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9-14 18:27:38 ]
30여 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 돌보며 고통스럽던 삶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영원한 행복과 진정한 기쁨 알아
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 가정엔 행복이 넘쳤다. 아들딸 하나씩을 두고 남편과 금실 좋게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창창하던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그 후로 남편은 몸져눕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때 내 나이 서른여덟. 초등학생, 중학생인 자식들을 데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어떻게든 먹고살아야 했다. 그때부터 어미로서 아내로서 가족을 부양하고자 손수레를 끌고 길거리로 나섰다. 정말 악착같이 일했다.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과 어린 두 아이의 눈망울을 보고 있노라면 차마 쉴 수 없었다. 한없이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버티고 버텨 냈다.
그렇게 20년 세월이 흘렀다. 햇볕이 무척 따사로운 어느 날 오후, 집에만 누워 있는 남편에게 바람을 쐬어 주려고 휠체어에 태워 공원에 산책하러 갔다. 그곳에서 노방전도 중인 배춘옥 집사를 만났다. 배 집사의 진실한 권면에 그 주일 연세중앙교회를 찾았다. 예배 전 드리는 준비 찬양에서 흘러나오는 가사가 내 마음을 적셨다.
교회는 결혼하고 잠시 몇 개월 나간 것이 고작이었지만, 찬양 가사가 어찌나 은혜롭던지…. 그동안 지내온 고단한 내 삶을 어루만져 주는 듯했다. 홀로 버텨 낸 세월이 떠올라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당시 내 몸도 성치 않았다. 누워 있는 남편을 대신해 스무 해 동안 가정을 꾸려가느라 몸이 많이 상했다. 특히 무릎은 걷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무릎에 물이 차올라 병원에 가서 뽑아야 했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정형외과에서 피도 뽑았다.
계단을 제대로 오르지 못했고 바지가 땅에 끌릴 정도로 걸음을 똑바로 걷지 못했다. 교회에서도 한쪽 다리를 붙들고 난간에 의지해 걸어야 했다. 그렇게 연세중앙교회에 다닌 지 2년째 되던 해, 예배 시간에 윤석전 담임목사님께서 애절하고도 간절하게 치유받는 기도를 해 주셨다. 특히 그날따라 디스크, 관절로 고통받던 성도가 병에서 낫길 간곡히 기도해 주셨다.
“디스크와 관절로 고통받는 성도는 아픈 곳에 손을 얹으십시오. 나사렛 예수 이름으로 명하노니 질병으로 고통받게 하는 악한 마귀 사단 귀신은 떠나갈지어다!”
목청이 터져라 “아멘”을 외쳤다. 목사님의 “떠나가라!”는 소리와 “아멘!”으로 화답하는 소리가 서른 번은 족히 될 듯했다. 그날 예배를 마치고, 교회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무릎이 전혀 아프지 않았다. 난간을 붙잡지 않고도 계단을 걸어 내려갈 수 있었다. 깜짝 놀랐다. 수년간 앓던 무릎 통증이 완전히 나은 것이다! 기도 응답을 받고서야 확실히 깨달았다. ‘주님이 나와 함께하시는구나.’
성경 필사하며 영혼 구원의 정신 넘쳐
당시 대출을 받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작은 가게를 하나 차렸다.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열심히 일했다. 번듯한 가게가 있으니 생활 형편이 점점 나아졌다.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에는 간병인이 남편을 간호해 주었다. 남편은 연세중앙교회에 온 지 처음 1년간은 연세중앙교회에서 지원해 준 장애인 차를 타고 휠체어로 이동해 예배를 드렸다. 하지만 뇌출혈 후유증으로 예배 중 화장실에 자주 가야 하고, 체력이 현저히 떨어져 예배를 온전히 드리기 어려웠다. 거동이 불편해 집에 있을 때면 인터넷 방송을 보면서 예배를 드렸다. 구역식구들은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금요일마다 심방 와서 예배를 드려 주었다.
삶에서 주님께서 늘 도와주고 계심이 느껴졌다. 주님께 받은 은혜에 감격해 성경 필사를 시작했다. 가게 운영하다 제일 바쁜 시간대인 점심시간이 지나면 2시부터 3시까지 여유가 생겼다. 그때 펜을 집어 들고 성경 구절을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갔다. 한 시간에 한두 장 정도 쓸 수 있었다. 성경 필사는 성경을 읽는 것보다 훨씬 은혜로웠다. 한 구절을 쓰려면 네다섯 번을 봐야 했다. 정성스럽게 한 글자 한 글자 쓸수록 그 말씀이 내 심비에 한 획 한 획 새겨지는 듯했다.
성경을 쓸수록 자연스레 영혼 구원의 열정이 불탔다. “열매를 맺으라”는 주님의 말씀. 따로 시간을 내서 전도할 시간이 없으니 사업장을 전도의 장으로 사용했다.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영혼 구원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다.
“살아 있을 때 보험도 드는데 왜 예수를 믿지 않으세요? 예수 믿는 것은 천국 보험 드는 것이에요. 살아서는 기쁘고 죽어서 천국 가고, 이렇게 기쁜 일이 어디 있어요? 예수 믿으세요.”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마다 복음을 전했다. 처음에 거부감을 가지던 손님도 늘 가게에서 성경을 쓰는 모습을 보더니 ‘여기는 예수 믿는 가게구나!’ 하고 인정하는 듯했다. 그러다가 계속된 권면에 마음 문을 열고 교회를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지금껏 10여 명을 초청해 현재 5명이 정착했다. 전도하면 무척 기뻤다. 천국에 가면 이런 기분일까. 마치 하늘나라에 있는 듯했다.
전도를 멈추지 않으리
성경을 쓴 지 어느덧 8년이 지났다. 드디어 올여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한 권 필사를 끝마쳤다. 손수 쓴 성경 구절이 빽빽이 적힌 노트가 10권이나 되었다. 앞으로 한 번 더 필사를 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성경을 필사할 공책을 제대로 구비해 적어 나가려 한다.
그동안 기도 응답으로 가게가 잘돼 대출금을 다 갚았다. 이렇게 감사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모두 주님의 은혜다.
앞으로도 전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영혼 구원의 열정을 주시고 믿음에 믿음을 더하여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사업장에 매여 있지만 기도는 멈추지 않는다. ‘기도’와 ‘말씀’과 ‘전도’에 힘쓰라는 말씀처럼 사명을 가지고 주님 나라 가는 그날까지 기도하고 말씀 읽어 전도를 멈추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내 삶의 소망이시고 기쁨 되신 주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5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