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5-06 09:54:38 ]
10여 년 전 우리 가족 모두 정착할 교회를 찾던 중 친할머니에게 인도받아 연세중앙교회로 오게 됐다. 당시 중학생이던 나는 예배드리러 교회에 와서도 그냥 앉아 있을 뿐 제대로 예배를 드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교회만 왔다 갔다 하고 있었는데, 2010년 담임목사님께서 처음으로 ‘작정기도회’를 선포하셨다. 어머니께서 내게 작정기도회에 참여할 것을 권면하셨지만 당시에는 믿음도 없고 부모님을 따라 교회 다니고 있던 터라 내키지 않았다. 중간고사 시험공부를 핑계 삼아 기도에 빠져보려고도 했다.
그렇게 큰 기대 없이 시작하게 된 작정기도. 기도하러 교회에 가서도 “주여!” 외치고 나서 머리 박고 자는 것이 습관이었다. 하나님께 무엇을 구해야 하고, 왜 기도해야 하는지 몰랐기에…. 그저 “하나님, 제가 기도하길 원하신다면 기도할 수 있도록 해 달라”라는 말은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기도 같지 않은 기도도 주님께서 응답하신 게 분명했다. 하루는 기도를 시작하면서 “주여! 주여! 주여!”라고 외치는데, 마음이 갑자기 뜨거워지면서 예수님이 나를 살리려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 주셨다는 사실이 믿어지는 것이 아닌가. 또 내가 하나님 앞에 큰 죄인이라는 사실도 깨달아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억지로 끌려온 것처럼 시간만 때웠는데, 그날은 2시간 동안 눈물과 콧물이 얼굴에 범벅이 될 만큼 회개하는 은혜를 경험했다. 할렐루야!
회개의 역사가 일어난 것은 아마도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담임목사님을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예배 시간마다 들었기 때문이리라. 사모함을 가지고 예배드리지는 않았으나, 예배 시간에 생명의 말씀을 들어 왔기에 그 같은 생명의 역사가 일어난 것이다. “주여! 주여! 주여!”라며 주님을 찾았을 뿐인데 만나 주시다니…. 참으로 주님의 은혜이다. 그렇게 2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지는 기도를 50일 동안 하면서 영적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한 지도 10여 년이 지났다. 처음 참석한 작정기도회가 벌써 13회째를 맞았으니 말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예수님 안에서 믿음생활을 하고, 직분자로 임명받아 누군가를 섬길 수 있는 것도 기도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담임목사님께서 기도할 것을 애타게 당부하시는 만큼 나 또한 기도를 통해 예수님을 만났으므로 기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세상 속에서 죄짓고 변질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기도하면서 내가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그 마음으로 얼른 돌아가려고 한다. 예수님을 사랑하려면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는 사실을 경험했으니 주님 나라 가기까지 기도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올해도 ‘40일 그리고 10일 작정기도회’가 시작됐다. 오후에 일을 하고 있는 터라 매일 오전 작정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매일 기도하니 주님께서 주실 은혜와 응답이 더욱 기대된다. 매해 작정기도회 때마다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주님만 진실하게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작정기도회를 통해 신앙생활 할 힘을 넉넉히 얻고 주님의 신부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실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함준수(대학청년회 전도3부)
위 글은 교회신문 <74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