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5-24 14:56:10 ]
아들이 희귀병 ‘멜라스 신드롬’ 걸렸지만
부르짖는 기도에 하나님께서 고쳐 주셔
이영선 성도(새가족여전도회)
지난해 12월 31일, 종무식을 앞두고 있는데, 공익근무 중인 아들이 전화를 했다.
“엄마, 지금 너무 어지러워요. 머리가 아파요. 게다가 오른쪽 눈은 반쪽이 까맣게 보여요.”
서둘러 일을 마감해야 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병원에 들렀다가 집에 가서 푹 쉬어.”
아들은 신길 S병원에 들렀다가 MRI를 찍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진통제만 처방받고 나왔다. 아들이 다시 전화했다.
“엄마, 지금 약국인데 너무 어지러워요. 여기가 대체 어딘지 모르겠어요.”
아들의 다급한 목소리에 놀라 종무식 도중 아들이 전화한 약국을 찾아 갔다.
극심한 고통으로 아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아들을 부축해 병원에 가서 MRI를 찍게 했다. 하지만 아무런 이상 증세를 찾지 못했다. 의사는 안과 진료를 권했다. 연말연시 연휴여서 진료를 받을 수 없어 3~4일을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내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연휴가 끝나고 서둘러 영등포 K안과에 갔다. 거기서도 별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K안과 의사는 “MRI만으로 원인을 못 찾는 경우도 있으니 큰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 보세요”라고 권했다.
그날 신촌 S대학병원에 가서 유전자 검사를 비롯해 여러 정밀검사를 마쳤다. 2주 후, 의사는 ‘멜라스 신드롬’이라는 희귀 난치성 질환에 걸렸다고 말했다.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생긴 병인데 온몸의 영양소를 관장하고 운반하는 세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앞으로 상태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예단했다. 그러면서 “이 병에는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 약도 없고 고칠 방법도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더군다나 심전도 검사 결과, 아들의 심장에 부정맥이 있어 갑자기 사망할 수 있다며 빨리 수술하라고 했다. 이미 뇌졸중이 와서 엑스레이상으로는 왼쪽 뇌 뒤쪽 혈관이 막혀 있다고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 정신이 아득했다. 기가 막혀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 후, 아들의 오른쪽 몸에 저림 증세가 왔다. 게다가 전기가 오는 듯 찌릿찌릿 통증이 심했다. 경기까지 했다. 그렇게 상태가 심한데도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할 방법이 없다니 땅을 치며 통탄할 노릇이었다.
남동생에게 아들의 상태를 전하며 어찌 해야 할지 하소연을 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목회하고 있는 남동생은 흰돌산수양관 실천목회연구원에 참석해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 말씀에 큰 은혜를 받고 있었다.
남동생은 연세중앙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라고 권면하면서 “모든 염려를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라”고 했다.
올 1월 중순, 연세중앙교회를 찾아 등록했다. 기도할 줄 모르던 내가 그날부터 하루하루를 기도로 이어갔다. 아들의 질병을 고치고 싶은 애타는 모정은 절규가 되고, 통곡이 됐다.
아들이 부정맥 시술을 받는 날, 수술실 앞에서 계속 기도했다. 다급한 순간에 하나님께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었다. 그런데 1시간 걸린다는 시술이 도무지 끝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애가 탔다. 한참 만에 시술이 끝났는데 부정맥 뒤에 또 다른 부정맥이 숨어 있어 한꺼번에 제거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그날 이후, 내 일과의 대부분은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기도였다. 새벽부터 온종일 기도하고도 모자라 잠자면서도 오직 아들을 위한 피맺힌 절규의 기도를 했다. 의학으로 고칠 수 없다는 내 아들의 병. 이제 스물한 살밖에 안 됐는데 인생의 꽃봉우리를 활짝 피워 보지도 못한 채 병마에 시달리는 불쌍하고 가엾은 아들을 볼 때마다 내 가슴은 까맣게 타서 재가 되었다. 눈물의 기도와 통곡은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간절히 기도한 지 2개월 되던 어느 날, 아들이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을 했다.
“반쪽만 희미하게 보이던 오른쪽 눈이 이제 다 보여요!”
또 대인기피증에 걸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던 아들이 차츰 기분이 좋아 보이더니 예전의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저림 증상도 사라지고 어지럼증을 호소하던 횟수도 차츰 줄었다. 의사가 “앞으로 상태가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절대 낫지 않는다”던 아들의 몸 상태가 점점 호전되어 가고 있었다. 할렐루야!
‘주님이 일하시나 봐! 맞아, 주님이 고치고 계셔!’
맘속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주님만 의지하고 주님께 부르짖어 기도했으면서도, 정작 아들이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단정지었던 ‘회복 불능’ 상태를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회복’으로 바꾸어 놓으신 것이다. 몇 개월간 지옥 같았던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기도하도록 내 손을 잡아 주신 나의 주님!
내 눈에서는 아들을 고쳐 주심에 대한 감사와 기쁨과 안도의 눈물이 강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이제 아들은 완전히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며칠 전 친구랑 제주도 여행을 잘 다녀올 정도가 됐다.
그간 가슴 졸이며 함께 중보해 준 가족들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전한다. 또 지금도 난치병으로 고통 중에 있는 많은 분에게 꼭 전하고 싶다.
“걱정 마세요. 주님은 다 고치십니다. 주님께 맡기고 믿고 기도하세요. 주님은 내가 믿는 만큼 꼭 일하십니다.”
이 모든 영광과 감사를 주님께만 올린다.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8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