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7-27 15:55:10 ]
죄 아래 살다 영혼의 때에 멸망하지 말라는 주님의 십자가 피의 사랑! 그 사랑의 당부를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해 아버지 집 바깥에서 한참을 방황하던 나.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그런 나를 끝까지 사랑하심으로 당신의 자녀로 불러 주셨다.
수년에 걸친 회사 동기의 전도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마음에 맞는 동기를 만났다. 대화도 잘 통하고 무엇보다 같은 고향 출신이어서 가깝게 지냈다. 하루는 동기가 “주말에 혹시 바쁘냐”며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교회에 와서 예배드려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동기사랑에 그 정도쯤이야…’ 교회에 가겠다고 흔쾌히 말했다.
연세중앙교회의 첫인상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거대한 교회 규모에 놀라고 대성전 안에서 예배드리는 수많은 성도를 보면서 또 한 번 놀랐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에 “아멘”, “아멘” 하면서 은혜받고 뜨겁게 기도하는 성도들의 모습이었다. 교회에 처음 온 내가 봐도 신앙생활에 대한 뜨거운 사모함이 전해졌다.
그러나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을 처음 듣는 나로서는 목사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분명 한국말을 하시는데도 영적인 설교 말씀을 처음 듣다 보니 생소하기만 했다. 지금이야 두세 시간도 은혜받으며 설교 말씀을 듣지만 당시만 해도 길게 느껴지는 예배가 당황스러워 ‘동기가 또 교회에 오라고 하면 무슨 핑계를 대야 하나’ 딴생각만 가득했다. 이후로도 동기는 나에게 예배드리러 오라며 3~4년간 거듭 당부했으나 나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간이 흘러 2014년 즈음이었을 것이다. 동기가 수년 동안 이 방법 저 방법 다 동원하다 안 되니까 내 관심사를 염두에 두고 초청한 말이었으리라. “우리 교회 자매들은 예수님만 사랑하고 세속적이지 않아 일등 신붓감”이라고! 결혼에 대한 마음이 있다 보니 동기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내 반응을 넌지시 살피던 동기가 “교회에 와 볼래요?”라고 조심스레 말하길래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렇게 교회 오는 것도 한두 달밖에 못 갔다. 지금 돌아보면 마귀가 은혜받지 못하도록 엄청 방해한 것이다. 부원들이 극진하게 섬겨 주고 진실하게 기도해 주었으나 예배드리는 시간에는 여전히 귀가 ‘탁’ 하고 닫혀 설교 말씀을 듣고 은혜받지 못했다.
사실 어릴 적부터 골수 불교 신자였던 나는 군 복무 기간에도 절에 가서 반야심경을 줄줄 외울 정도로 열심을 다했다. ‘종교가 다 거기서 거기지 기독교만 특별한가?’라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교회에 하루 종일 있는 것도 시간 낭비인 것 같아 또다시 발길을 끊어 버렸다.
하나님, 제게도 믿음을 주세요
5년 전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던 밤, 잠 못 드는 날이 많았다. 근무하던 회사에 문제가 생겼고,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 고민거리가 많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마음속 고통을 털어놓고 기댈 대상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었다.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어려움을 맞닥뜨리자 문득 교회 생각이 났다. 연세중앙교회의 수많은 성도가 하나님을 향해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하던 모습도 떠올랐다. 나도 하나님께 내 모든 고통을 털어놓고 하소연하고픈 생각이 간절했다. ‘어떻게 그런 복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 봐도 하나님의 은혜였다. 나를 전도한 동기에게 쭈뼛거리면서 “나, 다시 교회에 가도 될까?”라고 물었다. 동기는 ‘왜 이제야 이야기하느냐’라는 듯한 표정으로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반겼다.
교회에 다시 가서도 여전히 설교 말씀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편안했다. 통성기도 시간에 눈만 멀뚱하게 뜨고 있는 내게 옆자리에 앉은 부원이 “하나님께 기도해 보라”고 당부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몰라 다짜고짜 “하나님, 저 믿음 주세요. 하나님이 믿음을 주셔야 기도도 하고 할 것 아니에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 두 번이나 교회 나갔다가 들어온 것 아시죠?”라며 하나님께 감히 으름장을 놓는 기도를 했다. 그럼에도 하나님 아버지는 철없는 막내아들 같은 내 기도를 기쁘게 들으신 게 분명했다. 이전과 달리 교회를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더는 안 들었기 때문이다.
내 구주 예수 만난 청년성회
다음 해인 2017년 1월 청년대학연합 동계성회에 참가하기 위해 화요일만 휴가를 냈다. 월요일에 퇴근하자마자 흰돌산수양관으로 출발해 첫날 저녁성회에 참가하고 화요일 저녁까지 수양관에 있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성회 첫 시간부터 담임목사님께서 죄를 조목조목 알려 주시고 회개할 것을 애타게 당부하시자 마음속 깊숙이 찔리는 게 많았다. 예전에는 죄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는데…. 그제야 하나님 앞에 죄짓고 부끄럽게 살아온 내 모습을 깨닫고 그 죗값으로 지옥에서 영원히 심판받는다는 사실도 바로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이틀간 죄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알 즈음. 화요일 저녁성회를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담당 부장이 “기왕 은혜받는 거 확실하게 은혜받읍시다”, “수요일도 휴가 내서 오시고 안 되면 반차라도 내서 꼭 오시라”고 간청했다. 부장이 애타게 당부했으나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당부를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있는데 꿈에서 부장이 나타나 “성회에 꼭 다시 오시라”며 애절하게 부탁하는 것이 아닌가. 수요일 아침에 출근해서도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다. 고민 끝에 반차를 내고 수양관으로 부지런히 향했다. 수요일 오후 ‘기도 한마당’ 시간이었다. 난생처음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했다. 얼마나 회개할 게 많았는지 애절하게 기도하다 성령 하나님께 방언은사를 받았다. 할렐루야!
성령 하나님께 은사를 받고 나자 세상이 달라 보였다. ‘찬양이 이토록 기쁘고 아름다웠나! 말씀이 이토록 은혜로웠나!’ 담임목사님을 통해 주시는 말씀마다 다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었다. 그동안 미워했던 사람들도 생각나면서 “이 모든 것이 다 내 잘못”이었다고 회개했고, 예수 몰라 세상에 찌들어 살던 시절 전도하는 사람들을 손가락질하던 죄도 떠올라 몸부림치면서 눈물로 회개하고 또 회개했다.
이후 교회에서 진행하는 전도모임이며 기도모임이며 모든 믿음의 스케줄에 참가했다. 새가족과 관리회원도 살뜰하게 챙길 수 있도록 주님 닮은 마음이 내게 생기기 시작했다. 주님은 직분까지 주시면서 해가 바뀔 때마다 더 많은 부원을 섬기게 하셨다.
나 같은 죄인을 하나님 자녀로 삼아 주신 우리 주님께 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을지…. 주여! 주를 향한 이 마음이 절대 변하지 않고 천국 가는 그 날까지 주님 앞에 겸손히 쓰임받게 하소서!
이번 청년성회에서도 나 같은 죄인이 주님 앞에 회개하고 나오는 은혜가 분명히 있으리라. 오직 우리 주님께만 무한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동해경 기자
박현규(풍성한청년회 2부)
위 글은 교회신문 <70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