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0-01-27 15:16:15 ]
친정 집안 일년에 제사만 수 차례 지내
가족 구원 속히 이뤄달라 눈물로 기도
이젠 친정어머니도 나와 함께 예배
설 연휴를 앞두고 영적 전쟁을 치르는 성도들이 꽤 있다. 우상숭배 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비신자 가족과 영적 전쟁을 수년째 하는 이도 많다. 핍박을 받으면서도 하나님 말씀대로 살려고 기도하고 주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성도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애정(82여전도회)
어려서 충남 공주에 있는 외가에 가면, 외할머니는 밤마다 뒷마당에 정화수를 떠 놓고 두 손을 모으고 비셨다. 기와집 처마를 따라 뒤로 빙 둘러 가보면 장독대 위에 초를 밝혀 놓으셨다. 자식들 잘되게 해달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도 함께 놓여 있었다.
외할머니는 젊어서 무속인이 될 뻔 하셨다는데 평생 계룡산 등지를 찾아다니면서 산신에게 기원했다. 친정어머니와 내게도 누누이 당부하셨다. “산의 정기를 받아야 앞길이 열려 잘산다.” 그런 미신적인 집안 환경 탓에 영적으로 무지해 늘 귀신을 섬긴 제삿밥을 먹으며 자랐다. 성인이 돼서는 외할머니께 복채를 드리면서 운세를 점치기도 했다. 하나님을 알지 못했기에 영적으로 암흑 같은 삶을 산 것이다.
10년 전, 스물일곱에 예수 믿는 남자를 사랑하게 됐고, 결혼한 후 연세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예수님이 나의 죗값을 갚아 구원해 주시려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는 설교 말씀이 믿어지니까 그동안 해온 제사가 귀신에게 하는 우상숭배인 줄 알게 됐고(고전10:20) 그렇게 후회될 수 없었다. 맏딸인 내가 예수 믿는다고 하자 친정어머니는 심하게 화를 내셨지만 내 영혼이 구원받은 체험을 했기에 절대 신앙을 포기할 수 없었다.
친정어머니는 외할머니의 영향 탓에 제사를 자주 지냈다. 집에서 지내는 제사만 일 년에 수차례. 어머니 홀로 그 많은 제사 음식을 도맡아 장만하셨다. 제사를 지낼 때마다 적지 않은 돈을 써가면서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면 가슴에 바윗덩어리를 얹어 놓은 듯 답답했다.
설이나 추석이 돌아오면 가족 구원을 위해 애절히 눈물 흘리며 기도했다. “우상숭배를 물리치고 자손 천대의 복을 받으라(출34:7)”고 전해주시는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도 큰 힘이 됐다. 내 피붙이들이 예수 믿어 천대에 이르는 복을 받길 간절히 소망했다. 어머니는 젊어서부터 안 해 본 일이 없을 만큼 고생을 많이 하셨다. 딸자식 키우느라 무릎 연골이 다 닳으셨다. 이 땅에서도 평생 고생만 하다 죽어서도 예수 몰라 죗값으로 지옥 가서 참혹한 고난을 겪는다면 그 영육간의 멸망을 어찌하랴. 무엇보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것을 알지 못해 귀신이 복 준다고 섬기며 우상숭배 해 하나님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는 것이 너무 마음 아팠다. “하나님, 제발 어머니를 살려주세요.” 가족 구원을 속히 이루어 주시라고 눈물로 부르짖어 기도했다.
4년 전 추석을 앞두고는 어머니와 목소리를 높이며 언쟁했다. “어머니, 성경에는 살아 계신 부모에게 효도하라고 했어요(엡6:2~3).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고 제사 지낸들 그게 무슨 소용 있겠어요?” 내 말에 친정어머니는 유교적인 관점에서 서운하셨는지 “그러면 나 죽으면 제삿밥도 안 챙겨 줄래?”라며 쏘아붙이셨다.
그런 어머니가 너무 안타깝고 신령한 의분도 일어나서 “알겠어요, 어머니 살아 계실 때는 효도고 뭐고 일절 안 하다가 돌아가시면 호화롭게 제사상 차려드릴 테니 잘 받으세요!”라고 반어적으로 받아쳤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어머니가 “그걸 누가 먹는다고 잘 차리니?”라고 하셨다. 제사를 실제로 죽은 조상이 와서 받는 것도 아니고, 음덕으로 후손이 잘사는 것도 아닌 줄 뻔히 아시면서도 인정하지 않으셨는데, 그날은 자신도 모르게 얼결에 인정하신 것이다.
이날 이후부터 우리 집안에서 더는 제사를 지내지 않게 됐다. 어머니 스스로 하신 말씀에서 깨달음이 있으셨는지 결단을 내린 것이다. 유교와 미신에 찌들어 살던 친정 집안에서 우상숭배인 제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할렐루야!
어머니는 우상숭배를 끊기 얼마 전부터 연세중앙교회에 나오셔서 나와 함께 예배드리신다. 요즘은 친구들에게도 예수 믿으라고 전도도 하신다. 대전에 사는 큰이모도 격주로 서울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 예배를 드린다. 이젠 친정아버지와 외가 친척 모두 예수 믿기를 기도하고 있다.
가슴 아프게도 외할머니는 구원받지 못하고 암으로 돌아가셨다. 평생 우상숭배를 하신 분이라 임종을 앞두고 구원받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직분자들이 심방했지만 완강히 거부하셨다. 할머니를 어려서부터 잘 따르고 사랑했기에 더욱 애절하게 기도하지 못한 것이 원통하고 한이 된다. 남은 외가 식구 구원을 위해 더 애타게 기도할 것이다.
우상숭배를 끊게 하시고 천대의 복을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65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