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08-01 14:24:39 ]
유교 사상과 제사 풍습이 깊이 깃든 가정에서 태어난 내가 이렇게 예수님을 구주로 만나 구원받고 천하보다 귀한 영혼 섬길 기회도 얻다니!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청소년기 친구에게 초청을 받아 처음 교회에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오늘날 연세가족들처럼 천국 소망이라는 분명한 이유를 알아 신앙생활 한 게 아니었다. 그저 목적도 의미도 모른 채 막연히 교회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교회를 오가는 발걸음을 이어 갔다.
이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차 상경해 출석할 교회를 찾던 중 하나님께서는 이런 나의 사정과 마음을 헤아려 놀라운 방법으로 연세중앙교회로 인도해 주셨다. 하루는 직장 건물을 청소하시는 할머니가 예수 믿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안 순간 다급하게 “할머니, 저 좀 교회에 데려가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때 할머니께서 내게 주신 전단지 한 장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빨간색 십자가가 사선으로 인쇄된 초청 전단이 나를 연세중앙교회 노량진 성전으로 인도했다.
처음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신앙생활 할 때는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죄 문제를 해결받지 않으면 그 죗값으로 지옥에 간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려고 내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모든 예배에 참석하곤 했다. 그러나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롬10:17) 하신 하나님 말씀처럼 진리의 말씀을 듣고 생명의 말씀에 조금씩 젖어들면서 신앙생활 하는 의미와 복음의 의미를 바로 알았다.
아마도 하나님의 사랑을 직접 경험하기 전부터 담임목사님과 사모님에게 사랑받아 오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아 갔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영혼이 어두움에서 벗어나 빛 가운데로 인도되기를 원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심정을 경험했고, 그때부터는 나를 위해 하나뿐인 생명을 십자가에 내놓으신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함으로 믿음의 스케줄에 적극 동참하고 연세가족이라는 멤버십도 가지게 되었다.
아이의 죽을병을 고침받은 하계성회
25년 전 이맘때인 듯하다. 사랑하는 큰딸이 태어나고 백일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딸의 몸에 빨간 볼펜 자국 크기의 형체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아기가 너무나 평온하게 잘 먹고 잘 잤기에 곧 괜찮아지리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 반점이 하체에서 시작되어 손바닥과 얼굴까지 점점 퍼졌다.
동네 소아과에 가서 원인을 물어보자 모세혈관이 터져서 위험하니 빨리 큰 병원에 가 보라고 했다. 서둘러 여의도에 있는 큰 병원 응급실에 찾아갔더니 난생처음 들어보는 혈소판감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담당의는 입원한 후 아기를 깊이 재우고 골수를 빼내는 골수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하지만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조그마한 아기에게 그토록 고통스러운 검사를 도저히 받게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나님의 세밀한 감동이 있었으니…. ‘하나님은 창조자이신데 하나님께서 못 할 일이 있으시겠는가!’ 의사는 치료가 늦으면 뇌혈관이 터져 심각한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며 퇴원을 만류했으나, 하나님이 감동하는 바가 있기에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눈물을 흘리면서 병원을 나와 교회로 향했다.
예전에 아기가 모세기관지염 탓에 고열을 앓았을 때 사모님이 기도해 주셔서 나은 경험이 있어서 믿음의 동역자인 시어머니와 함께 담임 사모님을 찾아갔다. 다음 날인 주일에 사모님이 기도해 주셨고, 아기 몸에 있던 빨간 형체들이 그 즉시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아이를 고쳐 주실 것이라는 믿음은 더 강해졌다. 고쳐 주셔서 감사하다는 예물을 미리 드리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렸다.
그리고 그다음 날부터 시작된 장년부 하계성회에 참가하려고 아기와 함께 수원흰돌산수양관으로 향했다. 그 당시 흰돌산수양관은 전국에서 모여든 성도들의 기도 함성과 찬양의 열기로 가득했다. 지금도 그 신령한 열기를 잊을 수 없다. 자모실에 자리 잡고 은혜받기를 사모하며 설교 말씀을 들었고 아이가 낫도록 내게 믿음 주시기를 간구했다.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 생명의 말씀을 들었고,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내 문제를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부르짖어 기도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그다음 날 아이의 몸에 빼곡하던 혈흔이 눈에 띄게 없어진 것이었다. 할렐루야! 함께 성회에 참가한 믿음의 동역자에게서도 “이번 성회를 마치고 내려갈 때는 다 나을 거야”라고 큰 위로를 받았는데, 그 말처럼 성회 기간에 깨끗하게 나은 것이다.
성회를 마치고 돌아와서 재검진을 받았다. 얼마 안 있어 아기의 백혈구와 적혈구 그리고 혈소판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아이가 올해로 스물다섯 살이 되어 어엿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이를 통해 주님께서 나를 더 깊이 만나 주셨고, 주님께서 나의 작은 믿음을 보시고 아이를 고쳐 주셨다.
이번 하계성회에서 우리 교구식구와 연세가족 모두가 주님을 만나기를 바란다. 하나님은 절대 주권자이시다. 우리는 하나님의 긍휼을 입어야 하는 존재이다. 내가 얼마만큼 긍휼함을 받아야 하는 존재인지 바로 알아야 주님을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 있다. 주님께서 원하시면 바로 나를 통해 주님의 주권이 나타나니, 성회 전 미리미리 기도하고 지금 당면한 모든 문제도 기도 제목으로 하나님께 아뢰자.
연세가족 하계성회를 계기 삼아 주님을 만나고 주님께 모든 영육 간의 문제를 해결받기를 소원한다. 하계성회에 참가하는 목적을 상실하지 않길 원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실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사진설명> 지난 7월 19일(금) 11교구(범박연세중앙교회) 연합구역예배에서 최월순 교구장이 “하계성회에 참가해 내 모든 영육 간의 문제를 해결받을 것”을 당부하며 지난날 하계성회에서 응답받은 간증을 전하고 있다.
/정리 박채원 기자 최월순 교구장(11교구)
위 글은 교회신문 <86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