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0-03-10 17:57:01 ]
“저는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퇴원하면 꼭 교회에 가보세요”
차에 받혀 붕 떴다 땅에 ‘쿵’ 떨어져
병원 전전하며 지옥같은 날 보내다
아픈 몸 이끌고 동계성회에 참가
말씀 듣고 지난날 눈물로 회개하자
고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박신자 집사(34여전도회)
오토바이 타고 가다 자동차와 정면 충돌
6년 전 지인과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신호를 무시한 채 달려든 자동차와 정면충돌했다. 몸이 용수철처럼 하늘로 치솟아 수 초 동안 종잇장처럼 날다 땅으로 ‘쿵’ 하고 떨어졌다. 며칠 만에 의식을 되찾고 보니 대학병원 병실에 누워 있었다.
신기하게도 외상은 다친 데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물리치료차 작은 병원으로 간 직후부터 극심한 통증이 이어졌다.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고, 손도 댈 수 없을 만큼 온몸이 고통스러웠다. 진통제를 맞아도 통증이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 고통이 심하다 보니 입맛을 잃어 물도 마실 수 없었다. 고통을 잠시나마 잊어 보려 억지로 잠을 청해도 얼마 못가 깨어 무엇엔가 놀라 소리를 질러 댔다. 뇌 손상도 왔는지 단기기억상실증이 생겼다.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꿈을 날마다 꾸었다. 대학병원 다섯 곳을 다녀 봤지만 헛고생이었다. 지옥 같은 하루하루였다.
안 아픈 곳 없을 정도로 고통에 시달려
병원에서 지내는 날이 길어지는데 몸은 몸대로 아프고 마음도 무거웠다. 혼자 몸으로 아이 둘을 키우며 살던 나로서는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아픈 몸으로 건강보험공단에 갔더니, 전담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
변호사의 도움으로 큰 병원에 가서 집중검사를 받았다. 처음 검사 때와 달리 내 몸은 엉망진창이었다. 코뼈가 부서져 엉겨 붙은 뼛가루가 콧구멍을 막고 있고 그 탓에 입으로 숨을 쉬니 편도가 늘 부었다. 어깨뼈와 팔뼈도 부서져 아무렇게나 엉겨 붙고 신경을 누르고 있어 온몸에 통증이 심했던 것이다. 단기기억상실을 포함하여 몸을 치료하는 데 20주 진단을 받았다. 사고 직후 한 초진검사가 잘못됐던 것이다.
큰 병원에서 입원해 있으면서도 통증 탓에 입맛을 잃어 물도 마시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 코에 입맛이 도는 냄새가 났다. 새벽 이른 시간에 옆 침대에서 누군가가 요거트에 과일을 비벼 먹고 있었다. ‘나도 좀 먹어 봤으면 좋겠다’ 싶어 나눠 줄 것을 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어린애처럼 계속 졸랐는데도 거듭 거절하자 “그것 좀 나눠주시면 저도 당신에게 좋은 것을 드릴게요”라고 간청했다. 그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그게 뭔데요?”라고 묻자 얼른 “기도해 드릴게요. 저는 예수 믿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했다.
옆 침대 환자는 한심한 듯 시큰둥하게 나를 쳐다보았지만, 두 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내 몰골이 하도 딱했는지 종이컵에 반쯤 나눠 주었다. 얼마나 맛이 있던지 몇 달 만에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이후에도 옆 침대 환자는 요거트에 과일을 비빌 때마다 조금씩 나눠 주었고, 그때마다 그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 한 귀로 흘려듣는 듯했지만 예수 복음을 틈틈이 전했다. 그 환자 덕분에 입맛을 차츰 되찾을 수 있었다.
입원 도중 흰돌산성회 가서 치유 은사
입원한 지 4개월, 문병을 온 목사님이 흰돌산수양관 성회에 가서 병 고침받으라고 당부하셨다. ‘정상이 아닌 몸으로 어딜 가겠냐’ 싶어 거절했지만, 목사님은 “무조건 가라”고 등을 떠밀었다. 순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 외출증을 끊어 흰돌산으로 향했다. 당시 2015년 동계성회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예배당에 들어가 설교 말씀을 들었다. 첫날부터 윤석전 목사님께서 죄들을 조목조목 지적해 가면서 “회개하라”고 외치셨다. 어릴 때부터 지은 죄들이 하나둘 떠올라 양심을 마구 흔들었다. 주님이 내 죗값을 갚으시려고 십자가에 피 흘려 대신 죽어 주셨다는 사실도 깊이 인정했다. 그동안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100퍼센트 인정하지 못하고 살던 지난날이 후회돼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더니, 차츰 통곡이 터져 나왔다. 왜 그렇게 죄가 많던지…. 저녁성회를 마치고도 새벽 3시까지 기도하다 잠이 들었다.
다음 날도 말씀 듣고 밤늦게까지 기도하다 눈을 잠깐 붙였을까. 눈을 떠 보니 새벽이었다. 순간 움찔 놀랐다. 극심한 고통 탓에 몇 달 동안 한 번도 등을 똑바로 하고 누워 본 적이 없었는데 지난밤 내내 편히 누워 잠을 잤던 것이다. 몸을 일으켜 보니 온몸이 가뿐한 것이 고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기뻐서 송아지 뛰듯 막 뛰어 보았다. “주님께서 나를 고쳐 주셨어요. 주님 감사합니다.” 누구라도 붙들고 자랑하고 싶었다.
주님 은혜 감사해 병원에 돌아가 전도
성회 3박4일이 다 지나기 전에 수개월간 괴롭히던 통증이 사라진 것은 분명 주님이 하신 일이었다. 주님 주신 은혜에 감사해 병원으로 돌아가서 전도를 시작했다. 나를 고치신 주님, 죄에서 자유하게 하신 주님을 전하고 싶었다.
입맛이 없을 때 과일 요거트를 먹고 회복한 기억이 나서 없는 형편에도 과일을 많이 사서 요거트에 섞어 아침저녁마다 각 병실 환자들과 병원 직원들을 섬겼다.
늘 이렇게 대접을 하니 어떤 분이 “도대체 이 비싼 것을 아무 대가 없이 왜 매일 주는 건가요?” 물어봤다. 그래서 말했다. “저는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아요. 다만 한 가지 원한다면 퇴원하시면 꼭 집 근처 교회에 나가 보세요.” 그때 심은 복음의 씨앗이 열매를 맺었다. 퇴원 후에 몇몇 분께 전화가 왔다. “그때 과일을 섬겨 주셔서 입맛을 되찾아 식사하고 건강도 되찾았어요. 교회 나간다는 약속 잘 지키고 있습니다.”
내게 처음 과일을 나눠 준 옆 침대 환자에게도 전화해 보았다. 반가워하며 제발 만나 달라고 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만났다. “하나님이 아줌마 기도를 들어줘요? 병원에서 아줌마가 해 주셨던 예수님 얘기가 자꾸 생각났어요.” 그분은 자기 속사정을 털어놓으면서 물었다. “이런 죄도 용서받을 수 있나요? 하나님은 이런 나를 용서하실까요?” “그럼요, 용서받을 수 있고말고요. 먼저 아주 간절히 눈물로 회개하셔야 합니다.” 손을 꼭 잡아 주면서 말했다. “저도 오늘부터 당신을 위해 중보기도 하겠으니 힘내세요.”
전도 위해 사고합의금도 20%만 받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끔찍한 사고를 당했지만, 사고를 계기 삼아 하나님을 더욱 뜨겁게 만났다. 또 수많은 환자에게 예수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열매도 맺게 하셨다. 그리고 교통사고 가해자에게도 예수 믿기를 당부하기 위해 합의금도 받으려던 금액의 20%정도만 받고 마무리 지었다.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어렵게 사는 아기 엄마 모습이 딱해 보이기도 했고, 어디서든지 나를 고치시고 인도하시고 보호하시는 주님을 자랑하려고 하니 주님께서 그런 마음을 주신 듯하다.
여전히 넉넉하지 않고 삶의 무게도 무겁지만 주님이 나를 쓰시겠다고 하신다면 무조건 순종하리라 다짐한다.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치유받아 오늘도 주님 은혜로 살고 있다. 고통의 지옥에서 해방케 하신 주님께 이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6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