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5-13 16:46:02 ]
어머니가 더는 아프지 않고 평안하시기를
| 오화택(동탄연세중앙교회)
전화를 받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방에 혼자 계시던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것이다. 급보를 받고 어머니가 계신 병원으로 급히 향했다. 의사에게 황급히 어머니 상태를 여쭤보니 어머니는 뇌경색 때문에 우측 뇌가 죽어 말하고 듣는 언어적 기능에 큰 손상을 입으셨다고 했다. 어머니가 더는 혼자 지내실 수 없으셔서 지난해 12월 우리 집으로 모시고 왔다.
부모 공경하라는 주님 말씀 순종
3년 전 동탄연세중앙교회 남전도회장으로 임명받고 회원들을 심방하고 주님이 필요하시다면 마음껏 충성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주님 일을 위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니 나도 마음이 흡족했다.
어머니를 모실 수 있는 여유가 되는 이가 나다 보니 오 남매 중 막내지만 어머니를 모시게 됐다. 물론 어려움은 있었다. 10여 년 전 아내가 천국에 먼저 간 후 자녀 셋을 혼자 키우고 있다. 둘째 아들은 몸이 안 좋아 휠체어에서 생활하고 막내딸도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어머니를 모셔 오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성경 말씀에 “네 부모를 주 안에서 공경하라”(출20:12)고 하셨고, 주님이 책임져 주신다는 믿음으로 어머님을 모셔 왔다.
개인 사업을 하기 때문에 직장인보다는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지만 일하는 중간마다 집에 들러 어머니 식사를 챙겨 드리고 돌봐 드려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씻겨 드리는 일이었다. 아무리 내가 자식이라지만 80대 노모를 씻겨 드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하루에 몇 시간이라도 어머니를 돌봐 주는 이가 있다면 훨씬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을 위한 기도 제목 중 하나는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는 것이었다. 전문적으로 어르신들을 돌봐 주는 요양보호사가 집에 오려면 장기요양등급을 받아야 했는데, 지난해에도 신청을 했으나 어머니가 어느 정도 거동하실 수 있으므로 심사에서 떨어져 등급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 간절히 기도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기도 응답으로 어머니가 요양등급을 받아 지난달부터 하루에 3시간씩 요양보호사가 와서 어머니 점심도 챙겨 드리고 씻겨 드리는 등 기본적인 것들을 해 주고 있어 한결 마음이 놓인다.
어머니 섬길 힘 주셔서 감사
우리 집에서 반년 가까이 계시면서 어머니 건강도 많이 좋아지셨다. 혼자 시골에서 생활하실 때는 식사도 제대로 안 챙겨 드셔서 몸이 안 좋으셨다. 하지만 우리 집에 오신 뒤로 어머니를 잘 보양하고 옆에서 보살펴 드리니 전보다 건강이 훨씬 좋아지셨다. 뇌경색 때문에 듣고 말하는 것, 인지하는 능력도 떨어지셨는데 말은 못 하시나 어느 정도 듣고 의사표현을 하실 수 있게 되었다. 다 주님의 은혜다.
주님이 어머니를 위해 더욱 기도하게 하신다. 4월 초부터 ‘전 성도 40일 그리고 10일 작정기도회’를 시작했는데 나는 3월부터 작정기도를 시작해 100일 기도를 하는 중이다.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자녀들을 위해 주님이 기도하게 하신다. 기도할 마음이 가득한 것이 가장 큰 복인 듯하다. 사실 어머니를 섬기고 자녀들을 돌보는 하루하루가 벅찰 때도 있으나 오직 기도로 주님께 맡기기 때문에 마음만은 평안하다.
주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직분생활도 가정생활도 감당할 수 있는 힘과 체력을 더해 주신다. 주간에는 사업 일을 하고 남전도회장으로서 맡은 직분도 감당해야 한다. 몸이 불편한 아들과 학교 다니는 딸도 챙기고, 새벽에 한두 번씩 꼭 깨시는 어머니를 수발들자면 몸이 여러 개여도 부족하다. 하지만 주님이 기도 응답으로 힘주시기에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
물질적인 부분도 주님께서 채워 주신다. 아무래도 충성을 하려고 직장을 그만둔 만큼 오후 3시까지 업무를 마치고 나머지 시간은 회원들을 심방하거나 동탄연세중앙교회 이모저모에서 충성한다. 그럼에도 물질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은 정말 주님의 은혜다.
어머니가 더는 아프시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다.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영혼의 때에 주님과 영원히 행복하시는 게 나의 제일 기도 제목이다. 절대 다시 쓰러지거나 아프셔서 병원 신세지지 않고 우리 집에서 편안하게 말씀으로 모시다가 주님나라에서도 평안하시기를 기도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친정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하나님 축복 많아
| 김수정(59여전도회)
몇 년 전 어머니께서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거동하기 어려워지셨다. 조금씩 걷기도 하셨는데 몇 차례 넘어지신 후로는 침대에 누워 생활하셨다. 어머니를 혼자 둘 수 없어 요양원으로 모시기로 했다.
“부모 모실 기회가 있을 때 잘 섬겨 드리고 살아생전에 효도해야 한다”는 당부를 담임목사님을 통해 들을 때마다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가 눈앞에 자꾸 아른거렸다. 주님이 주신 감동이리라. 어느 날부턴가 내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겠다는 복된 생각을 했다. ‘어머니를 내 집에 모셔 오면 같이 예배도 드리고 영혼의 때에 이르기까지 옆에서 섬길 좋은 기회이지 않은가’라고 생각했다.
주님께서 어머니 섬기도록 힘 주셔
어머니를 집에 모시고 오면 하나하나 보살펴 드려야 했다. 막상 어머니를 모신다고 마음먹자 주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해 4월 남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데다 아들도 혼자 키우고 있으므로 어머니 모시는 일을 염려해 준 것이다. 하지만 주님께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며 신령한 감동을 주시고 어머니를 모셔 오면 잘 섬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기 때문에 지금이 적당한 때라고 여겨 지난해 11월 어머니를 우리 집으로 모시고 왔다.
걱정과 달리 주님께서 어머니를 섬기도록 넉넉한 힘을 주셨다. 지난달 어머니가 입원하실 일이 생겼다. 잇몸 염증이 심해 괴사가 일어나고, 뼈까지 녹아 치아를 뽑아야 했다. 어머니가 워낙 고령이고 몸이 안 좋으시다 보니 입원해서 이를 뽑아야 했던 것이다. 5일 동안 병원에 계셔야 했기에 간병할 사람이 필요했다. 당연히 내가 돌봐 드려야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당시 나도 컨디션이 무척 안 좋았기 때문이다. 열이 나고 식은땀도 났다. 게다가 열흘이 넘도록 하복부에 통증이 이어졌다.
하나님께 기도했다. ‘주님, 어머니 간병할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제가 꼭 가야 하는데 이렇게 아프면 어떻게 하나요. 고쳐 주세요.’ 그랬더니 ‘주님께서 고쳐 주시겠구나’라는 감동이 오면서 몸이 가벼워졌다. 곧 통증도 사라지고 몸도 좋아져서 어머니 간병을 전혀 힘들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주님이 힘 주셔서 한 일이다.
어머니가 입원해 계신 기간이 ‘전 성도 40일 그리고 10일 작정기도회’ 기간과 겹쳐서 걱정했다.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있으니 오히려 시간이 생겨 병실에서 기도 음악을 틀어놓고 기도할 수 있어 감사했다. 기도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기도할 마음도 주님이 주시다 보니 문제도 문제가 아니었다.
어머니를 모신 이후로 하나님께서 기도 응답해 주시는 것을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 아무래도 나를 위해 하는 기도라고 해도 결국은 어머니를 잘 모시고 어머니 영혼의 때를 위한 기도다 보니 하나님께서 곧바로 응답해 주시는 듯하다. ‘주님께서 한 영혼을 섬기고 살리는 일을 정말 기뻐하시는구나’ 경험하고 있다.
어머니 모실 수 있어 감사
어머니도 원래 교회에 다니시기는 했지만 주일예배만 빠지지 않고 가시는 정도였다. 이제 연세도 많으시고 하니 천국 갈 믿음을 확실하게 가지시도록 잘 섬기리라 마음먹었다. 우리 집에 오시자마자 매일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을 듣도록 권했다. 로고스박스로도 말씀 영상을 보시도록 해 드렸더니 어머니는 은혜를 듬뿍 받으시고 “주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에 피 흘려 죽어 주신 은혜가 믿어진다”며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구원받았다”고 눈물로 고백하셨다. 지금도 매일 생명의 말씀 들으면서 은혜 받으신다. 오히려 나보다 더 믿음이 있으신 듯하다. 정말 하나님 은혜다.
어머니는 영적생활을 마음 쏟아 하시면서 건강도 많이 좋아지셨다. 전에는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 하셔서 침대에 누워만 계셨는데 이제는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하실 정도다. 손과 발도 잘 움직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어머니를 모시기 전 어머니가 우리 집 거실에 서 계신 꿈을 세 번이나 꾸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엄마가 우리 집 오시면 걸을 수 있으려나’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런데 꿈 내용처럼 우리 집에서 어머니를 실제로 모시게 되었고 건강도 어느 정도 회복하고 계시니 곧 걸을 수도 있으리라 기대하고 기도한다.
하루 종일 어머니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어머니를 모시고 사니 영육 간의 문제도 많이 해결됐다.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인데 어머니를 모시면서 적게나마 수입이 생기게 됐다. 집에서 어머니를 돌봐 드리면서 아침저녁으로 여유가 생겨 기도하고 말씀 듣고 성경 읽는 것에 집중할 수 있어 신앙생활도 더 마음을 쏟는다. 어머니를 모시기 전 고민하기도 했으나 지금 돌아보면 어머니를 내가 모시게 된 것도 다 나를 위한 하나님의 크신 계획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머니를 내가 모실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다 주님 주신 은혜이기에 감사뿐이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9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