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7-01-24 15:41:53 ]
의식 없는 상태에서 구원의 복음 듣고 마지막 순간 정신 차려
복음 들을수록 굳은 팔다리 풀리고 피부색 돌아와 평안히 소천
기독교식 장례 절차 지켜보던 불교 처가 교회 바라보는 시각 변해
<사진설명> 허경환·조인숙 성도 부부.
3년 전 봄, 지인의 손에 이끌려 연세중앙교회를 찾았다. 성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졌다. 열정적이고 은혜로운 찬양 소리에 압도된 것이다. 죄를 조목조목 지적하시는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 말씀은 가슴 뻥 뚫리듯 시원했다.
그해 성탄절에는 대구에 있는 아내를 교회로 초대했다. 인류의 속죄 제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를 찬양하는 연세중앙교회 ‘1만 명 찬양대’ 대열에 합류해 아내와 함께 찬양했다. 미션스쿨 중학교 졸업 후 그날 처음 교회에 온 아내는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에 크게 은혜받았고, 그 후 주일마다 서울에 와서 예배드렸다. 당시 나는 서울에서 사업을 시작해 아내와 떨어져 직원들과 숙소에서 지내고 있었다. 아내는 “서울에 와서 주일 한 번만 예배드리고 가기가 아쉽다”며 직원 숙소에서 며칠을 지내며 날마다 연세중앙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예배드렸다. 얼마 후, 우리 부부는 대구 집이 정리될 때까지 서울에서 원룸을 얻어 살기로 했다. 부부가 나란히 글로리아찬양대에 소속돼 주님을 찬양했고, 믿음이 날로 충만해졌다.
구원의 은혜가 넘치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아내는 오랫동안 치매를 앓고 계신 장인에게 복음을 전했다. 장인은 슬하에 딸만 셋 뒀는데, 그중 장녀가 아내다. 처가는 제사 횟수를 세기도 힘들 정도로 우상숭배에 찌든 가문이다. 제삿날엔 친척들이 마당까지 꽉 찰 만큼 규모가 대단하다. 집안 형제 중에 승려가 있을 정도로 불도를 따른다. 아내도 집안 맏딸로서 제사마다 참석했으나 연세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부터는 제사에 일절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처가에 갈 때마다 장인어른께 복음을 전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장인어른의 마음을 복음으로 조금씩 점령해 들어갔다.
그러던 지난 8월, 장인이 패혈증으로 응급실에 계시다는 연락을 받았다. 우리 부부는 급히 경상북도 상주로 내려갔다. 장인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동공이 다 풀렸고, 허공을 향하고 있었다. 손과 발끝에는 이미 청색증이 시작됐다. 나는 장인의 차디찬 손을 잡고 예수를 전했다.
“예수의 십자가 피 공로를 믿지 않으면 천국 갈 수 없어요. 장인어른의 죄를 예수님이 다 사해 주신 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 순간, 초점 없던 장인의 눈동자가 서서히 움직이더니 내 눈동자와 정확히 마주쳤다. 장인은 내가 전하는 복음에 집중하는 듯했다.
잠시 후, 호흡이 불안정해지자 장인을 중환자실로 옮겼다. 면회 시간마다 아내는 장인 곁에 가서 복음을 전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꼭 예수를 영접하게 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장모와 처제들은 “돌아가실 분을 왜 그렇게 귀찮게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아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면회 시간마다 장인에게 복음을 전했다.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장인의 손과 발은 점점 검게 변했다. 운명의 시간이 임박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내가 복음 전하는 횟수가 더하는 만큼, 장인의 차가운 손발에 온기가 돌았다. 검게 변한 피부가 제 색으로 돌아왔다. 굳었던 팔다리도 부드럽게 움직였다. 장인의 몸에 일어난 변화에 처가 식구들도 무척 놀라워했다.
의사는 장례를 준비하라고 했다. 장례 절차를 상의하던 중, 아내는 “기독교식으로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못 박았다. 처제들이 반발했다. “불교 집안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친척들도 완강하게 반대했다. 아내도 물러서지 않았다.
“아버지께 예수를 전할 때 변화되는 모습을 봤잖아요? 아버지는 이제 예수 믿으셔서 천국 가실 테니 기독교식으로 장례를 해야죠.”
한편으로는 교회 식구들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잠시 후, 생애 마지막 순간에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장인은 너무나 평안한 모습으로 소천하셨다. 장모님이 아내의 손을 들어 줘서 장례도 기독교식으로 치렀다. 처제들과 친척 어르신들도 장인의 평안한 죽음과 조용하고 깨끗하게 치르는 기독교식 장례를 지켜보았다.
우리 부부는 신앙생활을 한 지 얼마 안 돼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체험했다.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하니 이처럼 엄청난 복을 주셨고, 유·불교에 찌든 친지들도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겼다.
몇 개월 전, 장모님이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셨다. “언젠가 내가 올 곳”이라며 여운을 남기셨다. 머지않아 장모님과 처가 식구들이 주님을 영접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이 모든 일을 이끄시고 함께하신 우리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중보기도를 해 준 동역자들께도 지면을 빌려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1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