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05-09 13:17:26 ]
주님과 연세가족께 감사 또 감사
| 윤정은(6교구)
먼저 부족한 나를 살려 주시고 늘 함께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할렐루야!
4년 동안 남동생이 투병생활을 하면서 가족 모두가 지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36세 청년이 시한부 판정을 받고 치료에 매진한 4년이라는 시간. 몇 해 전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동생을 위해 애쓰고 응원해 준 모든 분과 하나님의 은혜에 가족들은 “할렐루야! 주님 감사합니다!”라며 눈물의 기도를 주님께 올려 드렸다.
회개와 중보기도로 암 병에서 나아
그러나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그해 2월 말 청천벽력 같은 먹구름이 또다시 우리 가족을 뒤덮었다. 동생이 완치 판정을 받고 얼마 후 갑자기 나의 체중이 7킬로그램이나 빠지는 이변이 생겼다. 보는 사람들마다 얼굴이 왜 그러느냐며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보라고 권유했다. 당시 맞는 옷이 없을 만큼 갑작스레 체중이 줄었고, 설상가상 밥맛이 없고 무기력하고 만사가 귀찮아 눕고만 싶었다.
하루는 큰맘 먹고 정밀건강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갑상샘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암 치료에 관해 유명한 큰 병원에서는 “갑상샘암이 오른쪽 성대 바로 옆에 있다”라며 “종양 위치가 안 좋은 곳에 깊이 박혀있어서 지금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다급한 진단을 내렸다. 오래전부터 갑상샘 오른쪽에 결절(혹)이 한 개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추적 관찰 중이었고 남동생에 이어 나까지 암에 걸릴 줄은 정말 몰랐다. 집안에 가족력도 없었다. 자식 때문에 통곡하실 부모님 생각에 많은 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내가 수술받은 병원은 환자가 많이 찾는 큰 병원인 데다 코로나19 사태 기간이어서 대기 환자도 많았고, 그 탓에 수개월을 기다렸다가 2021년 5월 초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대 위에 올랐다. 나를 위해 수많은 분이 눈물로 기도해 주었다.
당시 수술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마친다고 했다. 암에 관해 손꼽히는 병원이었고 오른쪽 갑상샘과 임파선만 제거하고, 왼쪽 갑상샘은 건강하니 남겨두기로 했다. 그러나 수술 도중 출혈이 심한 상황이 발생했다. 나는 긴급 수혈까지 받아야 했고 그나마도 지혈되지 않는 탓에 피가 멎을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30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수술이 7시간 가까이 지나 마칠 수 있었고, 수술실 밖에서 대기하던 가족들은 하얗게 사색이 된 내 얼굴을 보고 놀람과 슬픔에 통곡의 눈물을 흘렸다.
수술을 마친 후 머리는 깨질 듯 아팠고 숨을 쉴 때도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껴야 했다. 가족들과 지인들이 물심양면으로 나를 간호해 주었다. 이후 2년 가까이 안 해 본 치료가 없었고 많은 날을 병상에 누워 치료에 매진했다. 딱히 차도가 보이지 않는 긴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룻바닥에 엎드려 하나님께 통곡하며 기도를 드린 날이 있었다. “하나님! 제가 살아온 날 동안 주님 앞에 잘한 것은 없겠으나, 주님 기억 속에 제가 잘한 일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그 시절을 보시고 저를 건져 주십시오!” 문득 성경에 기록된 히스기야 왕의 눈물의 기도(왕하20:3)가 떠올랐다. 주님 앞에 말씀대로 살지 못한 죄를 뜨거운 눈물과 함께 회개기도로 아뢰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른 어느 날. 모처럼 잠을 푹 자고 눈을 떠 보니 창문 밖에서부터 방안으로 드리운 긴 무지개가 내게 비추고 있었다. 그날 이후 두통과 심장 통증이 조금씩 사라지고 병세도 호전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분의 기도가 상달되어 내가 다시 살게 된 것이라는 감동을 받았다. 할렐루야!
순간 복음 성가 가사가 떠올랐다. “누군가 널 위하여 누군가 기도하네/ 내가 홀로 외로워서 마음이 무너질 때/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내가 지쳐 있던 그 순간에도 나를 위해 기도해 준 많은 분의 간구와 그 사랑이 나를 살게 한 것이다. 수많은 이의 중보기도에 응답하신 주님께 모든 감사를 올려 드린다.
회복하기까지 섬겨 준 분들께 감사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기를 심판하여 이길 때까지 하리니”(마12:20).
주님의 사랑의 깊이를 내 짧은 소견으로 어찌 다 알 수 있으랴. 병원에서는 현재 내 인지 기능이 약간 저하된 상태라고 했다.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다른 사람보다 기억이나 행동이 약간 둔한 편이라는 것이다. 담당의께서는 “직장생활과 일상생활을 하는 데 조금 불편한 부분은 있겠으나 점차 수치가 좋아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항상 긍정 메시지를 전해 주신다. 그 덕분에 검진을 받을 때면 위로와 큰 힘을 얻는다. 복된 담당의를 만난 것도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2022 회계연도에는 여전도회에서 처음으로 부회계 직분을 받았다. 직분을 맡아 충성하기를 사모했지만 장부에 숫자를 기입하는 것도 버거워 그 당시 여전도회장께서 6개월간 대신 장부를 써 주시곤 했다. 그때만 해도 입출금을 기록하지 못할 만큼 인지 기능이 좋지 않았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인지 기능이 호전되어가는 현 상황은 그저 감사함뿐이다. 가장 마음 아프던 시절에 눈물로 기도해 주고 섬겨 준 분들의 사랑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지면으로나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현재 내 상태는 피검사 수치상으로 정상이다. 왼쪽 갑상샘에 미세한 염증이 있지만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고 모든 수술 부위나 몸도 건강한 상태이다. 비장과 자궁 쪽에 근종이 약간 있지만 치료받으면서 점차 회복하는 중이다.
지난 수년 동안 위 통증과 역류성 식도염 증세도 심했다. 기력이 없이 누워 지내다 보니 소화 기능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에 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식도염은 깨끗이 완치되었고 위와 장도 깨끗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요즘에는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 입안에서 밥알이 맴돌고 넘어가지 않던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밥도 잘 먹고 기운이 나고 있다.
투병생활을 마친 이후 나의 삶은 전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한동안 쉬고 있던 직장 일을 다시 하게 되었다. 지난해 4월 지인에게 추천받아 인천에 있는 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이 숙련될 때까지 부족한 나를 기꺼이 채용해 주고 품어 주신, 인품이 훌륭한 센터장님과 늘 수고하는 직원분들. 이름과 얼굴은 다 모르지만 그분들의 따뜻함과 배려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친절하게 업무를 가르쳐준 직원 분들의 도움으로 주어진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다.
소중한 하루하루 주를 닮아 살길 소망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다. 예전에 나는 굉장히 급했다. 뭔가 빠르게 일을 추진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만큼 급한 성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에게 주어진 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를 안다. 느긋한 듯하지만 진중하고 신중히 가는 법을 배워 가고 있다.
남동생은 현재 지방에 있는 큰 기업체에서 인정받으며 일하고 있다. 동생이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건강을 회복해 직장에 다니는 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다. 예전에는 동생과 다툼이 많았으나 이제는 길게 말하지 않더라도 동생의 심정을 안다. 고통 가운데 동생과 우애가 더 깊어졌다.
또 내가 중병을 앓다 보니 아픈 분들의 고통을 다소나마 헤아리게 되었다. 지난날 내 안에는 남모를 차가움이 많았다. 나름 잘나가는 전문 직종에서 일하는 직장인이었고 자존심도 무척 강했다. 지금도 모난 부분이 많지만 하나님께서는 나를 다듬어 가고 계신다. 주님 앞에 지금도 나는 부족하고 연약한 작은 그릇일 뿐이다.
또 예전에는 나 하나 버티고 사는 것도 힘들어서 아픈 분들을 섬길 마음이 없었으나 이제는 아픈 분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겠다. 절대 다 알 수는 없겠으나 그 고통의 만분지일이라도 공감하여 그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주려고 기도한다. 삶의 작은 한 소절이라도 주님의 마음을 닮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
무엇보다 이 글을 통해 내가 비록 예전 같은 건강한 몸은 아닐지라도, 이전에 잘나가던 순간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하나님께서 여전히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간증하고 싶다.
내 모습이 비록 온전치 않을지라도 이 모습 이대로 주님이 사랑하신다는 것. 내가 잘나서 나를 사랑하시는 게 아니라 주님이 그저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 그리고 예수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도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기까지 나와 당신을 사랑하고자 한 그 구원의 은혜를 꼭 경험하고 예수 믿고 천국을 소유하기를 조심스럽게 전하고 싶다.
나를 위해 늘 기도해 준 가족과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에게 하나님의 평안과 기쁨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늘 기도해 주고 응원해 준 담임목사님께 감사하다. 한국교회와 세계열방을 위해 온 힘 다해 사역하는 훌륭한 주의 사자 담임목사님의 건강이 속히 회복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인천교구 목사님과 교구장님, 교구식구들과 여전도회원들, 이름을 밝히면 쑥스러워할 것이기에 말할 수 없으나 나와 가까운 연세가족들과 내 사랑하는 가족. 마지막으로 나를 위해 기도해 준 모든 분께 이 글로나마 감사를 전하고 싶다.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음을 알았다. 지난날 고통의 시간 동안 곁을 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 모든 영광을 살아 계신 하나님께 올려 드린다. 할렐루야!
<사진설명> 윤정은 집사 가족사진.
영혼의 때를 위한 믿음의 스케줄
| 권경환(충성된청년회 6부)
지난 3월 27일(수) 저녁부터 29일(금) 저녁까지 ‘고난주간 부흥성회’에 참가해 사흘 동안 생명의 말씀을 들었다.
사실 고난주간성회 전에는 육신이 피곤하고 힘들면 설교 말씀에 집중하지 못하여 은혜받지 못했다. 설교 말씀에 은혜받지 못하니 기도하는 것도 버거워지고 우리 교회 믿음의 스케줄에 동참하는 것도 점점 부담스러워졌다. 마귀에게 미혹받다 보니 점차 사망의 생각으로 변질되어 간 것이다.
결국 ‘예배만 드리면 되지, 기도하고 전도하고 충성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큰 잘못이 아닐 거야’, ‘예배 시간에 조금 늦더라도 하나님이 이해하시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신앙생활에서 차츰 멀어져 갔다. 그러면서도 내 영혼이 서서히 죽어 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고난주간성회 설교 말씀을 듣고 보니 이 모든 것이 영적인 가치 판단이 흐려진 탓이었으며, 특히 영적인 것을 우선하지 않고 흙의 것과 육신의 생각을 더 귀하게 여긴 탓이라는 점을 밝히 깨달았다.
성회 기간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리셨으며 하나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설교 말씀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 독생자를 내어 주기까지 나를 사랑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한번 깊이 깨달으면서 내 영혼이 마귀에게 속아 육신의 생각에 초점을 맞춰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내 영혼을 살려 주려고 목숨을 내놓으신 예수님께 너무나도 송구스러워서 가슴을 치며 회개했다.
성회를 마치며 알게 된 것이 있다. 우리 교회에 믿음의 스케줄이 많은 것이 아니라 내 영혼이 살려면 이 정도 스케줄은 당연하다는 것을 말이다. 예수님의 고난과 구원에 대해 깊이 있게 묵상하면서 육신이 힘들더라도 시험이 들지 않도록 항상 기도할 것을 결심했다.
복된 성회를 열어 내 믿음의 현주소를 발견하게 하시고 회개하게 하신 분은 우리 주님이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84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