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1-05 16:35:17 ]
주님 품 안에 거할 때 안전하고 평안해
최은숙(72여전도회)
“엄마, 왜 계속 몸을 흔들거려?”
7년 전, 큰딸이 내게 물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몰랐다. 네 살 어린아이의 말이니 그냥 흘려들었다. 그런데 몇 년 후 주방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데 이번에는 남편이 내 팔뚝을 꽉 잡아서 깜짝 놀랐다.
“여보, 왜 그래요? 아프잖아요.”
“당신이 자꾸 거실 창문 밖을 보면서 몸을 까딱까딱하잖아.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없고….”
‘내가 몸을 까딱거렸다고?’ 전혀 기억이 없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남편은 병원에 같이 가 보자고 했다. 하지만 정작 나는 남편 말을 믿지 못해 차일피일 검사받기를 미뤘다. 그러던 중 교회식구들에게도 내가 그런 적 있느냐고 한번 물어보았더니 내가 예배드릴 때 몸을 까딱까딱 흔들었다고…. 그 말을 듣고서야 아차 싶었다. ‘내 몸에 정말 무슨 문제가 있구나.’
뒤늦게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내 증상을 듣고 더 큰 병원을 가 보라고 했다. M병원을 찾았고 여러 검사를 받았다. 얼마 후 심각한 얼굴을 한 담당의는 왼쪽 측두엽에서 3cm가량 되는 종양을 발견했다고 했다. 병명은 뇌암. 나도 모르게 몸을 계속 흔든 것은 종양에서 발작파가 심해져 생긴 뇌전증이라고 했다. 담당의는 소견서를 써 줄 테니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뇌신경외과 교수를 찾아가 보라고 했다. 그렇게 2020년 1월 뇌암 수술을 받았다.
2년 전 이맘때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지만 후유증이 남아 있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으나 당시만 해도 팔다리에 힘이 부족했다. 기억력도 감퇴해 무슨 일이든 금방 잊어버렸다. 그런데 평소에는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다가도, 예배드리고 기도할 때면 신기하게도 몸이 개운하고 날아갈 듯 가벼웠다. 언제 어디서나 나를 보살피시는 주님의 손길인 듯했다.
작정기도 하며 각종 문제 해결받아
기도할 때 머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은 시기는, 3년 전 작정기도를 하고 나서부터다. 이마 가운데서부터 위쪽으로 부채를 편 것처럼 둥글게 시원해져 깜짝 놀라고 너무나 신기했다. 온몸도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당시 교회와 집의 거리가 멀어 집에서 작정기도를 해야 했다. 예수 믿지 않는 남편은 내가 신앙생활 하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그런데도 ‘40일 그리고 10일 작정기도’를 꼭 하나님께 올려 드리고 싶어 어떻게든 기도하려고 했다. 남편이 외출한 사이 기도하고, 새벽이나 낮 시간에 기도하며 매일 2시간씩 작정한 기도 시간을 채웠다. 그렇게 3년 전 작정기도를 마친 후부터 예배드릴 때 통성기도를 하면 지끈지끈하던 머리가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다. 성경 읽을 때도 그런 체험을 했고, 집안일을 하면서도 이마 가운데가 시원해짐을 느꼈다.
뇌암 수술 후에는 시원함을 더 확실하게 느꼈다. 부르짖어 기도하고 담임목사님이 예수 이름으로 악한 영을 내쫓는 기도를 해 주시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개운하고 좋았다.
그렇게 기도의 중요성을 더 절실하게 체감하고 나니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빠지지 않고 기도하고 있다. 지난해 작정기도회에서는 마음을 찢는 회개기도가 터져 나왔다. ‘저의 모든 빌 바를 아시는 주님, 제가 구해야 할 기도 제목이 다 생각나게 해 주세요!’ 예전에는 남편이 예수 믿게 해 달라는 기도만 하더라도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런데 이번 작정기도회에서는 내 죄가 너무 많이 깨달아졌다. 혈기, 짜증, 나태, 불만불평 등. 그동안은 몰랐으나 기도할수록 속속히 밝혀지는 나의 수많은 죄….
내 죄를 발견해 회개기도를 하는 데만 한 시간이 지나갔고, 그다음 남편을 위해, 자녀를 위해, 담임목사님을 위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여러 가지 기도를 하고 나면 작정기도 2시간이 한참 모자랐다. 그렇게 눈물로 작정기도를 하고 나자 이런저런 문제들을 해결받았다. 눈앞에 닥친, 내 힘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문제들이 하나하나 풀렸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 가족을 먹이고 각종 필요도 채워 주셨고, 수년간 교회와 멀리 떨어져 살다가 지난 10월 교회가 있는 구로구 궁동으로 이사도 오게 됐다. 신앙생활 더 잘하도록 주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신 것이다. 할렐루야.
섬겨 준 연세가족들에게도 감사
다시 교회 근처로 이사 와 마음껏 신앙생활 할 수 있는 것은 수년간 내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며 물심양면 섬겨 준 교구와 여전도회 직분자들 덕분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자녀들을 담당한 교회학교 전도사와 교사들의 섬김도 떠오른다. 그동안 수년째 섬겨 준 것이 너무나 감사해 나를 섬겨 준 이들마다 하나님께서 하늘의 상급으로 갚아 주시도록 기도하고 있다.
2019년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할 당시, 주일에만 교회에 왔는데 그때마다 여전도회장께서 진실하게 섬겨 주셨다. 당시 여전도회장은 “본당에 가서 설교 말씀을 집중해 듣고 은혜 듬뿍 받으라”며 두 살인 둘째 아들을 맡아 주셨고, 똥오줌까지 다 받아 가면서 돌봐 주신 덕분에 하나님 말씀을 집중해 듣고 은혜받을 수 있었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먼 거리를 오가는 길도 힘들었으나 때에 맞게 여전도회원들이 교통비로 섬겨 주시기도 했다.
지난 회계연도에 한 여전도회원은 영상통화를 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전세임대 신청하는 방법을 세세하게 알려 주었다. 그 결과 신청이 통과돼 교회 근처로 다시 이사 오게 됐다. 그 외에도 이모저모 섬겨 주신 것을 어찌 다 말하랴. 정말 주님 은혜와 믿음의 식구들의 사랑으로 지금껏 영적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주의 성막 가까이로 불러 주셨으니 시간을 알뜰히 사용해 낮에도 밤에도 기도하며 살고 싶다. 기도하려고 하면 꼭 자녀들이 아프거나 내 몸이 무척 피곤해지는 등 기도 못 하게 하려는 마귀역사의 방해가 심했다. 나를 넘어뜨리려는 수작임을 깨닫고 반드시 기도해 이기고 승리하리라. 담임목사님께서 “믿음의 기도는 반드시 응답되니 응답받을 때까지 기도하라”고 당부해 주셔서 항상 기도할 힘이 난다. 수년간 비신자 남편의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해 왔는데 더 마음 쏟아 기도해 남편이 꼭 예수 믿고 구원받기를, 온 가족 다 함께 영혼의 때에 행복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주님 품 안에 거할 때 내 영혼이 안전함을 느낀다. 올 한 해도 지켜 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73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