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09-09-12 10:00:17 ]
2005년 연세중앙교회에서 필리핀에 파송한 최병기·박영신 선교사는 빰빵가주(Pampanga) 산페르난도(Sanfernando) 시에 교회를 개척한 이후, 계속되는 부흥으로 예배 장소가 부족해 두 번에 걸쳐 교회를 이전하고 지난 8월 9일 이전한 새 성전에서 교회 설립 4주년 예배를 전도팀과 함께 드렸다. 지난 8월 6일~20일 2주 동안 필리핀에서 진행된 단기전도사역의 현장을 지면으로 찾아본다. |
나를 울린 십자가 사랑 김민정(대학선교회) 말피틱(Malpitic) 지역에 성경공부 모임을 갖기 위해 전도사님을 비롯해 팀별로 몇 명이 그 지역으로 가게 되었다. 전도사님이 어른들을 상대로 성경공부 모임을 하는 동안 나머지는 어린이 전도를 했는데, 아이들이 꽤 많이 모여서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아이가 머리에 헬멧을 쓰고 돌아다니며 방해하기에 그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타일렀다. 그러자 그 아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다가와 갑자기 내 왼쪽 뺨을 찰싹 때리는 것이 아닌가. 순간 너무 당황했고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어린아이에게 이런 일을 당했다는 자체가 창피하고 순간 울컥했다. 그런데 곧 내 안에 말씀이 생각났다. ‘원수가 왼뺨을 치거든 오른 뺨을 돌려대라.’ 하지만 오른쪽 뺨을 돌려대어 또 맞을 자신이 없었다. 그때 내 안에 작은 음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도 널 위해 침 뱉음 당하고 뺨을 맞고 능욕당하고 채찍 맞고 머리에 가시관 쓰고 십자가에 못 박힘 당했단다. 하지만 난 너를 위해 참았단다. 너도 나를 위해 참아줄 수 있겠니?’ 예수님은 로마 군인들에게 침뱉음 당해도, 뺨을 맞아도, 채찍에 맞아도 아무런 말 없이 나를 위해 조용히 십자가를 지셨는데, 나는 작은 아이에게 뺨을 맞자 수치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 짧은 순간에 불쾌해했던 내가 너무 창피하고 더 비우지 못한 나 자신이 싫었다. ‘전도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고, 나를 위해 모든 수치와 모욕을 참으신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이 저녁 내내 내 마음에서 잔잔하게 울려댔다. 영적 전쟁터에 진짜복음전하며 곽승환(해외선교국 중국실) 비가 그치고 본격적으로 전도집회를 준비했다. 언어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처음에는 말도 잘 못 붙이고 조금은 어색하게 전도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언어의 벽보다 이들이 잘못 알고 있는 종교의 벽에 부딪힘이 더욱 힘들었다.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을 반드시 초청하여 진짜 복음을 들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더 열심을 내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교회를 찾은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물론 외적인 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가 전혀 없던 이들에게 새로운 찬양과 통성 기도는 사단 때문에 하나님과 막힌 것을 뚫어주고 열어주는 귀한 통로였다. 그동안 선교한다고 여기저기 다니며 선교라는 것을 입에 담았던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당장 이곳의 더위와 외로움과 고통 때문에 2주간도 힘들어했던 내 모습이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그러나 꿈과 소망이 있는 것은 이곳에도 깨어지고 변화되는 영혼이 있다는 것이다. 두 선교사님도 이 기쁨 때문에 계속 사역을 감당하신다고 했다. 한 영혼이 살아나는 이 기쁨이 하나님께서 선교사님들을 붙들게 하시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선교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한 영적 전쟁터다. 우리는 담임목사님의 풍성한 말씀을 늘 듣지만 이 곳은 말씀의 불모지라 혼자 은혜를 간구해야 하고 하나님의 관계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끊임없는 기도와 사모함과 열정 없이는 감당해낼 수 없는 것이 선교인 것 같다. 많은 것을 깨닫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귀신들린 아이도 고치신 주님 조준혁(대학선교회) 빰빵가연세중앙교회에 온 첫날은 비가 내렸다. 다행히 이 날은 교회가 이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회 보수를 돕기로 한 날이라 비가 와도 별 상관이 없었다. 이튿날은 비가 멈추고 각자 맡은 곳에 심방을 가기로 했다. ‘아바칸’이라는 곳으로 심방을 갔는데, 쓰레기장이 집들 바로 옆에 있었고 앞에는 하천이 흐르고 있었다. 순간, 한국에 태어나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렸다. 심방 온 우리들의 모습을 본 현지인들은 한국 사람들이 왔다며 다들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느 날, 귀신 들려 귀신을 본다는 고등학생 집에 가서 기도를 한 후 전도사님이 말씀을 전했다. 한 시간여 말씀을 들려줬지만 그 아이는 전혀 들으려 하지를 않았다. 곁에 있던 가족들은 그를 한사코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모든 것을 마치고 집을 나왔다. 그로부터 이틀 후에 정상으로 돌아온 그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병원에서 치료받아 나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치유받은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학생의 이름은 데사인데 그 후로는 집회 때마다 와서 찬양하고 말씀 듣고 은혜를 받았다.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참담한 나라를 주님께로 김영헌(대학선교회) 아바칸으로 심방을 갔는데 모여 사는 모습이 텔레비전에서만 봤을 정도로 참담했다.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야 했는데 저녁엔 플래시를 터뜨려야 해서 많이 담지 못했다. 설교가 끝나고 병을 고치는 기도를 했다. 열, 천식, 위장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다리가 아픈 사람의 집에 가서 사도행전의 베드로 설교를 가지고 기도해주었다. 마지막 수요예배 때 이런 마음이 들었다. “주님, 이 사람들과 이 나라를 고쳐주세요. 이들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어 망합니다. 절대로 국교인 가톨릭을 놓지 않는 사람들, 그것이 이들의 잘못이라고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주님, 이들의 잘못을 용서해 주세요. 제발 이들에게 주님을 나타내 주세요” 너무 많이 울었다. 어찌 되었든 선교를 통해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주님의 마음, 동역자, 인격, 관계성, 사역, 말씀, 기도, 전도 등. 참으로 많은 것을 얻고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다. |
위 글은 교회신문 <166호> 기사입니다.