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여름, 군 복무를 마치고 노량진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하던 중이었다. 노량진 학원가는 연세중앙교회 청년들이 많이 찾아와 노방전도 하던 곳이다. 평소 거리에서 전도를 받으면 그냥 ‘쌩’하니 지나치곤 했는데, 그날은 그러지 못했다. 체구가 아담한 자매가 조곤조곤 예수님에 대해 소개하는데 너무나 정중하게 말하는 통에 차마 거절할 수 없어 듣고만 있었다. “예배드리러 오시도록 초청할 테니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말에 쭈뼛거리면서 전화번호도 알려 주었다.

사실 학창 시절 친구를 따라 교회를 다녀 봤고 군에서도 복무 기간 예배드리러 가곤 했다. 그래서 자매의 초청에 선뜻 응해 ‘그래! 교회 한번 가 보자’며 따라나섰다. 주님이 내 마음을 인도해 주신 것이다.

한동안 교회에 예배드리러 와서도 은혜받기보다는 기웃기웃하며 청년회 모임도 참석했다 안 했다…. 1년 넘게 겉돌았다. 청년회 직분자들이 은혜받도록 정성껏 섬겨 주는데도 사랑받을 줄 몰라 애를 끓였다. 또 당시 구직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직분자들에게 얼마나 까칠하게 대했을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나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섬기며 기도해 준 직분자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나를 전도한 자매도 여전도회 소속이지만 하계성회에 꼭 참석하라고 성회 등록비를 쥐어 주기도 했다.

그렇게 드문드문 교회에 출석하다 예수님을 내 구주로 만난 때가 왔으니 지난해 2월 흰돌산수양관 청년성회였다. 직분자들이 동계성회에 앞서 한 달 넘게 나를 위해 기도해 준 것이 다 응답되었다. 

성회 첫날부터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을 듣는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내가 주님 은혜로 산다는 사실이 믿어지면서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받아 놓고도 자꾸만 세상을 향하던 내 모습이 후회돼 펑펑 울면서 회개한 것이다. 수요일 은사집회 때도 하나님 말씀대로 살지 못한 죄를 회개했더니 성령 하나님께 방언은사를 받았다. 세속적인 죄가 내게서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도했다.

정말 신기했다. 성회에서 은혜받고 나니 술·담배가 저절로 끊어졌다. 더는 술과 담배로 죄짓고 싶지 않았다. 죄짓던 습관이 몸에 남아 있던 터라 가끔씩 술 생각이 나기도 했으나 몇 달 후에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하나님의 은혜로 세속적인 죄가 사라졌다. 어떤 노력이나 내 의지로 끊은 게 아니므로 주님이 일하신 것이 분명했다.

성회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버려 예전처럼 청년회원들과 모여 교제하거나 충성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회원들에게 신앙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지금만큼 줌 모임도 활발하지 않아 혼자서 예배드리고 기도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개인 신앙생활을 더 철저히 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집을 성전 삼아 홀로 신앙생활 하면서 하나님과 더 깊이 있게 만날 수 있었고 직분자들의 중보기도도 큰 힘이 되어 영적으로 더 튼튼해진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예수를 내 구주로 믿게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지금까지 섬겨 주고 기도해 준 직분자들에게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변하지 않고 내 평생 주님만 사랑하리라.

고세영(충성된청년회 6부)

위 글은 교회신문 <70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