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주신 생명…오직 주님을 위하여!

등록날짜 [ 2024-11-11 11:08:38 ]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8월 22일은 나의 생사가 오간 아주 위급한 날이었다. 무심코 길을 걷다가 머리와 심장에 큰 통증을 느꼈다. 갑작스러운 고통에 정신을 잃었고, 눈을 떠 보니 구급차 안이었다. 감사하게도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119에 신고해 준 것이었다.


그렇게 구급차에 실려서 병원으로 향하던 중 내가 붙들 수 있는 분은 나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밖에 없었다. 그런데 “주님, 저 살려 주세요! 주여! 주여!”라며 부르짖어 기도하고 싶었으나 입술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내 증상을 스스로 진단해 보니, 2년 전부터 앓아 온 뇌경색이 갑자기 악화한 것 같았다. 안면이 마비되어 말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입술이 잘 떨어지지 않았지만, 곧바로 교구 목사님에게 전화해서 기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휴대전화로 목사님 이름을 검색해 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눈앞이 깜깜해지더니 휴대전화 화면이 보이지 않았고, 말도 잘 나오지 않아 전화를 거는 사소한 일도 너무나 어려웠다. 구급차에 동승한 구급대원에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교구 목사님에게 전화를 대신 걸어 달라고 부탁했다.


통화 연결음이 울리는 동안에도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가다가 드디어 전화가 연결되었다. 119구급대원이 목사님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곧이어 휴대전화를 내 귀에 대 주었다. “교구 목사입니다. 말씀하기 힘드시죠. 지금 기도할게요. 전화기를 귀에 대고만 있으세요.” 그렇게 목사님이 진심을 다해 기도해 주셨고, 목사님의 기도 말이 나에게 다 응답되도록 속으로 ‘아멘’, ‘아멘’을 크게 외쳤다.


기도하는 동안 구급대원은 내 옷 주머니에서 신분증을 찾았고, 신원을 확인한 후 이송할 병원을 찾았다. 마침 내가 이전에 뇌경색으로 진료받던 안산 소재 대학병원과 연락이 닿았다. 병원으로 달려가는 그 길에도 목사님의 기도가 계속 이어졌고, 구급대원 분이 동맥 주사를 놓고 혈관이 막힌 것을 뚫는 약도 주입하며 응급조치를 했다.


마치 몸이 불타는 듯한 통증에 정신을 잃을 것 같았지만, 의식을 잃지 않으려고 정신을 바짝 차린 채 기도하는 데 마음을 모았다. 예수님께 간절한 기도를 올려 드리며 주님과 나 사이의 영적인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렇게 생각과 마음을 성령 하나님께 집중하며 ‘주님! 저 좀 살려 주세요!’라고 계속 기도했다.


목사님의 기도가 이어지고 심폐 소생술까지 하는 동안 고통은 극에 달했지만 어딘가 꽉 막힌 것이 뚫리는 경험을 했다. 이제 살았다 싶었다. 그때 마음 깊은 곳에서 봇물이 터지듯 외쳤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건강 회복 감사하며 영혼 섬김 나서

정신을 잃은 사이 행인들의 적절한 조처가 없었다면 죽을 수도 있었겠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골든타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119구급대가 도착했고 응급처치를 받았다. 그리고 구급차에 실려 가는 동안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추락하는 것처럼 절망적이고, 무섭고, 너무나도 힘들었던 그 시간을 교구 목사님께서 같이 기도해 주셔서 돌파해 나올 수 있었다.


목사님의 기도와 함께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고, 인계자를 거쳐 응급실에 갔다. 응급실에서 받을 수 있는 처치는 한계가 있었다. 곧바로 주치의의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갔다. 이후 한 주 동안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는데, 다른 병상에 있던 환자들에 비하면 나는 말 그대로 아픈 사람도 아니었다. 생사를 오가는 고통을 겪어 내며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의 울부짖음이 얼마나 슬프고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부디 그분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천국을 소망하며 살아가시길. 지금도 그때가 생각날 때마다 환우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1주일간 추적 검사를 하고 바로 퇴원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신 교구 목사께서 그날 저녁 연세가족 저녁기도회 시간에 내가 속히 쾌차하도록 중보기도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우리 연세가족들의 중보기도와 하나님의 은혜로 생사가 오가는 위기를 겪었는데도 한 주 만에 중환자실에서 퇴원하고 요양병원에서 재활운동만 한 후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부족한 나에게 수년째 남전도회장 직분을 맡기셔서 회원들 영혼을 섬길 복된 기회를 주신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여름 그 시간에 나를 살려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회계연도를 마무리해 가는 지금도 내게 맡겨 주신 영혼들을 주님처럼 섬기려고 열심을 다하고 있다. 죽을 뻔한 개인 경험을 떠올리며 특별히 몸이 편찮고 거동이 불편한 남전도회원들을 위해 내 사정처럼 아파하며 기도하려고 한다.


세상에서 보면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불행이었으나, 이마저도 주님을 더 붙들게 하시고 깨어 기도하게 하신 분은 우리 주님이시다. 불행도 복된 영적 경험으로 바꿔 주신 주님께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용근 회장 (20남전도회)


/정리 박채원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87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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