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8-12-20 00:34:59 ]
지난해 추석 날 부모님 뵈러 갔다가
효도하는 셈치고 아내와 함께 첫걸음
2주 만에 우연히 말기 암 환자 전도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에 큰 은혜받고
성도들 지극정성 섬김에도 큰 감동
이젠 하루 2시간 기도 … 올 6명 전도
지난해 가을, 우연히 66세인 말기 간암 환자를 전도하게 됐다. 평생 예수 믿지 않던 분인데, “하나님을 의지해서 병도 고침받고 영혼도 구원받으세요”라고 복음의 말씀을 건넸더니 뜻밖에도 순순히 교회로 따라나서겠다고 했다. 나 자신도 놀랐다. 평소 전도라고는 하지 않던 내가 전한 몇 마디 말에 압도돼 신앙생활 하겠다고 결단하다니…. ‘꼭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은혜 넘치고 능력 있는 교회로 인도해야겠다’ 싶었다. 아내와 상의 끝에 연세중앙교회로 인도하기로 했다.
주일에 아내와 나 그리고 암 환자분 셋이 연세중앙교회로 향했다. 사실 우리 부부가 연세중앙교회를 다시 간 건 그때가 두 번째였는데, 이렇게 빨리, 이런 인연으로 다시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추석 날, 부모님을 뵈러 갔더니 “근처 교회에서 성회를 열고 있는데 은혜로우니까 꼭 참석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셔서 효도하는 셈치고 연세중앙교회에 첫걸음을 했다가 통곡하고 회개하며 엄청나게 은혜를 받았다.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 내용은 마치 나의 일상을 들여다본 듯 바로 내 말을 하고 계셨다.
“주일이면 예배 한 번 달랑 드리고 제 일 보러 다니기에 바쁘지, 아무 일 없을 때도 피곤하다는 핑계로 교회 일에 무관심하지…. 주일성수 하라 했지만, 하나님 말씀과는 달리 제 맘대로 사는데, 그 영혼이 영혼의 때에 어디 가겠는가?” 그러면서 추상(秋霜)같은 엄한 목소리로 “회개하라”고 외쳤다. 무늬만 예수 믿노라 할 뿐, 주님에게서 너무 멀리 떠나왔다는 것을 느꼈지만, 내 힘으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 너무나 육신의 안일과 세상 재미에 깊이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나니,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 앞에 다시 돌아와 무릎을 꿇게 됐다. 그날 내 생각, 내 환경, 내 형편 앞세워 내 멋대로 해 온 신앙에 종지부를 찍기로 했다. 그러지 않고 이대로 살다가는 내 영혼 어디로 갈지 뻔했으니까.
그런데 울며불며 회개한 지 2주 만에 전도를 해 암 환자분과 우리 부부가 나란히 앉아 윤석전 목사님이 전해 주시는 하나님 말씀을 다시 듣게 되니, 어쩌면 그분을 통해 우리 부부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뜻이 아닐까 싶었다.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도록 단단히 붙드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강하게 느껴졌다.
암 환자분을 연세중앙교회로 모셔 가면서도 내심 걱정되는 점은 교통편이었다. 그분이 사시는 화곡동에서 연세중앙교회까지 오려면 전철과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데, 말기 암 환자에겐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라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런데 연세중앙교회 직분자들은 그런 걱정을 한순간에 날려 주었다. 같은 동네 사는 여 집사님 한 분이 주일마다 자기 남편 차로 교회까지 모셔다 드리겠다고 했다. 또 새가족남전도회원들도 매주 그 어르신을 심방해 주고, 병 낫도록 합심기도도 해 주면서 지극정성으로 돌봐 주었다.
우리 부부와 암 환자분이 주일마다 연세중앙교회에서 만나 나란히 앉아서 예배를 드린 지 어느덧 일 년여, 죄를 낱낱이 지적해 주어 회개케 하시는 말씀과 연약한 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성도들의 섬김에 큰 은혜를 받으며 살고 있다.
그러는 동안 우리 가족의 질병이 하나하나 고침을 받았다. 아내는 평소 목 디스크가 있어 늘 고통을 호소했는데,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듣다가 깨끗이 치유받았다. 암 진단을 받고 항암 투병 중이던 딸은 우리 가정 심방예배 때 김종선 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시자 병원에서 “더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할렐루야!
이렇게 은혜를 듬뿍 받으면서 부부 사이가 화목해지고, 구령의 열정도 생겨 올해 부부 동반해서 6명을 등록시켰다. 기도할 힘도 생겨 10분 기도도 힘들어하던 내가 하루 2시간은 기본으로 기도하게 됐다.
요즘은 윤석전 목사님 설교를 하루 한 편씩 꼭 듣고 있다. 주님의 재림에 관한 설교를 들으니 기도도 뜨거워진다. ‘마지막 때에 주님 신부의 믿음을 가지게 해 주세요.’ ‘믿음을 지키고자 고난을 겸해 받을 때 굴복하지 않게 해 주세요.’ 기도하는 대로, 주님 오시는 그 날 꼭 들림받는 주님의 신부가 되고 싶다.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 진리의 길로 가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 한기자 기자
김철범(새가족남전도회1부)
맏며느리인 내게 유독 혹독하신
시어머니 36년간 줄곧 미워하다
구역장 맡아 구역식구 위해 기도하다
정작 시어머니 위해 눈물로 기도 못하는
나 자신 너무 초라해져 가슴 치며 울어
얼어붙은 마음 녹이고 천국 인도 다짐
시어머니를 미워했다. 그것도 36년간 줄곧. 일찍 남편을 여의고 홀로 자녀 셋을 키우며 억척스레 살아오신 시어머니는 맏며느리인 내게 유난히 혹독했다. 친정에 다녀오겠다고 하면 “우리 집에서 뭘 가져가느냐?”며 핀잔을 줬다. 집 안에서 물건이 없어지면 나를 의심했다. 무슨 일만 일어나면 모두 내 탓으로 돌렸다. 차갑기가 서릿발 같고 경우 없는 시어머니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마음은 행동으로 드러났다. 밥을 뜨더라도 시어머니 그릇엔 대충 담고, 국도 건더기는 적게 담았다. 빨래를 해도 시어머니 옷가지들이 보이면 그냥 두었다.
미움으로 똘똘 뭉쳐 어둡게 살아오던 내게 한 줄기 생명의 빛이 다가왔다. 8년 전, 친정 언니가 예수를 전한 것이다. 난생처음 찾아간 연세중앙교회에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의 죄를 대속하려 자기 목숨을 버리신 고귀한 사랑의 말씀을 듣고 크게 감동했다.
그 무렵, 시어머니도 천주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방을 하나 비워 마리아상이며 묵주를 들여놓았는데, 당시엔 그것이 우상숭배 행위인 줄 알지 못했다.
3년 세월이 흘렀다. 낙수에 옷 젖는다고, 애증의 파도가 일렁이던 마음도 잔잔해지고 내게도 신앙심이 자랐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 앞에 시어머니를 미워한 죄를 회개했고, 시어머니의 영혼이 예수 몰라 죄로 지옥 갈 것을 생각하니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워낙 매운 시집살이를 하면서 주눅 들어 지내다 보니 시어머니께 예수를 전할 엄두를 못 냈다. 회개는 했지만 여전히 미움이 가슴을 짓눌러 전도를 가로막았다. 시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려면 혀가 굳고 기도 말이 중단됐다.
신앙생활 6년째. 드디어 내게도 신앙의 담력이 생겼다. 시어머니가 우상숭배 죄를 짓고 죗값으로 영원한 형벌을 받도록 방관할 수는 없었다. 더는 우상숭배를 못하도록 좁은 집으로 이사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더니 곧 집이 팔려 이사했다. 어머니께 이제부터 마리아상을 없애고 자손 삼사 대를 저주하는 제사도 더는 지내지 마시라고 설득했더니 “얘, 그러면 네가 제사 지낼 거니?” 하며 화를 내셨다.
“어머니, 한 달만 교회에 와서 우리 목사님 설교 말씀을 들어 보세요. 분명히 하나님을 만나실 거예요.”
만약 하나님을 못 만나면 제사를 지내겠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분명히 시어머니를 만나 주실 것을 믿었기에 한 말이었다. 시어머니는 순순히 교회에 따라오셨고, 한 달간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들으시더니 더는 천주교에 의지하지도, 제사 지내라고 떼를 쓰지도 않으셨다.
예수 믿은 지 8년 만인 올해 구역장 직분을 맡았다. 담임목사님은 시시때때로 “기도하라” 말씀하시는데, 구역식구 6명을 맡겨 주시니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인 구역식구를 위해서도 눈물로 기도하는데, 남편을 낳아 주신 시어머니를 위해 눈물로 기도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 가슴 치며 울었다. 그 후 시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애증으로 36년간 얼음장같이 꽁꽁 얼어붙은 마음이 녹아내렸고, 꼭 천국으로 인도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그러던 중, 시어머니는 마을버스를 타다 넘어지면서 척추를 심하게 다쳐 요양병원에 입원하셨다. 집에서 1시간30분 거리였는데, 자칫 구원받지 못하고 돌아가시면 어떻게 하나 싶어 집에서 15분 거리 요양병원으로 모셔 와서 자주 찾아가 보살펴 드렸다. 누워만 계시는 시어머니 귀에 이어폰을 꽂아 드렸다. 왼쪽 귀엔 예수 십자가 보혈 찬양, 오른쪽 귀엔 담임목사님의 ‘영혼의 때를 위하여’ 설교 말씀이 흘러나오게 했다.
심한 욕창을 앓으셔서 집으로 모셔 가고 싶어도 자칫 큰일을 당할 수 있다며 병원 측에서 말렸다. 교구 직분자들이 심방할 때면, 욕창으로 인한 통증이 없도록, 꼭 천국 가시도록 애절히 기도해 주었다. 고비를 몇 차례 넘기던 두 달 전 10월, 위독하다는 연락이 왔다. 병원에 도착했더니, 어머니는 눈을 감고 누워 계셨다. 다급해서 귀에 대고 소리쳤다.
“어머니! 어머니!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 꼭 붙잡으셔야 죄를 회개해서 천국 가요. 어머니, 꼭 예수님의 십자가 피 공로를 붙드셔야 돼요, 아셨죠? 어머니! 절대로 예수님의 피 공로를 놓치면 안 돼요. 꼭 예수 피 공로를 붙들어야 해요! ”
애절한 목소리에 한순간 어머니가 눈을 번쩍 뜨셨다. 이윽고 병실을 한번 죽 훑어보시더니 다시 눈을 감으셨다. 그리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세상을 떠나셨다. 욕창에 시달리고,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긴 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평안하고 온화한 모습이었다.
“엄마, 잠자는 거야? 정말 천국 가는 거야?”
남편이 큰 소리로 물으며 시어머니의 온몸을 주물렀지만 미동도 없으셨다. 시어머니는 그렇게 주님 곁으로 가셨다.
기도하게 하시고, 시어머니를 천국으로 인도하게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조금 더 일찍 어머니를 사랑해서 더 잘해 드릴걸, 더 잘 모실걸 후회가 남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천국으로 안내했으니 그저 기쁘기만 하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 손미애 기자
김해숙(33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60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