설렘 평생 잊지 못할 것
조정욱 성도(16교구, 64여전도회)
세상이 고속으로 휙휙 회전하는 것 같았다. 극심한 어지럼증. 놀이공원 기구를 탄 것이 아니었다. 메니에르병으로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난청, 이명(귀울림)과 심한 현기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메니에르의 전형적인 증상에 걸렸다. 어지럼증은 두 시간 정도 지속됐다. 증상이 심해지면 누구의 도움도 소용이 없었다. 그저 약을 먹고 증상이 가라앉기만을 속수무책으로 기다릴 뿐.
10년간이나 메니에르병으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의료사고까지 생겼다. 병원에서 노인성 치매 치료 약을 처방해 준 것이다. 그 결과 머리가 멍해지면서 사고와 이해력이 떨어지고 어눌해졌다. 상황에 적합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거의 말을 못 했다. 그야말로 바보가 되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으므로 학생을 가르치는 일도 손을 놓아야 했다.
매일 힘없이 누워 있었고, 식사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감사하게도 예수 믿는 이웃인 김미정 집사를 만나게 해 주셔서 딸과 함께 2014년 1월 연세중앙교회에 다니게 됐다.
연세중앙교회에 다니면서 예수를 만난 후 메니에르 증상이 차츰 사라지더니 1년여가 지난 지금은 완전히 고침받았다. 어지럼증 탓에 10년 넘게 버스를 타지 못하고 운전도 못했다. 지금은 차 안에서 성경을 읽고, 천왕동에서 교회로 새벽예배에 오는 구역식구들을 손수 운전해서 섬긴다. 다시 학생들을 가르칠 기회도 생겼다. 주님께서는 나를 살리시고 희망찬 인생을 살게 하셨다.
주님의 은혜 속에서 누리는 평안함과 행복을 사랑하는 남편에게도 전해 주고 싶어 기도했다. 주님께서 속히 응답해 주셔서 남편도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남전도회 모임에도 열심이다.
우리 가족이 연세중앙교회에 다니며 주님께 많은 사랑을 받고 나니 그 갚을 길 없는 은혜에 조금이라도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다. 마침 춘계대심방 기간이라 우리 집을 교구 식구들이 모이는 심방 장소로 내드리고 싶었다. 초신자여서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런데 이튿날 주일 4부예배 때 담임목사께서 하신 말씀에 용기가 생겼다.
“우리 교회는 먼저 왔다고 해서 기득권을 행세하지 않습니다. 직분자가 아니더라도 은혜받은 대로 교회 안의 작은 일이라도 열심을 다하십시오. 스스로 직분을 만들어서 주 안에서 충성하십시오!”
마치 주님께서 내게 하시는 말씀 같았다.
‘주의 종이 성령의 감동을 따라 춘계대심방을 하신다고 했으니 예배드릴 장소를 마련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신 직분이다. 내가 그 일의 당사자가 되어야겠다!’
그 후 우리 집에서 대심방 예배를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우리 집에서 주님의 복된 심방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기쁨으로 가슴이 뛰고 마음이 한없이 설레었다. 그 복된 설렘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대심방을 준비하며 교구와 구역식구뿐만 아니라 믿지 않는 이웃들까지 도움의 손길을 보태는 모습을 보며 주님께서 함께하고 계심을 진정 느꼈다. 믿지 않는 이웃들이 우리 집에서 대심방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에 관해 관심을 보이고, 궁금증을 표현하기도 했다.
나도 이 일을 앞두고 주께 기도드렸다.
“우리의 심령을 준비시키시고 기도할 수 있게 하시고 갈급한 마음으로 말씀 듣게 하시고 주님 은혜가 최고의 절정에 이르는 시간이 되게 하소서. 말씀 들을 때 어떠한 작은 방해도 일어나지 않게 지켜주시고 담임목사님께서 말씀 전하실 때 청년의 기운을 주시어 넘치고 넘치는 성령의 말씀 전하도록 힘 주소서. 주님 보시기에 만족하시고 기뻐하실 만큼 최고의 시간이 되게 하소서.”
대심방 날, 감사하게도 교구 식구들이 모여 숨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하나님 말씀에 온전히 집중했고, 설교를 듣는 중에도 회개의 눈물을 연신 닦아 내며 넘치는 은혜를 받았다. 예배시간이 무척 빠르게 지나갔다. 담임목사님께서 설교 말씀을 마무리하실 즈음에는 더 듣고 싶어서 몹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심방예배를 통해 주님께서는 내게 어떻게 회개하고 믿음의 가장인 남편을 어떻게 보필해야 할지, 아이들을 믿음으로 어찌 키워야 할지를 정확히 알려 주셨다. 또 그동안 나도 모르게 남편과 아이들에게 지은 죄도 회개하게 하셨다.
춘계대심방을 통해 은혜 부어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 이제 영혼의 때의 영광을 위해 육신의 때에 더욱더 충성하는 자가 되고자 한다. 모든 일을 행하신 우리 주님께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43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