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5-06 10:28:31 ]
그리스도인의 효도란 무엇일까. 부모님이 살아 계시는 동안 건강하고 평안히 봉양하고 그 영혼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구원받도록 섬기는 것이다. 노부모가 영혼의 때에 영원히 평안하기를 열망하며 가까이서 모시는 믿음의 자녀를 만나 보았고, 하나님의 당부대로 남편을 경외하고 섬기는(엡5:33) 새가족 성도가 있어 담당 교구장을 통해 소개하려고 한다.
부모님 영혼의 때 위해 사랑으로 섬겨
| 김일자(동탄연세중앙교회)
<사진설명> 친정어머니와 김일자 집사. 사진 정의태
예수 만나니 세상부귀 헛됨 깨달아
시어머니·친정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영혼의 때에 주님과 행복하시도록
기도생활, 예배생활 잘하도록 섬겨
부모님 두 분 모두 교회에 다니셨고 나도 나름 예수 믿는 가정에서 자랐다고 할 수 있지만, 아버지는 세상 사람들처럼 육신의 성공을 좇으셨고 어머니도 믿음이 연약해 그런 아버지를 주님께 인도하기 어려워했다. 나 또한 세상적인 성공을 바라며 욕심을 채우는 데 급급해 하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연세중앙교회 오산성전에서 예수님을 진실하게 만난 후 새로운 삶을 만나게 되었다.
예수님을 내 구주로 만난 후 이전보다 삶은 다소 고됐으나 주님 주신 기쁨으로 충만한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오산에서 신앙생활 하던 중 남편이 병으로 아프게 되면서 궁동성전으로 오게 됐고, 생명의 말씀을 듣고 전도하며 남편의 건강을 위해 기도했더니 주님께서 남편을 고쳐 주시는 응답을 경험했다. 이후 영혼의 때를 겨냥해 신앙생활 하는 데 더 집중하게 됐다.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한집에 모시며
궁동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주일마다 부모님을 교회로 모시고 와서 함께 예배드렸다. 내가 예수님을 만나고 나니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좋은 곳으로 여행 보내 드리는 것보다 영혼의 때에 영원히 행복하도록 섬기는 게 참된 효도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 주일 친정 부모님과 시어머님을 모셔 와서 함께 예배드렸다.
하지만 부모님들 모두 연세가 있으시고 지병도 있으셔서 예배드리러 오는 것을 힘들어하셨다. 주일 아침마다 1시간씩 차를 타고 와서 예배드리고 다시 차를 타고 돌아가야 하니 허리가 아프다며 교회 오는 것을 주저하기도 하셨고, 나 또한 어른들을 모시고 장거리를 왔다 갔다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친정 부모님 댁에서 30분 거리인 동탄에 연세중앙교회 성전이 완공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순간 ‘동탄연세중앙교회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주변에서 함께 신앙생활 하던 교우들은 자주 만나지 못할 것을 아쉬워했으나, 부모님이 신앙생활 잘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는 감동을 행동에 옮긴 것이다.
또 오산성전에서 처음 신앙생활 하면서 크게 은혜받던 때를 떠올리면서 4년간 궁동성전에서 기도하고 전도하던 것처럼 동탄에서도 주를 위해 충성하리라 마음먹었다.
동탄으로 이사하면서 시어머니를 우리 집에서 모시기로 했다. 감사하게도 궁동에서 살 때보다 더 좋은 집을 주님이 예비해 주셔서 어머님도 흡족해하셨다.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면서 친정 부모님도 자주 찾아뵀다. 친정아버지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휠체어로 다니셔야 했는데도 매 주일 예배드리고 은혜받으며 천국 소망으로 신앙생활 잘하시다가 지난해 소천하셨다. 시어머님은 젊었을 적에 절도 지을 만큼 불심이 깊었는데 이제는 예수님을 내 구주로 만나 신앙생활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주님 나라 가시기까지 옆에서 섬겨 드리리라 마음먹으며 기도하고 있다.
이번 고난주간성회를 앞두고는 친정어머니도 우리 집으로 모셔 왔다. 어머니가 편하게 지내도록 도와주시는 분이 있었으나 딸인 내가 더 잘 섬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코로나19 기간 가정에서 예배드리던 탓에 영적으로 침체되어 보였기에…. ‘성회 기간 아침저녁으로 어머니를 모시러 갈 바에야 앞으로 함께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어 믿음의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지난 고난주간성회 기간, 어머니 두 분과 한집에 살면서 아침저녁으로 동탄성전에 가서 성회에 참가했고 어머님들도 함께 예배드리면서 은혜도 많이 받고 좋아하셨다.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니를 가까이 모실 수 있는 것은 전에 어르신들을 많이 섬겨 본 경험이 있어서다. 궁동에서 신앙생활 할 때 남편과 혼자 사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전도하고 이모저모 섬기기도 했다. 지난날 섬기던 어르신들 생각이 많이 난다.
올해는 주님이 맡겨 주신 구역식구들과 예배드리고, 코로나19 기간 믿음이 연약해지지 않도록 기도하고 심방하며 섬기고 있다. 24교구에서 매일 있는 줌 모임에도 함께 참여하도록 진실하게 독려하고 있다.
나는 요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살림을 잘하는 편도 아니고, 성격이 살가운 것도 아니다. 그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님들이 생명의 말씀을 듣도록 섬기고, 육신의 때를 마감하실 때 주님 나라에서 영원히 행복하시도록 기도해 드리는 것뿐이다. 부모님을 사랑할 마음 주시고, 섬길 수 있도록 환경과 상황을 열어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남편 섬기는 모습 감동받아
| 박춘삼(8교구)
우리 교구 새가족인 김정숙 성도님이 몇 년 전 교회에 오신 것은 남편분이 연세중앙교회 성도인 친구를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다친 후 후유증으로 혼자 몸을 움직일 수 없었기에 교회에 같이 와서 예배드리고, 친구분도 보고 식사하고 가시는 게 다였다. 그렇게 교회에 다니면서 우리 교구에도 소속되어 섬기게 됐다.
그런데 남편을 돌보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크게 감동받았다. 예수 믿는 우리야 부모님과 남편에게 잘하라는 말씀이 하나님의 약속의 복임을 알기에 할 수도 있지만, 이분은 믿음도 없으시고 그런 말씀을 들은 적도 없으실 텐데 지극정성으로 남편을 섬기셨다. 김 성도님 역시 연세가 많으신데 혼자서 전신마비가 온 남편을 돌보기란 쉬운 일이 아닐 듯했다. 한두 해 앓은 병도 아니기에 사람이라면 당연히 힘들거나 지칠 수도 있는데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성도님의 모든 생활이 남편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집에만 있으면 환자에게 안 좋다며 남편과 산책도 나가고, 운동하러 다니고, 한의원도 모시고 다니신다. 복지관에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면 배우러 가기도 한다. 남편이 지방에 사는 누님을 보고 싶어 하면 남편을 전동휠체어에 태워 KTX를 타고 다녀오신다. 나도 영혼 섬기는 직분자이지만 김 성도님이 존경스러울 때가 많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속에서 우러나는 마음이다.
사랑의 섬김 주님도 기뻐하셔
코로나 기간에 어르신이나 환우들에게 선물이나 마스크 등을 전달하며 섬겼는데, 어느 날은 교회에서 구제금이 나와서 김 성도님이 요긴하게 쓰시도록 전달하려고 만났다. 남편분과 외출했다 오시는 길이라 두 분을 함께 만났다. 그런데 남편 분은 몸만 휠체어에 탔을 뿐이지 전혀 환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환자의 옷매무새나 상태를 보면 보호자의 손길이 얼마나 닿아있는지 보이는 법인데, 흰색 외투에 흰 바지를 입은 모습이 아주 멋있었다. 피부도 반짝반짝 건강해 연세보다 젊어 보이셨다.
성도님 본인은 특별히 꾸미지 않는데도 남편을 멋지게 보이도록 뒤에서 얼마나 사랑으로 섬기셨을까 생각하니 저만큼 섬기지 못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서 성도님께 “정말 대단하세요”라고 말하니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뭘 그러느냐”라며 아무렇지도 않아 하셨다. 구제금을 전달해 드린 후 돌아가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저분은 저렇게 남편을 섬기는데 너는 귀한 영혼을 어떻게 섬기느냐’라고 물어보시는 듯했다.
나중에 구제금을 너무 많이 주었다고 전화하신 김 성도님께 “하나님께서 사정을 다 아시고 목사님을 통해 주신 것이니 편안하게 쓰시고, 코로나 상황이 정리되면 꼭 예배드리러 오세요”라고 당부드렸다. 구제금을 통해 교회와 예수님께 한층 더 마음의 문이 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 사태 전에 김정숙 성도님은 남편과 두세 달에 한 번씩 예배드리러 오셨고, 하나님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을 다소 꺼려 하셔서 코로나 사태를 마친 후 다시 교회에 오실지 걱정했다. 그래서 교회에 오지 못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연락을 드리고, 설교 말씀 USB도 바꿔드리면서 가정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섬겼다. 그렇게 이모저모로 계속 섬겨 드리니 마음 문도 많이 열리셨다.
감사하게도 최근에 코로나 지침이 완화되면서 김정숙 성도님은 남편과 함께 교회에 오고 계시다. 예배드리고 가면 발걸음이 가볍고 기쁨과 소망이 넘친다고 하신다. 장애인 전용택시를 이용해 교회를 오가시는데, 예배드리고 가는 길이면 기사님에게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라고 기분 좋게 말씀하신다.
지금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교회에 자주 오셔서 예배드리신다. 그런 모습을 보니 나도 정말 감사하다. 8교구에는 마포기도처가 있는데, 김정숙 성도님이 기도처와 가까이 사셔서 오면 좋겠다. 새가족이 생명의 말씀 듣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또 그가 남편을 진심으로 섬기는 것을 주님께서도 기뻐 보시고 축복하시리라. 앞으로 주님께서 은혜 주실 것을 기도하며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74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