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눔] 추수감사절 성회 덕분에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와

등록날짜 [ 2017-09-20 08:39:12 ]

유명 가수의 꿈 이루고자 바쁘게 지내던 중 보이스피싱에 낚여 거액 청구당해
가족과 소원해지고 홀로 지내던 추석에 우리 교회 전도팀 만나 추석성회 참석
생명의 말씀 앞에 서릿발 같던 마음 녹고 탕자 같았던 지난날 죄 깨닫고 회개해


학창 시절부터 노래를 잘했다. 노래 실력으로 타는 상품이나 상금은 다 내 차지였다. 끼를 살려 가수가 되고 싶어 10년 전부터 노래강사협회에 몸담고 각종 행사 진행을 맡아 보며 ‘노래하는 삶’을 살았다.

2년 전 여름,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전국 노래강사 가요제’에서는 3등을 차지했는데 부상으로 가수 인증서를 발부받아 가수의 길에 들어섰다. 나름 인기도 올라가 나를 찾는 행사가 점점 많아졌다. 드디어 내 꿈이 실현되나 싶었다. 유명 가수의 꿈을 이룰 날이 머지않은 듯싶었다.


절망으로 몰아넣은 그놈 목소리
어느 날 통신사에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휴대폰 기기를 변경하면 지원금을 준다고 했다. 당시 스케줄이 많아 휴대폰을 두 대 사용했는데 지원금을 준다는 말에 하나를 바꾸어 보려고 통장 계좌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알려 주었다. 몇 달 후, 연고가 전혀 없는 지방에서 고지서가 날아왔다. 내 명의로 전화가 여러 대 개통돼 있었는데 청구서에는 엄청난 금액 통신료 외에도 각종 비용이 청구돼 있었다. 말로만 듣던 ‘보이스피싱’에 걸려든 것이다.

하늘이 노랬다. 남편 모르게 해결해 보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닥치는 대로 일해 청구액을 갚으려 했다. 신용카드 여러 개로 돌려 막기도 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남편에게 들통나고 말았다. 이 일이 도화선이 되어 소원하던 부부 사이가 더욱 멀어졌다. 남편은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냉대했고, 급기야 지난해 추석에는 시댁에 발도 못 들이게 했다.

서릿발 같던 마음을 녹인 목소리
추석이라 수많은 사람이 바삐 움직이는데, 나만 갈 곳 없이 헤매고 있었다. 무작정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가다 어느 역에 내렸다. 세상에서 버려진 듯한 상실감에 휩싸여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따뜻한 목소리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커피 한잔하고 가세요~ 따뜻해요.” 상냥한 목소리에 미소를 머금은 여자 분의 모습이 갈 곳 잃은 내 마음을 이끌었다. 따뜻한 커피 한 모금 마시며 마음을 추수르고 보니 연세중앙교회에서 전도 나온 여자 집사님들이었다.

“명절인데 전도를 하세요? 고향에는 안 가세요?”

“전도하는 데 명절이고 휴일이고 상관없지요. 그런데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무슨 일 있으세요?”

집사님의 따뜻한 목소리에 서릿발같이 차갑던 마음이 녹아내렸다. 처음 만난 집사님에게 힘든 내 사정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그 집사님은 진심으로 위로해 주면서 “연세중앙교회 추석성회에 참석해 보세요. 하나님이 힘 주실 거예요”라고 권면했다. 추석에 홀로 지내느니 성회에 참석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 흔쾌히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추석성회 첫날, 성전으로 들어섰다. 성전 가득 울려 퍼지는 찬양 소리에 하염없이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예배 내내 눈물이 강을 이루었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생명의 말씀은 강퍅한 내 마음을 녹였다. 말씀이 꿀보다 더 달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은혜받아 추석성회 3박 4일간 온전히 다 참석해 은혜를 많이 받았다. 갈 곳 없는 내 신세와 그동안 주님 앞에 탕자 같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결혼 전, 혼담이 오갈 때 부모님은 결혼을 완강하게 반대했다. 예수 믿는 우리 가문과 달리 남편 집안은 온갖 제사를 지내는 우상숭배 가문이었기 때문이다.

“엄마, 내가 불신자 가정에 파송된 선교사라고 여기세요. 제가 시댁 식구들 다 예수 믿게 할게요.”

호언장담하며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 교회에서 집사 직분까지 받으며 신앙생활 했지만, 한편으론 시댁의 요구대로 제사 때마다 제수를 장만했다. 마음 한구석에선 예수 믿으면서 제사 음식 만드는 것이 께름칙했다. 하지만 시댁 식구들에게 맞설 용기가 없었다. 매년 우상숭배 자리에 무기력하게 참석하고 제사를 수종들었다.

그러다 성경을 조목조목 들이대는 성회 설교 말씀을 듣자 통곡이 터져 나왔다.

“그런즉 내 사랑하는 자들아 우상 숭배하는 일을 피하라”(고전10:14).

“우상의 제물은 무엇이며 우상은 무엇이라 하느뇨 대저 이방인의 제사하는 것은 귀신에게 하는 것이요 하나님께 제사하는 것이 아니니 나는 너희가 귀신과 교제하는 자 되기를 원치 아니하노라 너희가 주의 잔과 귀신의 잔을 겸하여 마시지 못하고 주의 상과 귀신의 상에 겸하여 참예치 못하리라”(고전10:19~21).

시댁 영혼을 구원하는 선교사로 살겠노라고 다짐해 놓고 시댁 식구의 요구대로 우상숭배 한 죄가 하나하나 떠올라 통곡하며 회개했다.

또 수년 전부터 다니던 교회에서 찬양대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돈 벌 욕심에 찬양대 활동을 대충대충 하고 가수 활동에 전념하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하나님을 믿노라 하면서 하나님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했던 세월이 얼마나 가증스럽게 느껴지던지…. 지난날 죄악들을 철저히 회개하며 한참을 목 놓아 울었다.

새가족여전도회 직분자들의 세심한 섬김을 받고 추석성회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살 곳은 진정 이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후 정말 열심히 예배에 참석했다. 하루는 새가족여전도회 직분자가 내게 새가족여전도회 찬양 인도를 맡아달라고 했다. 예전 교회에서 찬양대 충성을 부탁받았을 때 교만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귀한 부탁을 하시는지…. 이번엔 하나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해야지.’

직분자의 말을 주님 명령이라 여기며 순종했다.


오직 주님만 찬양하기를
새가족여전도회 사랑방 모임에서 ‘찬양이 곧 내 고백’이라 여기며 눈물로 찬양드린다. 가끔씩 간증도 한다. 새신자들이 공감하며 은혜롭게 들어 주니 참 감사한다. 지금도 갚을 빚이 많다. ‘반드시 내 힘으로 갚겠다’고 남편에게 선포했기에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주님은 내 기도를 들으시고 뜻밖의 기회를 허락하셨다. 음대 졸업 경력에다 20~30년 공연 경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노래강사 일을 맡게 된 것이다. 주일성수 하면서 일할 수 있어 정말 좋다.

주님께서 믿음을 주셨기에 이 어려운 상황에서 평안하게 웃을 수 있다. 좌절과 낙담을 딛고 삶의 터전에서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할 수 있다. 내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면서 오직 주님만 찬양하기를 원한다. 남편과 자녀도 예수 믿어 함께 기쁘게 신앙생활 할 그 날을 그려 본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오직 우리 주님께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린다.

/동해경 기자


김미화 성도(새가족여전도회 4부)
 

위 글은 교회신문 <54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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