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기획-은혜나눔]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에 충만하라” 外

등록날짜 [ 2024-05-23 14:35:56 ]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에 충만하라”


| 박윤정(여전도회 특별활동실)




<사진설명> 교회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다자녀 가정 인터뷰를 마친 박윤정 집사와 여섯 자녀. (뒷줄 오른쪽부터)맏딸 주하(16), 박윤정 집사와 막내 민하(2), 둘째 승주(14). (앞줄)셋째·넷째 아들 승찬(13)·승민(11)과 다섯째 딸 승하(7).


맏딸 주하(16), 둘째 아들 승주(14), 셋째·넷째 아들 승찬(13)·승민(11), 그리고 딸 승하(7)와 막내딸 민하(2)까지 여섯 아이를 키우고 있다. 남편과 나는 믿음의 가정에서 나고 자라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해 왔다. 주일마다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며 신앙생활 하고,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며 믿음 안에서 자라온 삶이 오늘날 여섯 아이를 양육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


결혼 후 큰딸 주하를 낳고 하나님께서 큰 터울 없이 두 아이를 더 주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넷째 아이를 주셨는데, 이때까지도 우리 가정에 여섯째 막내까지 자녀의 복을 풍성하게 주시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다섯째까지 낳았을 때는 이 아이가 정말 막내라고 생각하며 4년간 잘 키우며 양육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단에서 담임목사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여섯째 아이를 언급하셨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우리 가정을 사랑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1:27) 하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기로 마음먹고 막내를 낳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마음먹은 지 머지않아 여섯째를 가졌는데 이 아이를 낳고 보니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세상에서는 아이 하나둘 키우는 것도 부담스러워하지만, 하나님의 복의 말씀이 이뤄진 우리 가정은 막내딸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게 나와 남편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의 행복이다. 얼마 전 담임목사님께서 일곱째를 언급하셨는데, 큰아이가 “엄마! 우리 가정에 우리가 모르는 뜻이 있을 것 같아요”라며 목자의 말에 믿음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랐다.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누가 다 알 수 있으랴.


여섯 자녀 키워 주신 주님 은혜에 감사

사실 여섯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셋째를 키우던 시점에는 매해 이어진 임신, 출산, 수유 그리고 육아에 더해 충성까지 병행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주님의 은혜로 막내까지 낳은 후 믿음 안에서 잘 자라난 아이들을 보니 내가 한 것은 없고 주님께서 아이들을 다 키워 주셨다는 생각만 든다. 참으로 주님의 은혜인 게 여섯 아이 모두 응급실에 가거나 큰 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 주었다. 주님이 우리 가정에 주신 큰 복이다.


2년 전에는 성전 근처인 경기도 부천으로 이사를 왔다. 시댁·친정과 거리가 멀어서 양가 도움 없이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으나, 감사하게도 어느새 훌쩍 자란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주님께 감사드린다. 아마도 세상 사람들은 “큰아이에게 동생들을 돌보도록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냐”, “아이들 사교육은 어떻게 하느냐”, “자녀 중 손이 미치지 못해 방치되는 경우도 있을 듯하다”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동생을 돌보면서 한 번도 부담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가 양육하느라 애쓰는 것을 알기 때문에 철이 빨리 들고 사춘기 없이 중학생 시절을 보내고 있다.


첫째는 내년에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지만 학원을 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본인이 목적을 가지고 스스로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성악가인 아버지에게 레슨을 받아 가며 예고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사교육 받을 기회를 줄 수 없는 형편이 미안할 때도 있으나, 오히려 우리 가정의 상황을 헤아려 일찍 성숙해지고 알아서 공부하며 자기 미래를 능동적으로 준비하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물론 형제가 많다 보니 성격도 조금씩 다르고 미성숙한 아이들 간에 투닥거리는 일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질서와 체계가 있다. 큰딸과 둘째 아들이 질서를 잘 잡아서 동생들을 돌보고 중재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감당해 주고 있다. 또 주님이 지혜를 공급하시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주셔서 자녀들 사이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할렐루야!


은혜 넘치는 믿음의 가정이 곧 낙원이라

여섯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믿음 안에서 사는 삶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을 항상 느낀다. 아이들은 엄마의 일상에서부터 아이들에게 심어 주는 믿음의 언어와 교육에 이르기까지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습득한다. 짧은 대화라도 믿음의 언어를 건네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사랑과 정성과 관심을 쏟는다면 아이들이 신앙적으로,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데 소중한 기반이 될 것이다.


우리 가정에는 믿음의 규칙이 하나 있다. 잠들기 전과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함께 기도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정의 법이라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무조건 지켜 오고 있다. 감사하게도 아이들 등교·등원 시간이 비슷해서 같이 기도할 수 있다.


이러한 믿음의 규칙을 따르다 보니, 아이들 모두 매일매일을 하나님께서 기도 응답으로 주시는 힘과 지혜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예배 때마다 듣는 생명의 말씀이 아이들 삶과 신앙생활의 든든한 기초가 되고 있다. 아이들이 설교 말씀을 사모하여 듣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척 감사하다.


지난 가정주일에 올려 드린 찬송가 305장이 큰 은혜가 되었다.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온 식구가 한 상에 둘러서 먹고 마셔 여기가 우리의 낙원이라”라는 가사가 우리 가정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어려운 시대라고 하지만, 우리 가족은 함께 모여 믿음 안에서 교제하려는 시간을 지켜 내려고 노력한다.


부모로서, 믿음의 선배로서 내 기도 제목은 자녀들이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이다. 세상은 날로 악해지고 있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부모의 품을 떠나 스스로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무척 중요하다.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살 찢고 피 흘려 죽어 주신 예수님의 구원의 은혜를 평생에 감사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아이들이 믿음의 사람으로 잘 자라나서 영혼의 때를 위해 살아가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다. 이 모든 일을 행하신 우리 주님께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린다.




영혼의 때를 위한 복된 효도


| 김기숙(21교구)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산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올해 95세인 어머니이지만 나에게는 순수하고 고우신 소중한 내 엄마이다.


어머니를 모시기 전만 해도 우리 가정은 주님과 사이가 오늘날과 같지는 않았다. 남편과 나는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해 왔지만, 예수 믿지 않는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예수님을 뜨겁게 만난 경험 없이 주일만 교회에 오가곤 했다.


그러다 하나님의 은혜로 지난 2013년 연세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우리 가족은 주님과 사이를 회복했다. 우리 집이 있는 경기도 군포와 궁동성전은 차로 1시간씩 걸리지만, 은혜받기를 사모해 예배에 참석하다 보니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뜨겁게 만나 교회 다니는 사람에서 예수 믿는 사람으로 변화된 것이다. 예수님을 구주로 만나자 부부간의 영적 코드도 같아지면서 나와 남편은 서로 사랑하고 순복하며 주님이 기뻐하실 부부의 모습으로 회복되었다. 할렐루야!


주님이 기뻐하실 가정으로 회복되자 우리 가정이 천국 같았고 얼마 후 어머니가 편찮아지자 우리 부부는 어머니 영혼의 때를 위해 가까이에서 모시며 섬기기로 했다. 남편이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 드리며 잘 모실 것”을 권면하고, 담임목사님께서도 “부모님 영혼을 천국에 이르기까지 섬기는 게 최고의 효도”라고 말씀해 주셨기에, 무엇보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엡6:1~2) 하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가족 모두가 마음을 모아서 결정한 것이다.


어머니 곁에서 끝까지 섬기길 소망

그러던 중 3년여 전부터 어머니가 낯선 모습을 보이곤 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밤새 주무시지 않거나 환청, 선망 증세 등 어머니의 치매 증상이 날로 심해져 나 또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다. 아기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무리였는지 두 달간 대상포진을 앓으며 고생했고 가족들도 무척 지친 상태였다. 


나의 이런 사정을 다 아시는 주님께서 교구장님을 귀한 동역자로 보내 주셨다. 한겨울에도 거의 매일 우리 집에 출근하시다시피 하면서 기도해 주셨고, 어머니에게 천국 소망 붙드시기를 진실하게 권면하셨다. 남편이 속한 남전도회 분들도 중보기도를 해 주었고, 믿음의 기도로 힘을 보태 주시니 치매 증상이 점차 사라져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하나님이 인도해 주셔서 3월부터는 집 근처 보호센터에 가셔서 오후까지 계시다 오신다. 1년 넘게 이어진 어머니의 치매. 이제는 긴 터널에서 나와 평안함을 누리고 있다.


가족들도 어머니를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 남편은 나를 위해 기도하며 지치지 않게 독려해 주고, 연세청년인 두 아들도 엄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할머니가 손주들을 돌봐주셨기 때문에 두 아들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애틋하다. 아들들이 집에서 외할머니를 이해해 드리고 챙겨 드리는 모습을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주일에는 남편과 아들이 먼저 새벽 일찍 교회로 향한다. 나는 어머니를 챙긴 후 1호선 금정역 근처에서 전도한 새가족을 태우고 교회로 간다. 귀가 어두운 어머니가 설교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이어폰을 끼워 주면서 설교 말씀을 듣도록 옆에서 돕고 있다. 주님이 어머니에게 신령한 사모함을 주신 덕분에 주일 2부예배부터 5부예배까지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쌓아 온 어머니의 신앙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친정어머니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내 손을 붙들고 교회에 다니며 신앙생활 하셨다. 아픈 증상이 있으면 손을 얹고 믿음으로 기도해 치료받기도 했다. 6·25 때 피난 와 주님을 만난 후 한평생 주님만을 사랑하셨고, 자기 집까지 아낌없이 드리며 전도로 충성해 왔다. 그 아름다운 신앙 여정을 주님이 예쁘게 보시고 기억해 주시는 듯하다.


혹시나 치매 탓에 예수님을 믿는 믿음을 놓으실까 봐 걱정되어서 틈만 나면 어머니 귀에 대고 복음을 말하고 꼭 천국에 가서 영혼의 때 행복하시도록 당부드린다. 이제 60대인 내 건강을 염려해 주는 분들이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라고 하지만, 나는 어머니와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 나의 간절한 기도 제목은 어머니가 천국 가셔서 영원히 행복하게 사시는 것이다. 이 기도 제목을 이뤄 주실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정리 박채원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85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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