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7-26 15:42:50 ]
부끄러운 반성문을 작성하며
김지윤(풍성한청년회 5부)
지난 6월, 윤석전 담임목사님은 4주에 걸쳐 ‘자녀세미나’를 진행하셨다. 설교 말씀을 전하시면서 자녀가 부모에게 잘못한 일들을 지적하실 때마다 어찌나 내 얘기를 하시는지.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어서 통성기도 시간에 대성전 바닥에 무릎을 꿇고 회개했다.
지난 27년간 잘못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나만의 불효 목록’을 작성해서 철저하게 회개해 보자며 펜을 드니 종이 대여섯 장이 훌쩍 넘어갔다. 왜 이토록 불효하고 살았으면서도 몰랐을까. 바로 부모님께 찾아가 “잘못했습니다”라며 그동안 한 일들을 하나하나 용서 빌었다.
▲어렸을 때 어르신께 자리 양보하라는 말에 “자리 빼앗겼다”며 시끄럽게 울어서 부모님 난처하게 한 일 ▲예물 드리라고 준 돈을 과자 사 먹는 데 쓰고 거짓말 한 일 ▲어머니 화장품을 몰래 쓰거나 교복 줄여 입은 일 ▲보충 수업비를 내 주셨는데도 출석부에서 이름 지우고 놀러 다닌 일 ▲부모님이 번 돈 함부로 쓴 일 ▲부모님 무시하고 반말하며 공경하지 않은 일 ▲내가 먹을 과자 안 남겼다고 짜증 낸 일, 맛있는 것은 부모님 안 드리고 나만 먹은 일 ▲어머니가 해 주시는 반찬을 맛없다고 안 먹고 투정부린 일 ▲부모님이 권면하시면 못 들은 척하고 방에 들어간 일, 짜증 내고 잔소리라며 귀 막은 일 ▲여태 키워 준 은혜에 감사하지 않고 “해 준 게 뭐 있느냐”고 큰소리친 일 ▲안부 묻는 부모님 전화에 “몰라도 된다”고 쏘아붙인 일 ▲자주 아파서 부모님께 걱정 끼친 일 ▲부모님 아플 때 모른 척한 일 ▲공부하라는 말씀을 잔소리처럼 여기다 결국 훌륭한 사람 못 된 것 ▲“엄마처럼 잔소리하는 부모가 되기 싫어서 결혼 안 하는 거야”라며 어머니 마음에 상처 준 일 ▲예수 믿는 사람을 배우자 삼으라는 권면을 한 귀로 흘리고 “잘생긴 사람이 좋아”라며 “성경 속 호세아도 안 믿는 고멜이랑 결혼했다”고 합리화하면서 부모님 걱정하게 한 일 등.
여태까지 부모님께 잘못한 일들을 쓴다고 썼는데도 계속 떠오른다. 그만큼 나는 쓰레기장 오물보다 더러운 죄인이었다. 무엇보다 최고 효도는 어머니 아버지가 예수 잘 믿어 천국 가게 하는 일인데, 내가 예수님 사랑을 실천하지 않고 집에서 못되게 굴어 부모님이 신앙생활 하는 데 방해만 해서 죄송했다. 마지막 세미나 시간에는 축도 시간까지 회개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회개는 크게 뉘우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다. 죄를 돌이키고 효도를 실천하리라 마음먹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외출하시면서 “여름 신발이 없다”고 하시기에 사 드렸다. 그런데 그동안 나는 아버지의 신발 크기조차 모르고 살았다. 또 한 번 마음이 울컥했다. 지난해에 어머니께서 스팀다리미를 알아보라고 하셨는데 모른 척한 일도 생각났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고르신 스팀다리미보다 훨씬 좋은 제품을 주문해 드렸다.
자식은 평생 효도한다고 해도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일부분도 갚지 못한다고 들었다. 이제까지 불효만 하고 살았으니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작은 것 하나부터 부모님께 순종하고, 말 한마디라도 공손하게 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 깨닫게 하시고 회개하게 하신 우리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니
유아라(충성된청년회 11부)
지난 50일 작정 기도회 동안 내 기도제목들은 항상 맨 마지막 차례였다. 그것도 몇 분 동안 잠깐 기도하는 정도에 그쳤다. 올해 차장 직분을 맡아 우리 부서 회원의 문제를 놓고 한 명 한 명 애타고 다급한 주님 심정 품고 중보기도 하다 보면 작정기도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은혜가 풍성하신 우리 주님께서는 회원들을 위한 기도뿐만 아니라 내 기도제목까지 어느 것 하나 간과하지 않으셨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
주님께서는 기도하러 교회에 오기만 하면 영혼 사랑하는 마음을 부어 주셔서 담당한 회원들 기도를 먼저 하게 하셨다. 나의 기도제목도 급했지만,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게 하신 것이다.
우리 부 한 자매는 예배는 잘 오지만, 전도나 합심기도 하러 나오지는 못했다. 그 자매를 위해 기도할 때마다 세밀한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조금만 더 신앙생활에 마음을 쏟고 주님이 모이라 하신 자리에 나오면 믿음이 금방 자랄 텐데....’ 그래서 자매의 신앙생활을 위해 50일 동안 작정하고 기도했더니 어느 순간부터 그 자매의 마음 문이 열려 전도하고 기도하는 자리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저 주님이 공급하시는 힘에 이끌려 기도했을 뿐인데, 주님이 응답하셔서 그 자매뿐만 아니라 여러 회원이 신앙생활에 더 마음을 쏟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내 기도제목 역시 응답해 주셨다. 작정 기도회 전에는 자주 야근해서 주중 예배를 드리기 어려웠고, 심방에도 제한을 받았다. 예배 전에 와서 기도하는 청년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부럽던지.... 영혼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회원들을 마음껏 심방하고 싶어 다급하게 기도했다. 그러자 야근 없는 직장으로 옮겨 이제는 6시면 꼬박꼬박 퇴근해 마음껏 신앙생활을 한다. 심지어 회사에 신우회가 있어 금요일마다 동료와 찬양하고 말씀도 나눈다.
또 대전에 계신 어머니께서 우리 교회 성회 때마다 은혜받으러 오시는데 집이 좁아서 불편해하셨다. 그 문제를 놓고 기도했더니 금세 응답받았다. 교회 부근에 어머니를 편히 모실 수 있도록 더 넓은 집으로 이사했는데, 요즘은 어머니가 더 자주 은혜받으러 오신다.
사실 작정 기도회를 하기 전부터 회원들과 이직과 이사 문제를 놓고 기도했다. 그런데 왜 작정 기도회를 해야 응답을 받을까? 바로 불신앙 때문이었다.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그저 ‘주님께서 들어주시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막연하게 기도했다. 그러나 작정기도에 돌입하면서부터는 주님께서 반드시 응답하시리라고 믿고 부르짖어 기도했고 주님께서 그 믿음을 보시고 응답하셨다. 주님께서는 내 기도를 들어주길 원했지만 믿음이 부족했다는 점을 깨닫고 철저하게 회개했다.
작정 기도회에 참석해서 영혼 사랑하는 마음과 믿음이 조금씩 자란 것 같다. 죄로 죽을 수밖에 없던 나를 살리시려고 십자가에 못 박히고 살 찢기신 주님 사랑에 감격해 예수 몰라 죽어 가는 영혼을 살리고, 어떠한 회원도 품고 사랑할 수 있도록 주님 만나는 그 날까지 항상 기도하고 말씀에 순종할 것이다. 믿음을 견고케 하시고 평생 잊지 못할 기도 응답을 경험하게 하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48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